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鹿柴(녹채) - 王 維

글모음(writings)/한시(漢詩)

by 굴재사람 2015. 8. 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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鹿柴(녹채)

 

- 王維(왕유) -

 

空山不見人(공산불견인) 빈 산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但聞人語響(단문인어향) 다만 사람의 말소리만 들리네


返景入深林(반경입심림) 노을 빛이 숲 속 깊이 들어와

復照靑苔上(부조청태상) 다시 푸른 이끼 위로 비치네.

 

* 왕유는 젊어서도 장안의 동남쪽, 망천이란 곳에 자주 드나들며 산수의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하고

그림으로 그리기를 좋아하더니 드디어 마흔 살이 넘자 관직을 버리고 종남산에서 은거의 생활을 하게 된다.

날마다 친구 배적(裴迪)과 강가에서 배를 타고 왕래하기도 하고 시를 지어 화답하기도 하며 쾌적한 생활을 보낸다.

 

이때에 지은 왕유의 전원산수시는 고도의 예술성을 지닌 시로 평가 받는데,

청(淸)대의 시인이며 문학평론가인 왕사진이 신운설(神韻說)을 주장하면서

중국 최대의 시인과 시를 왕유로 보고 신운설의 종주(宗主)로 삼았다

 

이 작품 <녹채>는 <망천집> 20수 중에 제4편인데

망천집에 실려 있는 오언절구는 모두 산수시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

왕사진은 망천집의 절구를 "매 글자가 모두 선의 경지에 들어가 있다.(字字入禪)"고 평하며

시선일치(詩禪一致)의 오묘한 깨달음이 시도(詩道)라고 말했다.

 

녹채는 사슴울타리라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다.

종남산 안에 사슴을 기르는 농장이 있는 곳이었다.

 

* 왕유의 시에는 空山이 자주 등장한다.

공산은 비었고 넓고 정적이 흐를 것이다. 이런 산은 당연히 속세와는 단절되어 있고 신비감이 감돌 것이다.

왕유의 공산은 그가 사랑하는 자연의 이상적 경계를 암시할 때 자주 쓰이는 시어이다.

 

* 인간의 모습이 대 자연의 일부분으로 융합하여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경계. 이것이 왕유가 그리는 이상세계이다.

인간조차 객관적 입장에서 자연현상 중의 하나인 物로 보아 관찰되는 경지, 이것이 곧 왕유가 그리려는 시의 경계이다.

이는 다른 말로 간단히 표현하면 무아의 경지(無我之境)라고 말한다.

 

* 鹿柴 : 사슴을 기르는 울짱. 여기서는 망천 20경 중의 하나인 지명 왕유가 은거하던 곳

空山 : 속세의 기운이 없는 산. 공적한 산

人語響 : 사람의 말소리가 울려 들림

反景 : 반사된 햇빛, 석양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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