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溪居(계거) - 柳宗元

글모음(writings)/한시(漢詩)

by 굴재사람 2015. 9. 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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溪居(계거)  시냇가에 살다

 

- 柳宗元(유종원)

 

 

久爲簪組累 (구위잠조루)  오랫동안 벼슬에 얽매여 있다가,

幸次南夷謫 (행차남이적)  다행히 남쪽 후미진 오랑캐 땅에 귀양 오니,

閒依農圃隣 (한의농포린)  한가롭게 농사짓는 집을 이웃하여,

偶似山林客 (우사산림객)  뜻밖에도 산림에 숨은 은사와 같구나.
曉耕翻草露 (효경번초로)  새벽에 밭 갈며 아침 이슬에 젖고,

夜榜響谿石 (야방향계석)  저녁에는 배를 젓노라 돌 부딪치는 소리 울리네.

來往不逢人 (내왕불봉인)  오거나 가거나 사람은 만날 수 없고,

長歌楚天碧 (장가초천벽)  장가 한 가락에 먼 하늘만 파랗구나.

 

 

어구()


: 냇가에 삶. 지은이가 영주사마로 좌천되어 (우계)에 산 것을 이름.
: (잠영, 비녀와 갓끈. 높은 벼슬)과 인끈[(관인)의 끈]. 벼슬살이.
: 더럽히다. 연루되다.
: 남쪽 오랑캐 또는 그 땅. (남만).
: 농작물을 재배하는 밭. 농사.
: 산속에 숨어 사는 사람.
: 풀 끝에 맺힌 이슬.
: ① 방. 방 붙이다. ② 노. 배 젓다. ③ 매질하다. 볼기치다. 여기서는 ②의 뜻임.
谿 : 시냇가의 바위나 돌.
: 오고 감. 서로 사귀며 의좋게 지냄.
: 내용이 긴 노래. 길게 부르는 노래.
: 초 나라 하늘. 남방의 하늘. 먼 하늘.

 


감상()


지은이가 영주 사마로 좌천되어 우계에 살면서 지은 시이다.

오랜 벼슬살이 끝에 남쪽 벽지에 귀양을 오니,

직접 밭을 갈며 농사짓고 배를 저으며 낚시도 하며 한가로이 살아가 마치 숨어 사는 은사와 같다.

궁벽한 곳이라 사람을 만날 수가 없고 다만 긴 노랫가락 들리는 저 먼 푸른 하늘만이 친구가 되어 준다.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지난 왕조 시대의 벼슬살이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삶이었으니,

사약 받아 죽지 않으면 후미진 곳으로 귀양 가는 게 다반사가 아니었던가.

(작시법)에 맞게 (함련, 3~4구)과 (경련, 5~6구)은 (대구)가 잘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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