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에
2015.04.11 by 굴재사람
설날
어머니와 설날
초봄
대책 없는 봄
가슴 안쪽에 생기는 나무
봄
소찬
설날 아침에 - 김동현 - 자식도 크면 친구되지 이만 나이 먹으면 잡초같이 산 인생이라도 흐뭇하구나 봄에 푸르던 풀도 가을되면 시드는 법 자 너도 한잔 받아라 잔디 줄기처럼 서로 엉기면 눈물 날듯이 푸근하구나 누가 적막강산이라더냐 문 열고 들을 보면 강 건너 날아가는 한 떼의 들..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4:38
설날 - 오탁번 - 설날 차례 지내고 음복 한 잔 하면 보고 싶은 어머니 얼굴 내 볼 물들이며 떠오른다 설날 아침 막내 손 시릴까 봐 아득한 저승의 숨결로 벙어리장갑을 뜨고 계신 나의 어머니 -오탁번 시집 <손님> 중에서-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4:36
어머니와 설날 - 김종해 - 우리의 설날은 어머니가 빚어주셨다 밤새도록 자지 않고 눈 오는 소리를 흰 떡으로 빚으시는 어머니 곁에서 나는 애기까치가 되어 날아올랐다 빨간 화롯불 가에서 내 꿈은 달아오르고 밖에는 그해의 가장 아름다운 눈이 내렸다 매화꽃이 눈 속에서 날리는 어머..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4:34
초봄 / 정완영 내가 입김을 불어 유리창을 닦아 내면 새 한 마리 날아가며 하늘빛을 닦아 낸다 내일은 목련꽃 찾아와 구름빛도 닦으리.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4:10
대책 없는 봄 - 임영조 - 무엇이나 오래 들면 무겁겠지요 앞뜰의 목련이 애써 켜든 연등을 간밤엔 죄다 땅바닥에 던졌더군요 고작 사나흘 들고도 지루했던지 파업하듯 일제히 손을 털었더군요 막상 손 털고 나니 심심했던지 가늘고 긴 팔을 높이 뻗어서 저런! 하느님의 괴춤을 냅다 잡아..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4:08
가슴 안쪽에 생기는 나무 - 정영주 - 봄이 가려운가 보다 엉킨 산수유들이 몸을 연신 하늘에 문대고 있다 노란 꽃망울이 툭툭 터져 물처럼 번진다 번져서 따스히 적셔지는 하늘일 수 있다면 심지만 닿아도 그을음 없이 타오르는 불꽃일 수 있다면 나는 너무 쉽게 꽃나무 곁을 지나왔다 시..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4:04
봄 - 최윤진 - 문빈정사 섬돌 위에 눈빛 맑은 스님의 털신 한 켤레 어느 날 새의 깃털처럼 하얀 고무신으로 바뀌었네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4:01
소찬(素饌) - 박목월 - 오늘 나의 밥상에는 냉이국 한 그릇. 풋나물 무침에 신태(新苔). 미나리 김치. 투박한 보시기에 끓는 장찌개. 실보다 가는 목숨이 타고난 복록(福祿)을. 가난한 자의 성찬(盛饌)을. 묵도(黙禱)를 드리고 젓가락을 잡으니 혀에 그득한 자연의 쓰고도 향깃한 것이여.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4. 11. 1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