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諸子登峴山 後半(여제자등현산 후반) - 孟浩然

與諸子登峴山 後半(여제자등현산 후반)   여러 사람들과 현산에 오르다 뒷부분 절반

 

- 孟浩然(맹호연) -

 

 

水落魚梁淺 (수락어량천)  물 줄어 어량이 드러나고,

天寒夢澤深 (천한몽택심)  날 차가워 몽택이 깊구나.

羊公碑尙在 (양공비상재)  양호의 비석 아직 그대로 있어,

讀破淚沾巾 (독파누첨건)  비문 다 읽으매 눈물에 젖네.

 

 

어구(語句)

諸子 : 여러 사람. 여러분. 제군.
峴山 : 호북성 양양현 남쪽에 있는 산.

晉(진)의 羊祜(양호)가 양양태수가 되어 선정을 베풀며 산수를 좋아해 늘 이 산에 올라 시를 읊었는데,

한 번은 從事 鄒湛(종사 추담)과 일행을 돌아보며 “이 우주가 생기자 이 산이 있었고 이 산이 있자

그대들과 나처럼 이 산에 올라 노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지만, 지금 모두 간 곳이 없으니 슬픈 마음이 생긴다.

내 죽어 혼백이 있다면 응당 이 산에 오르리라.” 했음. 양호가 죽자 고을 사람들이

이 현산에 비석을 세우고 명절에 제사 드리며 그 비를 바라보는 사람 모두 눈물을 흘렸으므로,

西晉(서진)의 杜預(두예)가 이 비석을 ‘墮淚碑(타루비, 눈물 흘리는 비)’라 이름지었다함.
水落 : 물이 마름. 水落石出(수락석출, 물이 말라 들어 밑바닥 돌이 드러남).
魚梁 : 물이 한 군데로 흐르도록 물길을 막고는 그 곳에 통발을 놓아 고기를 잡도록 한 장치.
天寒 : 날씨가 추움.
夢澤 : 못 이름. 雲夢澤(운몽택). 楚 나라의 7개 큰 못 중의 하나로 洞庭湖(동정호) 옆에 있는데,

사방이 9백 리라 하니 동정호의 별칭으로 쓰기도 하는 듯함.〈史記 司馬相如傳〉
羊公 : 양호.
讀破 : 끝까지 모두 다 읽음.
沾巾 : 수건을 적심.

감상(鑑賞)

여러 사람과 함께 유서 깊은 현산에 올라 경치와 감상을 읊은 5언율시이다.

 

이 앞 네 구에서는 ‘인간의 일에는 묵은 것은 가고 새 것이 오는 변천이 있는데,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오는 사이에 옛날과 지금이 있게 된다.

이 강산에 훌륭한 자취가 남아 있어, 우리들이 다시 여기 오르게 되는구나.’ 했다.

 

인용한 첫 두 구는 대구가 잘 이루어진 寫景(사경)이요,

끝 두 구는 양호의 타루비를 읽으매 눈물이 흐름을 금할 수 없으니

우리도 저 양호처럼 언젠가는 스러져 버릴 존재가 아닌가 비감에 젖는 심경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