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때문에
2013.10.09 by 굴재사람
산
안 가본 산
내가 걷는 백두대간 - 기쁨
산을 배우면서부터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저를 낮추며 가는 산
칠선골
좋은 사람 때문에 詩 이성부 초가을 비 맞으며 산에 오르는 사람은 그 까닭을 안다 몸이 젖어서 안으로 불붙는 외로움을 만드는 사람은 그 까닭을 안다 후두두둑 나무기둥 스쳐 빗물 쏟아지거나 고인 물웅덩이에 안개 깔린 하늘 비치거나 풀이파리들 더 꼿꼿하게 자라나거나 달아나기를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6:04
산1 - 이성부- 더 높이 오르려는 뜻은 맑게 눈 씻어 더 멀리 바라보기 위함이다 멀리 첩첩 산 굽이에서라야 나는 내가 잘 보인다 산2 - 이성부 - 설 자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산을 찾아 들어간다 그 산에 너르고 착한 다른 세상 있구나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5:57
안 가본 산 - 이성부 - 내 책장에 꽃혀진 아직 안 읽은 책들을 한 권 뽑아 천천히 읽어가듯이 안 가본 산을 물어물어 찾아가 오르는 것은 어디 놀라운 풍경이 있는가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떤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마냥 흘러가고픈 마음 때문이 아니라 산길에 무리 지어 핀 작은 꽃들 행..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5:51
살아갈수록 버릴 것이 많아진다 예전에 잘 간직했던 것들을 버리게 된다 하나씩 둘씩 또는 한꺼번에 버려가는 일이 개운하다 내 마음의 쓰레기도 그때 그때 산에 들어가면 모두 사라진다 버리고 사라지는 것들이 있던 자리에 살며시 들어와 앉은 이 기쁨! - 이성부, ‘내가 걷는 백두대간..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5:39
산을 배우면서부터 - 이성부 - 산을 배우면서부터 참으로 서러운 이들과 외로운 이들이 산으로만 들어가 헤매는 까닭을 알 것 같았다. 슬픔이나 외로움 따위 느껴질 때는 이미 그것들 저만치 사라지는 것이 보이고 산과 내가 한몸이 되어 슬픔이나 외로움 따위 잊어버렸을 때는 머지않아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5:31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 이 성 부 -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는 것은 살아갈수록 내가 작아져서 내 눈도 작은 것으로만 꽉 차기 때문이다 먼데서 보면 크고 높은 산줄기의 일렁임이 나를 부르는 은근한 손짓으로 보이더니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봉우리에 제 모습을 감춘다 오르고 또 올..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5:25
저를 낮추며 가는 산 내가 걷는 백두대간 101 - 이 성 부 - 이 산줄기가 저 건너 북쪽 산줄기보다 나지막하게 나란히 내려간다 허리 굽히고 고개를 숙여 조심스럽게 봉우리 하나를 일군 다음 자꾸 저를 낮추며 간다 그러다가 또 뭇봉을 일으켜 세우더니 무엇에 취한 듯 드러눕는 듯 금세 몸..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5:20
처음이 골짜기 찾았을때는 내려가는 길 잘못 들어 헤매다가 되돌아 올라오고 말았다 하루에 두 번씩이나 천왕봉을 올랐다고 여운이가 어이없는 듯 투덜거렸다 혼자서 두번째 왔을 때는 잘 내려가다가 또 길을 잃었다 성깔이 많은 골짜기다 그만큼 칼칼한 정신들 우글거려 길 잃음도 복..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10. 9. 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