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竹里館(죽리관) - 王 維

글모음(writings)/한시(漢詩)

by 굴재사람 2015. 8. 8. 15:48

본문

竹里館(죽리관)                

 

- 王 維 -

 

獨坐幽篁裏(독좌유황리) 홀로 고요한 대밭에 앉아,

彈琴復長嘯(탄금부장소) 거문고 뜯고 휘파람 분다.

深林人不知(심림인부지) 깊은 숲이라 사람은 몰라도,

明月來相照(명월래상조) 밝은 달이 와서 비추어 준다.

 

* 이 시도 망천 산속에서 은둔생활을 할 때의 작품이다.

제목에서 보듯이 종남산 별장의 깊숙한 곳에 위치한 대나무 숲속의 작은 별채 <죽리관>이다.

 

왕유는 시인의 직함 말고도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이여서 그의 그림 속에는 시의(詩意)가 숨어있고

그가 그린 산수수묵화는 남종화법의 조종(祖宗)으로 받들어진다.

 

그는 시와 그림만 잘 하는 사람이 아니고 또 음악에도 달인이었다.

산속에서 혼자 악기타고 노래를 부른다. 스스로 택했고 또 좋아서 마음껏 기량껏 노래 부른다.

 

시인은 자연의 일원(一員)이다.

마음속 깊이 자연을 닮은 자신의 심성을 읽고는 그윽하고 한적한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한 내심을 노래로 나타낼 뿐이다.

 

시인의 행위는 대나무 숲속의 하나하나 자연이 갖는 행위의 일부분일 뿐이요,

함께 공유하고 조화하는 자연의 아름다움 중의 하나를 표현해 내는 행동이다.

 

* '진리는 단순하고 평범한 것'을 증명하듯이 시인 왕유가 선택한 언어는 극히 평범하기 그지없다.

달과 숲과 대나무, 거문고 뿐이며 행위는 혼자 앉아, 악기 타고 노래 부르기가 끝이다.

 

그러나 모든 정황을 합치면 경계는 영원한 무궁의 세계로 향한다. 이의 수법이 왕유시의 특징인데,

이로 인하여 함축으로 오는 여운에서 얻어지는 예술적 매력이 시의 품격을 높여주고 있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구성이나 우아함과 엄숙함을 씹을수록 제공하는 시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 篁裏 : 대나무 숲속

長嘯 : 긴 휘파람 소리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