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이 오면
2016.09.04 by 굴재사람
살아있는 것은 모두 흔들린다
2016.09.01 by 굴재사람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그 가을
목마와 숙녀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
꽃무릇
2016.08.30 by 굴재사람
구월이 오면 이성진/시인 시원한 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알록달록 사랑스런 코스모스가 바람에 나풀거려 길가에 수를 놓았습니다 멀리서 기차가 칙칙폭폭 펼쳐놓은 논과 밭 사이를 가로질러 어딘가로 힘차게 지나가면 고요히 흐르는 저녁강가에서 빠알간 금물결이 춤을 춥니다 구월이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6. 9. 4. 10:45
살아있는 것은 모두 흔들린다 - 오창극 - 그대가 가끔 힘들다고 아파할 때 파릇한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을 보라 바람이 흔드는지 나뭇잎이 바람을 간질이는지 나무는 흔들리면서도 바람을 미워하지 않는다 바람이 세게 불어 오는 날이면 나무는 아무렇게나 길게 누워서 푸른 하늘을 향해..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6. 9. 1. 13:05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6. 9. 1. 13:04
그 가을 - 신동엽 - 날씨는 머리칼 날리고 바람은 불었네 냇둑 전지(戰地)에 알밤이 익듯 여울물 여물어 담배 연긴 들길에 떠 가도 걷고도 싶었네 청 하늘 높아가듯 가슴은 터져 들 건너 물 마을 바람은 머리칼 날리고 추석(秋夕)은 보였네 호박국 전지에 뻐스는 오가도 콩밭 머리 내리는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6. 9. 1. 13:01
목마와 숙녀 - 박인환 -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나 잠시 내가 알든 소..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6. 9. 1. 13:00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 - 이외수 - 서늘기운에 옷깃을 여미며 고즉넉한 찻집에 앉아 화려하지 않은 코스모스처럼 풋풋한 가을향기가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차 한 잔을 마주하며 말없이 눈빛만 마주보아도 행복의 미소가 절로 샘솟는 사람 가을날 맑은 하..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6. 9. 1. 12:59
구월이 오면 - 시인:안도현 -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6. 9. 1. 12:49
꽃무릇 - 유진 - 잎도 없이 쑥쑥 올린 꽃대에 여섯 잎 홍자색 꽃 만발이다 잎은 잎대로 꽃은 꽃대로 만나지 못한다 해도 이파리에게 꽃은 기쁨이어서 초가을화단이 발갛게 익었다 단단한 뿌리로 살아 저토록 황홀한 절창이인 것이다 그리운 것들은 언제나 멀리 있고 붉은 언약 또한 빛이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6. 8. 30.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