臨洞庭上張丞相(임동정상장승상) 동정호에 이르러 장승상께 올리다
- 孟浩然(맹호연) -
八月湖水平 (팔월호수평) 8월의 동정호는 아주 펀펀해서,
涵虛混太淸 (함허혼태청) 허공을 담아 하늘과 어울렸구려.
氣蒸雲夢澤 (기증운몽택) 더운 기운은 운몽 못을 찔 듯하고,
波撼岳陽城 (파감악양성) 물결은 거세어 악양성을 뒤흔드오.
欲濟無舟楫 (욕제무주즙) 건너려 해도 배가 없으니,
端居恥聖明 (단거치성명) 이렇게 한가로이 살아가는 게 임금님께 부끄럽네요.
坐看垂釣者 (좌간수조자) 앉아서 낚시꾼을 바라보며,
徒有羨魚情 (도유선어정) 헛되이 물고기만 부러워하고 있소이다.
어구(語句)
洞庭 : 동정호.
張丞相 : 荊州刺史 張九齡(형주자사 장구령)인 듯함. 丞相은 중국 官制(관제)에서 ‘정승’을 말함.
水平 : 수면이 펀펀함.
涵虛 : 虛에 잠김. 허공을 담음.
太淸 : 하늘. 道家(도가)의 하늘.
雲夢澤 : 못 이름.
撼 : 흔들다. 깨뜨리다.
岳陽城 : 동정호 동쪽 기슭의 성.
舟楫 : 배와 노. 배. ‘임금의 정치를 돕는 신하’의 뜻도 있음.
端居 : 한가하게 살아감. 일상생활.
聖明 : 임금의 밝은 덕. 임금 존칭.
垂釣 : 낚싯대를 물속에 드리움.
羨魚情 : 물 속의 물고기를 잡았으면 하고 부러워하는 마음.
臨淵於羨魚 不如退結網(임연어선어 불여퇴결망 ;
못가에서 고기를 부러워하는 것은, 물러나 그물을 짜는 것보다 못하리라.)〈漢書 董仲舒傳〉
감상(鑑賞)
동정호에 와서 장 승상에게 바치는 시로 지은이의 대표작이라고도 한다.
음력 8월은 가을에 접어들었기에 하늘과 물이 맑은 철이라 드넓은 동정호는
물인지 하늘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첫 연에서 말하고,
운몽 못은 찌는 듯 덥고 악양성에 물결이 높다고 대구로 이었으니,
이 두 연에서는 동정호의 풍경을 그렸다.
셋째 연에서 전환하여 동정호를 건너려 해도 배가 없으니 하는 일 없이
그저 한가로이 지내는 것은 임금님께 부끄러운 일이라 했다.
이는 벼슬길에 들어 임금의 은혜에 보답해야 하는데 이끌어 줄 사람이 없음을 비유했다 하리라.
낚시질하는 사람을 바라보며 물고기를 잡았으면 하고 부질없이 부러워하고 있다고 맺었다.
한편, 벼슬하려는 마음이 없기에 이렇게 말한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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