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도 어울리는 계절
2015.09.30 by 굴재사람
무지개를 사랑한 걸
2015.09.26 by 굴재사람
어머니
2015.09.21 by 굴재사람
아버지의 마음
소릉조―70년 추석에
일년초
2015.08.27 by 굴재사람
꽃씨와 도둑
2015.08.21 by 굴재사람
희망의 바깥은 없다
2015.08.10 by 굴재사람
울어도 어울리는 계절 - 방우달·시인 - 술을 많이 마시면 사철 어느 때든지 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을에는 술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울 수 있습니다 가을이 슬퍼서가 아닙니다 가을은 나를 인간으로 돌아가게 하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울면서 태어나 울면서 돌아갈..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9. 30. 23:10
무지개를 사랑한 걸 ―허영자(1938∼) 무지개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말자 풀잎에 맺힌 이슬 땅바닥을 기는 개미 그런 미물을 사랑한 걸 결코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 덧없음 그 사소함 그 하잘 것 없음이 그때 사랑하던 때에 순금보다 값지고 영원보다 길었던 걸 새겨두자 눈멀었던 그 시간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9. 26. 20:07
어머니 ― 오세영(1942∼ ) - 나의 일곱 살 적 어머니는 하얀 목련꽃이셨다. 눈부신 봄 한낮 적막하게 빈 집을 지키는, 나의 열네 살 적 어머니는 연분홍 봉선화 꽃이셨다. 저무는 여름 하오 울 밑에서 눈물을 적시는, 나의 스물한 살 적 어머니는 노오란 국화꽃이셨다. 어두운 가을 저녁 홀..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9. 21. 20:44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1913∼1975) -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9. 21. 20:36
소릉조―70년 추석에 ― 천상병(1930∼1993) - 아버지 어머니는 고향 산소에 있고 외톨배기 나는 서울에 있고 형과 누이들은 부산에 있는데, 여비가 없으니 가지 못한다. 저승 가는 데도 여비가 든다면 나는 영영 가지도 못하나? 생각느니, 아, 인생은 얼마나 깊은 것인가. 천상병은 ‘나 하늘..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9. 21. 20:20
일년초 한 해밖에 못 산다고 그런 눈으로 보지 말라 하루살이도 춤추며 살더구나 환한 빛 아픈 어둠 한 철이면 족하다 몇 년을 더 살아도 나무되지 않는다 - 손장석 님, '일년초' - 그냥 사는 게 아니고 최선을 다하는 삶이겠지요, 하루살이는. 그리고 한 해살이 풀은. 하루를 살아도 일 년..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8. 27. 11:49
꽃씨와 도둑 ―피천득(1910∼2007) 마당에 꽃이 많이 피었구나 방에는 책들만 있구나 가을에 와서 꽃씨나 가져가야지 피천득은 수필가로 유명하다. 그의 수필집 제목은 ‘인연’인데, 이 책은 수필계의 고전이자 스테디셀러로 알려져 있다. 왜 그렇게 많이들 읽었을까. 피천득의 수필집에..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8. 21. 21:38
희망의 바깥은 없다 - 도종환 - 희망의 바깥은 없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낡은 것들 속에서 싹튼다 얼고 시들어서 흙빛이 된 겨울 이파리 속에서 씀바귀 새 잎은 자란다 희망도 그렇게 쓰디쓴 향으로 제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지금 인간의 얼굴을 한 희망이 온다 가장 많이 고뇌하고 가장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15. 8. 10.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