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 마천에서
2009.08.17 by 굴재사람
홀로 걸으며
2009.08.10 by 굴재사람
길에 서서
2009.08.08 by 굴재사람
애정의 숲
2009.07.29 by 굴재사람
하(河)
2009.07.16 by 굴재사람
바람에도 길은 있다
2009.07.06 by 굴재사람
저울
2009.07.03 by 굴재사람
해 지는 쪽으로
2009.06.26 by 굴재사람
여름날-마천에서 -신경림(1935~ )- 버스에 앉아 잠시 조는 사이 소나기 한줄기 지났나보다 차가 갑자기 불은 물이 무서워 머뭇거리는 동구 밖 허연 허벅지를 내놓은 젊은 아낙 철벙대며 물을 건너고 산뜻하게 머리를 감은 버드나무가 비릿한 살냄새를 풍기고 있다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09. 8. 17. 10:02
홀로 걸으며 - 서 정 윤 - 그냥 홀로 걷고 있습니다. 그들은 무심히 나를 지나치고 나는 이 무서운 길을 혼자서 걸을 수 밖에 따뜻한 손길을 바라기도 이젠 지쳐 버렸습니다. 결국 내가 이 주림을 채워야 하고 남들의 이상한 눈빛조차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간혹 어설픈 관심을 보일 때도 있지..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09. 8. 10. 10:11
길에 서서 - 서 정 윤 - 전혀 가보지 않은 길을 달려 여기까지 왔다. 남들 다 쉽게 지나간 길을 너만 더 어렵게 왔다. 나보다 빨리 지나간 사람들의 뒷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어디까지 가서 쉬나 쉼없이 달리다가 이 길의 끝에 닿으면 어떡하나 이만큼의 길도 나는 이미 지쳤는데 그들은 왜 그다..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09. 8. 8. 12:28
애정의 숲 -폴 발레리(1871~1945) 우린 순수를 생각했었다 나란히 길을 걸으며 우린 서로 손을 잡았다 말없이…… 이름 모를 꽃들 사이에서 우린 약혼자처럼 걸었다 둘이서, 목장의 푸른 밤 속을 그리고 나눠 먹었다. 저 꿈나라 열매 취한 이들이 좋아하는 달을 그리고 우린 이끼 위에 쓰러졌다 둘이서 아..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09. 7. 29. 14:20
하(河) - 이호우(1912~1970) - 어떻게 살면 어떠며, 어떻게 죽으면 어떠랴 나고 살고 죽음이 또한 무엇인들 무엇하랴 대하(大河)는 소리를 거두고 흐를 대로 흐르네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09. 7. 16. 09:21
바람에도 길은 있다 - 천 상 병 - 강하게 때론 약하게 함부로 부는 바람인 줄 알아도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길을 바람은 용케 찾아간다 바람길은 사통팔달이다.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가는데 바람은 바람길을 간다.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09. 7. 6. 23:31
저 울 - 임 강 빈 - 한번은 약국에 가서 약 대신 나를 달아보기로 했다 욕심을 달아본다 어지간히 버렸다 했는데 노욕이 남아있어 저울판이 크게 기운다 양심은 어떨까 하다가 살그머니 그만 내려놓았다 두려움 때문이다 저울판이 요동친다 평형이 잡힐 때까지의 긴 침묵 외로운 시간이다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09. 7. 3. 10:40
해 지는 쪽으로 - 박정만(1946~88) - 해 지는 쪽으로 가고 싶다 들판에 꽃잎은 시들고. 나마저 없는 저쪽 산마루. 나는 사라진다 저 광활한 우주 속으로. 길지 않는 삶 마감하며 남긴 마지막 시. 제목도 제대로 못 달고 서둘러 가 마지막 두 행만 ‘종시(終詩)’란 제목으로 죽음의 호방한 캐치프레이즈처럼..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09. 6. 26. 0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