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가의 턱
2020.02.12 by 굴재사람
개뿔
내가 백석이 되어
2018.03.18 by 굴재사람
2017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2017.12.13 by 굴재사람
조롱박
2017.05.23 by 굴재사람
파도
2017.01.10 by 굴재사람
누가 떠나고 누가 남는가
2016.11.13 by 굴재사람
선문답(禪問答)
2016.10.29 by 굴재사람
몽상가의 턱 잠 없는 몽상가들은 얼굴 중앙에서 아래쪽까지 이어지는 부분에 손을 괴고 오늘밤도 그럴 턱이 있나 주억거리던 생각을 발음하다 턱이 빠질 때쯤 한 턱 낼 일, 터트리지 김수영의 거침없는 기개의 턱은 풀을 일으키고 아고리의 섹시한 턱은 불멸의 그림을 머라이어 캐리의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20. 2. 12. 15:07
개뿔 소의 급소는 뿔에 있다. 감때사나운 부사리의 뿔을 각목으로 내려치면 이내 직수굿해진다. 각목 하나로 커다란 덩치를 다룰 수 있다. 이후 각목만 보면, 각목을 들었던 사람만 보면 기를 꺾는 소의 기억은 뿔에 있다. 밖으로 드러내놓고 살아가는 소의 기억은 후천성. 뿔이 난 후에야..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20. 2. 12. 14:54
내가 백석이 되어 / 이생진 나는 갔다 백석이 되어 찔레꽃 꺾어 들고 갔다 간밤에 하얀 까치가 물어다 준 신발을 신고 갔다 그리운 사람을 찾아 가는데 길을 몰라도 찾아갈 수 있다는 신비한 신발을 신고 갔다 성북동 언덕길을 지나 길상사 넓은 마당 느티나무 아래서 젊은 여인들은 날 알..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8. 3. 18. 21:38
2017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 봄 편 - '새로운 길', 윤동주 광화문글판 2017년 봄편은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에서 가져온 글귀입니다. 새로운 길은 윤동주 시인이 연희전문대학교(현 연세대학교)에 입학하였을 당시, 새로운 출발에 대한 다짐과 설렘을 담아낸 시입니다. 윤동주 시인이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7. 12. 13. 22:28
조롱박 조롱박은 연리지의 반대말 한 몸으로 태어난 두 개의 몸 미처 몰랐던 반쪽의 반쪽 생으로 쪼개질 때 당신에게 흘러드는 나를 보았다 내게서 등 돌리는 소리 한때 우리는 덩굴손에 매달린 요가 자세처럼 어느 수행자의 허리춤에서 물구나무로 서 있기도 했지 조롱이 조롱조롱 어떻..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7. 5. 23. 22:18
파도 바닷가에 흉터 없는 바위를 볼 수 있는가? 세상사 모두 그래 파도에 시달린 흉터를 훈장처럼 달고 다니는 거야 백사장에 모난 돌 없지? 모두 그래 부딪쳐 닳으면서 서로 닮아가는 거야 - 민구식, 시 '파도'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7. 1. 10. 09:04
누가 떠나고 누가 남는가 - 조지프 애디슨 - 위대한 사람들의 무덤을 바라볼 때 내 마음속 시기심은 모두 사라져 버린다. 미인들의 묘비명을 읽을 때 무절제한 욕망은 덧없어진다. 아이들 비석에 새겨진 부모들의 슬픔을 읽을 때 내 마음은 연민으로 가득해진다. 하지만 그 옆에 있는 부모..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6. 11. 13. 16:12
선문답(禪問答) 뜨거운 물음이네 서녘 하늘 붉은 것은 활활 태워 버리고 가진 것 하나 없이 산너머 머나먼 여행 떠날 준비 됐느냐는. 말없는 대답이네 산 그림자 짙은 것은 듣지 않는 아우성 속으로만 삼키려니 두 팔을 가지런히 하고 나를 따라 하라는. 그대도 모를 거고 나 또한 알 수 없..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6. 10. 29. 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