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山
- 이성부 -
내려가는 일이 더 높은 곳에 이르는 길이라고
산이 나에게 가르친다
깊게 생각하므로 말수가 적어지고
낮게 밑바닥에 숨어서 지내므로
아래로 아래로 스며드는 물처럼 흐르다가
겸손하게 잦아지거나 앙금처럼 남거나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 없어 진흙 밭에 뒹굴다가
그때마다 내 영혼은 몸에서 빠져나가
별에 가 닿았음을 알아차리므로
차분하게 사람 사는 모습 내려다보는 이 기쁨!
- 이성부 시집 『도독 산길 』,《책만드는 집 》에서
흔들리다 (0) | 2013.10.09 |
---|---|
빈山 뒤에 두고 (0) | 2013.10.09 |
산경표 공부 (0) | 2013.10.09 |
사랑이 말을 더듬거렸다 (0) | 2013.10.09 |
아름다움 (0) | 2013.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