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도리
2014.05.15 by 굴재사람
'그' 꽃
2014.05.08 by 굴재사람
미안하다
2014.05.04 by 굴재사람
사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2014.04.08 by 굴재사람
아침에는 이슬이
2014.03.17 by 굴재사람
봄 시모음
2014.03.14 by 굴재사람
산 시모음
섬 시모음
아랫도리 - 문성해 신생아들은 보통 아랫도리를 입히지 않는다 대신 기저귀를 채워 놓는다 내가 아이를 낳기 위해 수술을 했을 때도 아랫도리는 벗겨져 있었다 할머니가 병원에서 돌아가실 때도 그랬다 아기처럼 조그마해져선 기저귀 하나만 달랑 차고 계셨다 사랑할 때도 아랫도리는 벗..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4. 5. 15. 21:01
'그' 꽃 세상의 모든 꽃은 그냥 하나의 꽃이 아니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외딴 곳에서 홀로 쓸쓸히 피고 지는 작고 이름 없는 들꽃도 그렇다 온 세상 좁쌀만한 꽃이라 해도 자기만의 모양과 빛깔과 향기로 비길 데 없고 따스한 햇살 쬐고 바람과 이슬 맞으며 저만의 생의 이력과 사연을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4. 5. 8. 22:39
미안하다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정호승(1950~ ) 사랑에게 가려면 첩첩(疊疊) 연봉(連峰)을 넘어야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4. 5. 4. 10:54
사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 정해종 - 우수 경칩 다 지나고 거리엔 꽃을 든 여인들 분주하고 살아 있는 것들 모두 살아 있으니 말을 걸어 달라고 종알대고 마음속으론 황사 바람만 몰려오는데 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바람이 나도 단단히 나서 마침내 바람이 되고 싶다 바람이 되어도 거센 바..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4. 4. 8. 20:42
아침에는 이슬이 아침에는 이슬이 저녁에는 안개가 나도 이만하면 넉넉 합니다 햇살은 너그럽고 새들은 짖어쌓고 나도 이만하면 화려합니다. - 이향아의 시《안부만 묻습니다》중에서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4. 3. 17. 19:41
<봄맞이 시 모음> 이오덕의 ´봄아, 오너라´ 외 + 봄아, 오너라 먼 남쪽 하늘 눈 덮인 산봉우리를 넘고 따스한 입김으로 내 이마에 불어오너라. 양지쪽 돌담 밑 소꿉놀이하던 사금파리 옆에서 새파란 것들아, 돋아나거라. 발가벗은 도토리들 가랑잎 속에 묻힌 산기슭 가시덤불 밑에서..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4. 3. 14. 18:29
<산 시모음> 정연복의 ´어머니 산(山)´ 외 + 어머니 산(山) 하늘에 맞닿은 높은 봉우리와 깊숙이 내려앉은 계곡 드문드문 우람한 바위들과 아가 손 만한 작은 돌멩이들 훌쩍 키 큰 나무들과 앉은뱅이 이름 없는 풀들 숨가쁜 오르막길과 편안한 내리막길 전망이 탁 트인 능선과 푸른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4. 3. 14. 18:27
<섬 시모음> 정현종의 ´섬´ 외 + 섬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시인, 1939-) + 섬 스스로의 生 지키기 위해 까마득히 절벽 쌓고 있는 섬 어디 지랑풀 한 포기 키우지 않는 섬 눈 부릅뜨고 달려오는 파도 머리칼 흩날리며 내려앉는 달빛 허연 이빨로 물어뜯..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4. 3. 14.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