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그 가을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6. 9. 1. 13:01

본문






그 가을  


                - 신동엽 -




날씨는 머리칼 날리고 
바람은 불었네 
냇둑 전지(戰地)에 

알밤이 익듯 
여울물 여물어 
담배 연긴 들길에 
떠 가도 

걷고도 싶었네 
청 하늘 높아가듯 
가슴은 터져 
들 건너 물 마을 

바람은 머리칼 날리고 
추석(秋夕)은 보였네 
호박국 전지에 
뻐스는 오가도 
콩밭 머리 
내리는 애인은 없었네 

그날은 빛났네 
휘파람 함께 
수수밭 울어도 
체부(遞夫) 안 오는 마을에 

노래는 떠 갔네, 깊은 들길 
하늘가 사라졌네, 울픈 얼굴 
하늘가 사라졌네 
스무살 전지에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