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山 뒤에 두고
2013.10.09 by 굴재사람
下山
산경표 공부
사랑이 말을 더듬거렸다
아름다움
다시 남명 선생
좋은 일이야
대야산 내려가며
빈山 뒤에 두고 - 이성부 - 찬바람 벌판 어둠 끝에서 혼자 걸어오시던 이. 한마리 학처럼 목이 길게 느릿느릿 걸어오시던 이. 그 큰 두팔로 이 고장 사람들의 슬픔을 껴안으며 이 고장 사람들의 희망을 어루만지던 이. 넓은 가슴으로 어깨로 이 고장 사람들과 함께 승리했던 이. 저 들판 적..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6:36
下山 - 이성부 - 내려가는 일이 더 높은 곳에 이르는 길이라고 산이 나에게 가르친다 깊게 생각하므로 말수가 적어지고 낮게 밑바닥에 숨어서 지내므로 아래로 아래로 스며드는 물처럼 흐르다가 겸손하게 잦아지거나 앙금처럼 남거나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 없어 진흙 밭에 뒹굴다가 그때..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6:29
산경표 공부 - 이성부 - 물 흐르고 산 흐르고 사람 흘러 지금 어쩐지 새로 만나는 설레임 가득하구나 물이 낮은 데로만 흘러서 개울과 내와 강을 만들어 바다로 나가듯이 산은 높은 데로 흘러서 더 높은 산줄기들 만나 백두로 들어간다 물은 아래로 떨어지고 산은 위로 치솟는다 흘러가는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6:23
사랑이 말을 더듬거렸다 - 이성부 - 산이 땅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산을 일구며 올라간다 이 산을 따라가는 내 발걸음도 갈수록 무거워 나는 내가 버겁다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손쉽게 오지 않는 법이다 그럴듯한 수사나 바람둥이 같은 매끄러움 부려도 오지 않는다 이 산을 가운데 두..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6:20
아름다움 내가 걷는 백두대간 94 - 이성부 - 안개 속을 헤집고 조심스럽게 나아가는 사람의 눈에 나뭇가지는 자꾸 덤벼드는 짐승의 발톱이다 얼굴을 찌르고 배낭을 잡아 끈다 마음도 이리저리 할퀴어져 피를 흘린다 안개가 걸어간 발자국을 따라 딛으며 걷는 내 철썩거리는 발길이 마치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6:16
다시 남명 선생 - 이성부 - 세상에 나아가서 부대끼는 사람보다 세상에서 숨어 귀 막고 눈 가린 사람이 세상을 더 잘 터득하는 법! 큰 산을 끌어아서 방에 가두고 좁은 문 닫아 잠그면 그리운 얼굴들 이리저리 헤매어 신발 찾는 일 선연하게 내려다보이느니 바람 불어 나뭇잎 떨어지는 소..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6:13
좋은 일이야 . - 이성부 시인 산에 빠져서 외롭게 된 그대를 보면 마치 그물에 갇힌 한마리 고기 같애 스스로 몸을 던져 자유를 움켜쥐고 스스로 몸을 던져 자유의 그물에 갇힌 그대 외로운 발버둥 아름답게 빛나는 노래 나에게도 잘 보이지 산에 갇히는 것 좋은 일이야 사랑하는 사람에게..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6:11
대야산 내려가며 내가 걷는 백두대간 128 이성부 나이 들어갈수록 대소사 많아지는 것이 자질구레한 쓰던 것들 버리지 못하는 것이 아무래도 이름없는 고만고만한 산봉우리들 모두 넘어가야 하는 내 팔자 같아 혼자 버겁다 문병하고 문상하고 넥타이를 고쳐 메고 돌잔치 친목계 동창회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