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족산 정혜사
2013.06.07 by 굴재사람
비 그친 산당은 적막하네
숲
2013.05.30 by 굴재사람
어디 우산 놓고 오듯
꽃이 할퀼 것 같다
2013.05.14 by 굴재사람
머릿속에 뜬 구름
눈꽃 시인
반나절 봄
2013.05.10 by 굴재사람
계족산 정혜사 계족봉 앞 옛도량 이제와 다시 보니 푸른 산빛 유별나네. 맑은 시냇물 소리 저절로 훌륭한 설법이거니 무엇때문에 수다스레 드러내 보이리. - 고려후기 원감국사 충지스님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6. 7. 21:33
비 그친 산당은 적막하네 옛 사찰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숲은 무성한데 해는 더욱 길구나. 푸른 이끼 섬돌에 끼고 새로 나온 대나무는 담을 넘으려 하네. 비는 파초의 푸른 잎을 적시고 바람은 작약꽃 향기 전하네. 앉아있기 지루하여 산보하노라니 소매끝에 서늘한 기운이 이네. 한가로..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6. 7. 21:30
숲 숲은 곡선을 품는다 구부러지거나 비스듬히 누웠거나 뒤틀리거나 휘어진 길 길들은 은밀한 곳에서 서로를 부둥켜안는다 목숨 있는 것이나 없는 것이나 빛 가까우나 멀어도 변함없이 사계를 연주하는 숲 그곳에선 늘 향기가 난다 마음 엉켜 섞는 시선 속 비릿한 사람냄새가 난다 - 최..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5. 30. 12:56
어디 우산 놓고 오듯 - 정 현 종 -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어디 나를 놓고 오지도 못하고 이 고생이구나 나를 떠나면 두루 하늘이고 사랑이고 자유인 것을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5. 30. 08:49
꽃이 할퀼 것 같다 - 여서도 · 54 이생진 붉게 핀 동백꽃을 보면 유쾌하지만 떨어진 꽃을 보면 안쓰럽다 무슨 일로 시들기 전에 떨어졌을까 자학 자폭 자결 아무도 말리는 이가 없다 아직 나무에 있어라 하면 있을 수도 있는 붉은 얼굴이 돌에 부딪치고 싶어한다 팍팍 쏟아져 몸부림치려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5. 14. 09:08
<사진 : 구름과 섬, 네이브 포토 갤러리> 머릿속에 뜬 구름 - 여서도 · 35 이생진 머릿속에서 떠도는 영상처럼 떠돌아야 해 시는 구름이니까 섬에 가야지 섬은 물 위에 뜬 구름이니까 떠돌아야지 실컷 떠돌면 만날 거야 머릿속에 떠도는 구름처럼 떠돌아야지 나도 네 앞에서는 구름이..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5. 14. 09:05
눈꽃 시인 - 박우복 - 시방 그걸 글이라고 쓰는 거니 봐라 어둠 속에서 써내려간 글이지만 하나 흐트러짐 없이 눈길 닿는 곳마다 순박하게 쓰여진 하얀 언어들을 알겠니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니고 진정한 시인은 자연 그 자체라는 것을.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5. 14. 08:50
반나절 봄 소리, 파시, 미카 이름을 가진 기차 아지랑이 언덕 넘는 반나절 봄이 있다 KTX가 서울서 부산까지 왔다 갔다 해도 시간이 남는 반나절 봄이 있다 버들가지 물 위에 졸고, 풀밭에 늘펀히 앉아 쉬는 반나절 봄이 있다 고운 나이에 세상 등진 외사촌 동생 순자 생각나는 반나절 봄이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3. 5. 10. 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