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시사한자 山是山 (산시산)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우리 불교에 큰 족적을 남긴 성철(性徹) 스님의 말로도 유명하다. 자명한 이치, 눈앞에 있는 것 그대로의 깨달음, 본원(本原)으로의 회귀 등을 깨우치는 말이다. 원전은 중국의 송대(宋代) 청원행사(靑原行思)라는 선종(禪宗) 대사가 남긴 말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 산은 산이었고 물은 그저 물이었다. 뒤에 볼 때 산은 산이 아니었고 물은 물이 아닌 듯했다. 끝내 산을 볼 때 산은 역시 산이었고 물은 역시 물이었다(看山是山, 看水是水. 看山不是山, 看水不是水. 看山仍然山, 看水仍然是水)”는 내용이다. 세 가지 마음 경계를 가리킨다는 설명이 따라붙는다. 초심의 상태, 수행을 할 때 찾아드는 부정과 의심, 그러나 종내 깨달음을 얻었을 때의 경지 등이다. 순수하면서 잡티가 없었을 때의 상태가 반문과 의구심으로 이어지다가 끝내 원래 상태로 회귀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불가의 수행 과정으로 볼 때 첫 단계는 미숙함, 그다음 단계는 궁리(窮理), 마지막은 궁극적인 깨달음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첫 단계에서 드러낸 직관(直觀)으로서의 깨침이 결국 마지막 단계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초심(初心)의 긍정, 순수와 자연으로의 회귀를 말하기도 한다. 순수한 상태에서의 직관적인 지향, 그를 이리저리 살피고 헤쳐 볼 때 드는 의구심과 회의(懷疑), 막바지에 이르러 멀리 바라보는 아득한 출발점. 내가 찾아 헤매던 것이 내 가까운 곳, 삶의 바탕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는 점을 깨닫는 마음 상황이다. 유광종 <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 한경 / 입력 2017-08-31 18:45 수정 2017-09-01 03: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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