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신(腎) : 콩팥
생리학적(生理學的)으로 신장(腎臟)은 단순히 소변(小便)을 뽑아 내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으나 한의학(韓醫學)에서 신(腎)이라고 하는 것은 그 범위가 대단히 넓다. 대뇌하수체(大腦下髓體), 갑상선(甲狀腺), 부갑상선(副甲狀腺), 흉선(胸線), 부신(副腎), 생식선(生殖腺), 섭호선(攝護腺) 같은 것이 모두 신(腎)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넓은 의미로 신(腎)은 곧 생명(生命)의 원천(源泉)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원기(元氣)나 정력(精力) 같은 것은 모두 신(腎)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작용을 의미(意味)한다. 신(腎)을 충분히 이해하면 한의학(韓醫學)의 기초가 섰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우리가 사람의 생활을 영양(營養)과 생식(生殖)과 투쟁(鬪爭)이 한데 어우러져서 이루어지는 생명활동(生明活動)이라고 할 때, 영양을 맡는 것이 비(脾)이고, 투쟁(鬪爭)을 맡는 것이 간(肝)이라면, 생식(生殖)을 맡는 것은 신(腎)이라고 할 수 있다.
(가) 형상
① 신장이 둘이 있는데, 그 형상(形象)은 홍두(紅豆)가 서로 마주보며 어울린것 같고 척골(脊骨)의 근(筋)에 붙어 있는데, 기름덩어리에 싸여 있고 장정(藏精)을 위주한다‥‥내경(內徑)
② 신(腎)은 두개인데, 무게 즉 중량(重量)이 가각 아홉량(九兩)으로 합하면 한근두냥(一斤二兩)이니, 좌신(左腎)은 수(水)에 속하고 우신(右腎)은 화(火)에 속하며, 남(男)은 좌신(左腎)을 위주(爲主)하고 여(女)는 우신(右腎)을 위주(爲主)하는 것이다.
신(腎)의 형상(形象)이 홍두(紅豆)가 서로 마주보며 어울린것 같고, 환곡(環曲)하여 척골(脊骨)의 막중(膜中)에 붙어 있고 속은 희고 겉은 자색(紫色)이다.
양신(兩腎)의 이계(二系)가 상호(相互) 통해서 아래로 행(行)하고, 위로 심계(心系)와 통(通)해서 합일(合一)되어 이른바 "감북이남(坎北離南), 수화상감(水火相感)"이라는 것이다.‥‥의학입문(醫學入門)
신(腎)은 둘이다. 양신중(兩腎中)에서 좌(左)는 신(腎)이고 우(右)는 명문(命門)이다. ◎ 명문(命門)은 정장(正臟)이 아니며, 삼초(三焦)는 정부(正腑)가 아니다‥‥의학입문(醫學入門) |
(나) 위치(位置)
① 신(腎)이 제(臍), 즉 배꼽과 서로 대향(對向)하며 허리와 응하니 허리는 즉 신(腎)의 외후(外候)이다.
신(腎)이 열녀(烈女)처럼 전면(前面)에 나타나지 않고 후궁(後宮)에 있으면서 이매(二枚)로 되어 있다‥‥ 의방류취(醫方類聚)
② 경문(京門)의 두혈(穴)은 신(腎)의 막(膜)이니 허리에 붙어서 척계(脊季)와 늑하(肋下)의 한치팔푼(一寸八分)에 있고, 척(脊)의 십사추(十四椎) 밑에서 제(臍), 즉 배꼽과 상대해 있다. 이것이 신(腎)의 부위(部位)이다‥‥동인(銅人)
③ 명문(命門)의 계(系)는 즉 심포락(心包絡)이니 그 경맥(經脈)은 수궐음(手厥陰)이요, 부(腑)는 삼초(三焦)요 그 부위(部位)는 심하(心下)와 횡격막(橫膈膜)의 위에 있으며, 격막(膈膜)의 밑에 세로 비겨서 횡막(橫膜)과 함께 서로 붙어있고 그 곳에 황지(黃脂), 즉 노란 기름덩이가 여러 겹으로 싸고 있는 것이니 심장(心臟)이다. 그 황지(黃脂) 밖에는 가느다란 근막(筋膜)이 실오라기와 같이 심폐(心肺)와 서로 연(連)하여 포락(包絡)이 된다.‥‥ 의학입문(醫學入門)
(다) 기능(機能)
① 신장정(腎藏精)
신(腎)이 정(精)을 장(藏)한다는 말에는 두가지 의미(意味)를 포괄(包括)한다. 하나는 오장육부(五臟六腑)의 정(精)을 장(藏)하는 기능(機能)이고 다른 하나는 생식방면(生殖方面)의 정(精)을 장(藏)하는 기능(機能)이다.
오장육부(五臟六腑)의 정(精)은 생명활동(生明活動)에 필요한 기본적인 영양물질로서 수곡(收穀)에서 유래된다. 신(腎)은 이것을 저장(貯藏)하였다가 오장육부(五臟六腑)의 수요(需要)에 따라 수시로 공급(供給)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문(素問)의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에는‥‥"신(腎)은 수(水)를 관장(官掌)하며 오장육부(五臟六腑)의 정(精)을 받아 이를 저장(貯藏)한다."고 했다. 생식분야(生殖分也)의 정(精)은 남녀성교의 음액(陰液)으로서, 인류(人類)가 생육번식(生育繁殖)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다. 인신(人身)이 성숙(成熟)하면 자연적으로 정기가 충만(充滿)되어 생식작용(生殖作用)을 영위(營爲)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정(精)은 선천적인 신기(腎氣)가 후천적인 오장(五臟)의 정기(精氣)와 결합(結合)함으로써 전화(轉化) 및 생성(生成)되는 것으로, 신(腎)에 저장된다. 정(精)의 생성(生成), 저장(貯藏), 공급(供給)은 모두 신(腎)이 주관(主管)하는 것으로, 임상(臨床)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정(遺精), 조설정(早泄精) 또는 정액부족(精液不足), 불임(不姙), 음위(陰) 등의 병은 모두 신(腎)에 그 원인(原因)이 있다. 치료(治療)는 먼저 신(腎)의 치료(治療)부터 착수(着手)하여야 한다.
② 신주성장발육(腎主成長發育)
신기(腎氣)는 원기(原氣)로서 부모(父母)의 선천적(先天的)인 정기(精氣)을 이어 받은 것이다. 고로 신기(腎氣)는 임신기간 중에 태아의 성장발육을 촉진하는 기초가 된다.
출생후는 신기(腎氣)가 후천적(後天的)인 수곡정기(水穀精氣)의 보충(補充)을 받아 점차로 충실(充實)하여서 인신(人身)의 성장발육(成長發育)을 촉진하는 것이다.
「소문(素問)의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에‥‥
"여자(女子)는 일곱살에 이르면, 신기(腎氣)가 왕성(旺盛)해져 이, 즉 치아(齒牙)를 갈고 두발(頭髮), 즉 머리털이 길어진다. 십사세에 이르러 선천적(先天的)인 정기(精氣)가 비로소 그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하고, 임맥(任脈)이 통(通)하고, 태충맥(太衝脈)이 왕성해져 월사(月事), 즉 월경(月經)이 시작된다. 고로 자식을 잉태 할 수 있는 생식기능이 가능하여진다. 이십일세에서 신기(腎氣)는 성인(成人)의 정상상태(正常狀態)에 달하게 되므로 지치(智齒)가 생기고, 치아(齒牙)가 전부 생장(生長)가고, 사십구세가 되면 임맥(任脈)이 허(虛)해 지고 태충맥(太衝脈)은 점차로 쇠(衰)하고 선천적(先天的) 정기(精氣)가 쇠진(衰盡)하여져서 월경(月經)이 멎는다. 그래서 몸은 쇠(衰)해지고 자식도 잉태하지 못하게 된다.
남자(男子)는 팔세에 신기(腎氣)가 실(實)하여져 두발(頭髮)이 길어지고 이빨 즉 치아(齒牙)를 갈게된다. 십육세에 신기(腎氣)가 활발해지며 선천적(先天的) 정기(精氣)가 충만(充滿)하여지기 시작하고, 정액(精液)이 나오며 여자(女子)와 교합(交合)할 수 있게된다. 고로 능히 자식을 낳을 수 있는 생식기능(生殖機能)이 가능하여 진다. 이십사세에 신기(腎氣)는 정상상태(正常狀態)에 달하며 근골(筋骨) 즉 살과 뼈가 강견(强堅)하여 진다. 그러므로 지치(智齒)가 생기고 치아(齒牙)가 전부 생장(生長)하고, 사십세에 이르면 신기(腎氣) 쇠(衰)해저서 모발(毛髮), 즉 머리카락이 빠지고 치아(齒牙)가 시든다. 오십육세가 되면 간기(肝氣)가 쇠(衰)해져 근육(筋肉)을 움직일 수 없게되고, 선천적(先天的) 정기(精氣)는 쇠진(衰盡)해지고 정액(精液)은 감소(減少)된다. 신(腎)의 저장(貯藏)은 쇠(衰)해지고 신체(身體)가 쇠약(衰弱)하여지기 시작한다. 육십사세가 되면 치아(齒牙)와 두발(頭髮)이 빠진다. 이렇게 하여 오장(五臟)이 모두 쇠(衰)하여져서 근골(筋骨)이 이완(弛緩)되고 선천정기(先天精氣)는 다 쇠진(衰盡)하여진다. 때문에 두발(頭髮)과 수염(鬚髥)은 희고 신체가 무겁고 걸음걸이가 바르지 못하고 생식기능(生殖機能)도 없어진다고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 또 "년로(年老)하고도 아직도 생식기능이 있는 것은‥‥이는 천수(天壽)가 과도해서 기맥상통(氣脈相通)하여 신기과잉(腎氣過剩)한 탓이다."고 했다.
위의 글로 보아 선천정기가 이르는 것과 정의 생산, 그리고 인체전체의 생장발육과정은 모두 신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이로서 신(腎)이 선천(先天)의 근본(根本)이라고 한 의의가 명확해 졌다.
③ 신주명문화(腎主命門火)
"명문(命門)의 화(火)"를 상화(相火)라고도 칭(稱)한다. 명문(命門)은 "생지본(生之本)" 즉 "생명(生命)의 근본(根本)"이란 뜻이다. 상화(相火)란 심(心)이 군화(軍火)를 주관(主管)한다는데 대한 상대적인 이름, 즉 명칭(名稱)이다.
동시에 군화(軍火)를 돕는다는 의미(意味)도 내포(內包)하고 있다. 신(腎)은 수(水)를 주관(主管)하고 정(精)을 저장(貯藏)하며 또한 명문(命門)의 화(火)는 관장(官掌), 인신(人身)의 원음(元陰), 원양(元陽)의 기(氣) - 진음(眞陰), 진양(眞陽) 또는 신음(腎陰), 신양(腎陽)이라고도 한다. - 가 있는 곳인 바, 무릇 인체(人體)의 내장(內臟)의 기능(機能)과 성장발육(成長發育) 및 생육번식(生育繁殖)은 신수(腎水)와 명문화(命門火)의 구원(救援)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없다.
「경악전서(景岳全書)」에 기록되기를 "명문(命門)은 정혈(精血)의 해(海) 즉 바다이며, 비위(脾胃)는 수곡(收穀)의 해(海), 즉 바다로서 모두 오장육부(五臟六腑)의 근본이 된다.
또한 명문(命門)은 원기(元氣)의 근(根)이며, 수화(水火)가 깃들어 있는 곳이다. 오장(五臟)의 음기(陰氣)는 이에 의하지 않으면 자양(滋養)이 불가능(不可能)하고, 오장(五臟)의 양기(陽氣)는 이에 의하지 않으면 발(發)할 수 없다. 해서 비위(脾胃)는 중주(中州)의 토(土)이므로, 화(火)가 없으면 생(生)할 수 없다.
비위(脾胃)는 운화(運化)의 본(本)이기 때문에 후천적(後天的)인 기(氣)를 득(得)할 수 있고 명문(命門)은 화생(火生)의 근원(根原)인 만큼 선천(先天)의 기(氣)를 득(得)할 수 있다."고 하였다.
임상적(臨床的)으로 보이는 신음(腎陰)이 부족한 환자는, 간음(肝陰)의 부족도 일으켜 두운(頭暈), 현운(眩暈)등의 허양상항(虛陽上亢)의 증상(症狀)이 나타나고, 혹은 심음(心陰)의 부족도 일으켜 심번(心煩), 불면(不眠)등 심화상왕(心火上旺)의 증상(症狀)도 출현하게 되며, 심한 경우에는 폐음(肺陰) 부족을 일으켜 건해(乾咳), 해혈(咳血), 도한(盜汗) 등의 증상(症狀)이 나타난다. 또 신양(腎陽)이 부족한 환자는 흔히 비양(脾陽)의 부족을 일으켜 수양성설사(水陽性泄瀉), 계명설사(鷄鳴泄瀉) 즉 오경사(五更瀉) 등을 일으키고 혹은 심기허약(心氣虛弱)해져서 심계(心悸)가 출현하고, 심하면 폐기(肺氣)도 허약(虛弱)해져서 천식(喘息), 양허자한(陽虛自汗)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들을 치료하려면 반듯이 자신양음(滋腎陽陰) 하거나 보신장화(補腎壯火)하지 않으면 않된다. 이런 것들을 종합하여 보면 "명문(命門)은 오장육부(五臟六腑)의 본(本)" 명문(命門)은 "화생(火生)의 근원(根原)" 그리고 "만물(萬物)을 생(生)하게 하는 화(火)이다"라는 뜻을 이해할 수가 있다.
명문(命門)의 화(火)가 부족하면 성욕감퇴(性慾減退), 또는 음위(陰) 및 양위(陽)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에 반해 상화(相火)가 망동(妄動)을 하면 성욕항진(性慾亢進)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치료에 있어서는 앞의 것은 온보신양(溫補腎陽)하고, 뒤의 것은 장수제화(壯水制火)하여야 한다. 이런 것들은 신장(腎臟)의 명문화(命門火)가 생식기능(生殖機能)과 직접적인 관계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④ 신주골수(腎主骨髓) 및 통뇌(通腦)
골(骨)과 수(髓)의 생장발육(生長發育)은 모두 신장(腎臟)과 일정한 관계가 있다.
「소문(素問)의 음양응상대론(陰陽應象大論)」에 ‥‥"신(腎)은 골수(骨髓)를 생(生)한다."고 하였고,
「소문(素問)의 역조론(逆調論)」에는‥‥"신(腎)이 생(生)하지 않으면, 곧 수(髓)가 충만(充滿)하지 못하다."고 하였다.
또 골위병(骨病)은 「소문(素問)의 위론(論)」에 보면‥‥"신기(腎氣)의 열(熱)"에 의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왜냐하면 신장(腎臟)이 열(熱)을 받으면 신음(腎陰)이 손상(損傷) 또는 소모(消耗)되기 때문에 골(骨), 즉 뼈가 시들고, 수(髓)가 감소(減少)되는 결과가 되며, 요척(腰脊)의 운동불능((運動不能)과 하지마비(下脂麻痺)가 되어 직립불능((直立不能)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것들은 모두 신(腎)과 골수(骨髓)와의 관계를 설명하여 주고 있다. 또 수(髓)의 회합(會合)은 뇌(腦)이다.
고로「영추(靈樞)의 해론(海論)」에는 ‥‥"뇌(腦)는 수(髓)의 해(海), 즉 바다."라고 했다. 「소문(素問)의 오장생성론(五臟生成論)」에는 ‥‥"여러 수(髓)는 모두 뇌(腦)에 속(屬)한다."고 했다.
뇌(腦)는 여러 수(髓)의 회합(會合)이며, 수(髓)도 또한 신정(腎精)의 변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신장(腎臟)은 단순히 오장육부(五臟六腑)의 근본(根本)일 뿐 아니라, 골수(骨髓)와 뇌(腦)의 기능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소문(素問)의 영란비전론(靈欄秘典論)」에‥‥"신(腎)은 작강지관(作强之官)으로 기교(技巧)를 출(出)한다."고 했다. 이것은 신기(腎氣)가 활발하면 정력(精力)이 충만해져서 노동이 경쾌하여지고 명랑하여지며, 동시에 두뇌도 치밀(緻密) 명민(明敏)해진다.
반면에 신기(腎氣)가 부족(不足)하면 요중(腰重), 요산(腰疝), 골통(骨痛) 및 지체무력(脂體無力)하고 항상 건망(健忘), 불면(不眠), 두운(頭暈), 이명(耳鳴) 등의 증상이 수반된다. 이들의 치료는 보신(補身)과 익정(益精)이다. 신기(腎氣)가 회복되면 상기 모든 증상은 자연히 치유된다.
⑤ 신개규우이(腎開竅于耳)
신(腎)은 상부(上部)에서는 이(耳), 즉 귀로 개규(開竅)한다.
「영추(靈樞)의 맥도편(脈度篇)」에‥‥"기(氣)는 이(耳)에 통(通)하고, 신(腎)이 화(和)하면 오음(五音)을 들을 수 있다."고 한것은 이것을 증명하여주고 있다.
임상(臨床)에 있어서 신허(腎虛)의 환자는 흔히 이명(耳鳴) 등의 현상을 수반하며, 심한 것은 이농(耳聾)이 되는데 이런 것의 치료는 보신(補身)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즉 신(腎)과 이(耳)의 관계를 설명한 것이다.
⑥ 신지화재발(腎之華在髮)
신기(腎氣)의 성쇠(盛衰)는 모발(毛髮)과도 직접 관계가 있다. 신기(腎氣)가 왕성(旺盛)하면 모발(毛髮)이 흑윤광택(黑潤光澤)하나, 쇠(衰)하면 광택(光澤)을 잃고 백발(白髮)이 되며, 탈모(脫毛)가 된다.
⑦ 신주수습(腎主水濕), 신개규이음(腎開竅二陰)
신(腎)은 하부(下部)에서 이음(二陰)에 개규(開竅), 즉 열린다. 이음(二陰)은 전음(前陰) 즉 요도(尿道), 후음(候陰) 즉 항문(肛門)을 말한다. 이음(二陰)에 개규(開竅)한다는 것은 주로 신(腎)과 대소변(大小便)의 관계를 가르킨 것이다. 왜냐하면 신(腎)은 수(水)의 장(臟)이며, 그것이 전신(全身)의 수습(水濕)을 관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능이 잘 관리되는 것은 명문화(命門火)의 기화작용(氣化作用)과도 관계가 있다. 따라서 신수(腎水), 신화(腎火)의 양자(兩者)가 서로 돕기만 하면 전신(全身)의 수습이 각기의 길을 통하여 잘 분포되고 배설된다. 그리고 또 다른 일면에서는 신기(腎氣)가 평형을 잃으면 기(氣)가 수습(水濕)을 변화시키지 못하며, 또는 수습이 정체되어 소변불리(小便不利), 부종(浮腫) 및 수종(水腫) 등을 일으킨다.
「소문(素問)의 수열혈론(水熱穴論)」에 ‥‥"신(腎)은 위(胃)의 관문(關門)이다. 관문(關門)이 통하지 않으면 수습(水濕)을 모아서 체내에 저류(貯留)한다. 상하(上下)가 모두 피부(皮膚)에 넘쳐흐르기 때문에 부종(浮腫)이 된다. 부종(浮腫)이란 수(水)가 축적(蓄積)되어 생기는 병(病)이다."라고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신기(腎氣)가 평형을 상실함으로써 일어나게 된 수종병(水腫病)은 항상 신음(腎陰), 신양(腎陽)을 보익(補益)하는 방법을 써야 치유가 된다.
(라) 신(腎)이 주관(主管)하는 시일(時日)
신(腎)은 동(冬), 즉 겨울을 주관(主管)하니, 족태음(足太陰), 족태양(足太陽)을 주치(主治)하고 기일(其日)은 임계(壬癸)이다. 북방(北方)이 한(寒)을 생(生)하고 한(寒)이 수(水)를 생하며 수(水)가 함(鹹)이 신(腎)을 생(生)한다. 신(腎)은 음중(陰中)의 소음(少陰)이 되니, 동기(冬氣), 즉 겨울과 통(通)한다‥‥내경(內徑)
(마) 신(腎)에 관련(關聯)있는 물류(物類)
신(腎)이 ‥‥‥
천(天), 즉 하늘에서는 한(寒)이 되며,
지(地), 즉 땅에서는 수(水)가 되며,
괘(卦)에서는 감(坎), 즉 북(北)이요.
체(體)에서는 골(骨)이며,
장(臟)에서는 신(腎)이요.
색(色)에서는 흑(黑)이며,
음(音)에서는 우(羽)요.
성(聲)에서는 신(呻)이며,
변동(變動)에서는 율(慄)이요.
규(竅)에서는 이(耳)요.
미(味)에서는 함(鹹)이요,
지(志)에서는 공(恐)이요.
맥(脈)은 족소음(足少陰)이요.
액(液)은 타(唾), 즉 침이요,
영(榮)은 발(髮), 즉 머리카락이요.
취(臭)는 부(腐)이며,
수(髓)는 육(六)이요.
곡(穀)은 두(豆), 즉 콩이요,
축(畜)은 시(豕), 즉 돼지요.
충(蟲)은 린(鱗)이며,
과(果)는 율(栗), 즉 밤이요.
채(菜)는 곽(藿)이며,
경(經)은 수태음(手太陰)이 된다‥‥ 내경(內徑)
(바) 신(腎)의 대소(大小)의 경우
신(腎)은 밖을 주관(主管)하며 청(聽), 즉 듣는 것을 맡는다. 이(耳), 즉 귀의 호악(好惡)을 보아서 그 성(性)을 알 수 있다.
흑색(黑色)에 주름살이 적으면 신(腎)이 작고,
주름살이 굵으면 신(腎)이 크며,
귀가 높이 있으면 신(腎)이 높이 있고,
귀 뒤가 함(陷)하면 신(腎)이 내려 붙어 있고,
귀가 견고하면 신(腎)이 견고(堅固)하며,
귀가 얇고 견고(堅固)하지 않으면 신(腎)이 취약(脆弱)하고,
귀가 앞으로 아거(牙車)에 붙으면 신(腎)이 안정하고,
귀가 편고(偏高)하면 신(腎)이 편경(偏傾)한다.
신(腎)이 작으면 장(臟)이 편하여 상(傷)하지 않고,
신(腎)이 크면 요통(腰痛)이 자주오며 사(邪)에 상(傷)하기 쉽고,
신(腎)이 높으면 배(背), 즉 등과 척추(脊椎)가 아파서 면앙(免仰), 즉 구부리고 우러러 보기 가 큰 곤란하고,
신(腎)이 내려 붙으면 허리와 궁둥이가 아프고 호산증(狐疝症)에 걸리기 쉽고,
신(腎)이 견고(堅固)하면 요배통(腰背通)에 걸리지 않고,
신(腎)이 약(弱)하면 소단(消)을 잘 하고,
신(腎)이 단정(端正)하면 화리(和利)하여 상(傷)하지 않고,
신(腎)이 편경(偏傾)하면 요고통(腰尻痛), 즉 허리와 공무니가 아파서 고생한다.‥‥영추(靈樞)
10. 방광(膀胱) :오줌통
방광(膀胱)은 신장(腎臟)에서 보내는 소변(小便)을 몸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임무다. 한의학에서도 방광(膀胱)의 임무는 소변(小便) 배설(排泄) 외에 별로 말한 곳이 없으나 다만 경락상으로 볼 때는 방광(膀胱)경락이 온몸의 거의 반을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독맥(督脈)을 따라서 후(後) 반신(半身)을 덮었고 그 경혈 중에는 폐유(肺兪), 심유(心兪), 독유(督兪), 격유(膈兪), 담유(膽兪), 비유(脾兪), 간유(肝兪), 위유(胃兪), 삼초유(三焦兪), 신유(腎兪), 대장유(大腸兪), 소장유(小腸兪), 방광유(膀胱兪) 등의 혈(穴)이 있고, 모든 양경락(陽經絡)을 통제(統制)하다시피 되어 있다.
가) 형상(形象)
방광(膀胱)은 허(虛) 즉 비어있는 것인데 물을 받아서 진액(津液)의 부(腑)가 된다.
상구(上口)는 있고 하구(下口)는 없으며, 기해(氣海)의 기(氣)를 얻어서 시화(施化)하면 대변(大便)이 설사(泄瀉)하고 소변(小便)의 양(量)이 많아지며, 기해(氣海)의 기(氣)를 사(瀉)하여 부족(不足)하면 비삽(泌澁)해서 불통(不通)한다.
상구(上口)의 광(廣), 즉 넓이는 두치반(二寸半)이요, 중광(中廣)이 아홉치(九寸)인데 뇨(尿), 즉 오줌을 구승구홉(九升九合)을 담고 중량(重量)이 구량이수(九兩二銖)이다.‥‥난경(難經)
(나) 위치(位置)
① 방광(膀胱)은 소복(小腹)안에 있다.‥‥영추(靈樞)
② 제하(臍下)의 네치(四寸)에 있는 중극혈(中極穴)이 방광(膀胱)의 막(膜)이 된다. 배(背), 즉 등에 있어서는 방광유(膀胱兪)가 척(脊)의 제십구추하(第十九椎下)의 양방(兩方)에 있다. 이것이 방광(膀胱)의 위치(位置)이다.‥‥동인(銅人)
(다) 기능(機能)
방광(膀胱)은 진액(津液)을 저장(貯藏)하는 것을 주관(主管)한다. "수액(水液)이 소장(小腸)으로부터 분비(分泌)되어 즙(汁)이 되어서 방광(膀胱) 속으로 들어가면 포기(胞氣)가 뇨(尿)를 만들어 배설(排泄)시킨다."고 「내경(內徑)에 기록되어 있으며,
또「소문(素問)의 영란비전론(靈欄秘典論)」에‥‥"방광(膀胱)은 주도(州都)의 관(官)이며, 진액(津液)을 저장(貯藏)한다."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진액(津液)이란 인체(人體)의 소변(小便)을 가리킨 것이다.
수곡(收穀)은 비위(脾胃)의 작용(作用)에 의하여 진액(津液)으로 변하여 전신(全身)에 수송(輸送)되는데 인체(人體)는 필요한 양만을 흡수(吸收)하고 나머지는 모두 체외(體外)로 배설(排泄)한다. 이 여분의 진액(津液)은 그 일부분이 한(汗), 즉 땀으로 배설(排泄)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삼초(三焦)의 수도(水道)를 거쳐서 방광(膀胱)으로 보내져 소변(小便)이 된다.
그래서 「소씨병원(巢氏病源)」에는‥‥"소변(小便)은 수액(水液)의 여분(餘分)이다."라고 지적하였다. 따라서 진액(津液), 소변(小便), 한(汗)의 삼자(三者)는 서로 소장만결(消長滿缺)하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만약 소변(小便)이 지나치게 많이 배설(排泄)되면 체내의 진액(津液)은 필연적으로 감소(減少)되고, 또 과다한 땀, 즉 한(汗), 또 심한 구토(嘔吐)와 설사(泄瀉)등으로 진액(津液)이 많이 손실(損失)되면 소변량(小便量)이 감소(減少)되어 전무(全無)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더운 하절(夏節)에는 땀이 많고 소변(小便)이 적으며, 추운 동절(冬節)에는 소변(小便)이 많고 땀이 감소(減少)된다. 이러한 현상은 모두 "진액(津液)을 장(藏)한다."는 설(說)을 입증(立證)하고 있다.
(라) 방광(膀胱)과 신(腎)의 관계(關係)
방광(膀胱)과 신(腎)의 관계(關係)는 경맥면(經脈面)에서는 족태양(足太陽) 경이 방광(膀胱)에 속(屬)하고 신(腎)에 락요(絡繞)하며, 족소음(足少陰) 경은 신(腎)에 속(屬)하고 방광(膀胱)에 락요(絡繞)되기 때문에 양자(兩者)는 표리관계(表裏關係)를 이루고 있다.
「영추(靈樞)의 본수편(本輸篇)」에‥‥"신(腎)은 방광(膀胱)과 합(合)한다. 방광(膀胱)은 진액(津液)의 부(腑)이다."라고 했다. 생리면(生理面)에 있어서 진액(津液)이 소변(小便)으로 바귀는 것은 신(腎)의 기화작용(氣化作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소문(素問)의 영란비전론(靈欄秘典論)에‥‥"방광(膀胱)은 주도(州都)의 관(官)이며, 진액(津液)은 여기에 저장(貯藏)되고, 기화(氣化)되면 곧 배출(排出)한다."고 하였다.
임상적(臨床的)으로 보면 소변실금(小便失禁), 또는 소변불통(小便不通)은 주로 방광(膀胱) 기능(機能)의 이상이 있기 때문이지만, 신기(腎氣)가 허핍(虛乏)하던가 명문화(命門火)가 부족하여도 동일한 증상이 나타난다. 때문에 이런 종류의 증상에 대한 치료는 신기(腎氣)를 증가(增加)시키고, 명문화(命門火)를 보강시키는 것부터 착수(着手)하여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