국수가 먹고 싶다
2015.04.11 by 굴재사람
평상이 있는 국수집
그대가 두 손으로 국수 사발을 들어 올릴 때
만찬
김치 2
친구 3 : 김치
꿈의 귀향
엄마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3:17
평상이 있는 국수집 - 문태준 - 평상이 있는 국수집에 갔다 붐비는 국수집은 삼거리 슈퍼 같다 평상에 마주 앉은 사람들 세월 넘어 온 친정 오빠를 서로 만난 것 같다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손이 손을 잡는 말 눈이 눈을 쓸어 주는 말 병실에서 온 사..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3:12
그대가 두 손으로 국수 사발을 들어 올릴 때 - 고정희 - 하루 일 끝마치고 황혼 속에 마주앉은 일일노동자 그대 앞에 막 나온 국수 한사발 그 김 모락 모락 말아올릴 때 남도 해지는 마을 저녁연기 하늘에 드높이 올리듯 두 손으로 국수사발 들어올릴 때 무량하여라 청빈한 밥그릇의 고요..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3:09
만찬(晩餐) - 함민복 혼자 사는 게 안쓰럽다고 반찬이 강을 건너왔네 당신 마음이 그릇이 되어 햇살처럼 강을 건너왔네 김치보다 먼저 익은 당신 마음 한 상 마음이 마음을 먹는 저녁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2:44
김치 2 - 오세영 - 김치이고 싶다. 하얀 이밥에 고깃국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 나라 산천 구석구석 김치 없는 밥상이 어디 있으랴. 모든 입맛을 포용할 줄 알아 그렇다. 짜고 매운 놈, 싱겁고 맹한 놈, 역한 놈, 어느 하나 구별 없이 한데 거두는 그 사랑 참고 기다일 줄 알아 그렇다. 너무 조..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2:42
친구3 : 김치 - 천상병 - 매일같이 먹는 김치에는 음식이 섞여 든다. 생선도 고기도 적량껏 들어가 있으니 음식의 백화점이 따로이 없다. 아무리 먹어도 만복(滿腹)도 안 된다. 대륙을 통째로 자셔도 자양분이 적량이 되지 않겠다. 식물도 풀과 이파리니 전체나 마찬가지다. 맛도 미미천만(..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2:40
꿈의 귀향 - 조병화 - 어머님 심부름으로 이 세상에 나왔다가 이제 어머님 심부름 다 마치고 어머님께 돌아왔습니다.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2:13
엄마 - 정채봉- 꽃은 피었다 말없이 지는데 솔바람은 불었다가 간간이 끊어지는데 맨발로 살며시 운주사 산등성이에 누워 계시는 와불님의 팔을 베고 겨드랑이에 누워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엄마....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