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다
- 이성부 -
돋보기 쓰고 책을 들여다본 지 여러 해
글씨는 보이는데 아직도 세상 잘 안보여 답답하다
가까운 것들 그런대로 보고
문밖 것 먼 뎃 것은 돋보기 벗어 버려야
이리 시원한 하늘 땅 산
사람 사는 일들은 아직도 오리무중 흐리멍덩
그대 마음 하나 읽지 못해 쩔쩔매는구나!
책에서 꿈틀거리는 글자 하나 한 획 한 줄
잘 보이다가도 책을 덮으면 흔들거리는
나뭇잎이거나 내 몸둥어리거나 세상 일이거나
바람 탓으로 돌리기에는 아직 이른 나이
고요함 속에서도 흔들리는 것들 더러 있으니
지리산 끄트머리에 와서 왔던 길 돌아다보는데
구름가려 안 보여도 그만 보여도 그만
- 2006년 [불교문예 겨울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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