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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 마천에서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09. 8. 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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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마천에서

 

                    -신경림(1935~ )-


버스에 앉아 잠시 조는 사이

소나기 한줄기 지났나보다

차가 갑자기 불은 물이 무서워

머뭇거리는 동구 밖

허연 허벅지를 내놓은 젊은 아낙

철벙대며 물을 건너고

산뜻하게 머리를 감은 버드나무가

비릿한 살냄새를 풍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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