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 모두 청학동이다
내가 걷는 백두대간 27
- 이성부 -
청학동이라는 데가 정말 이곳인지
저 건너 등성이 너머 악양골인지
최고운이 사라진 뒤 청학 한 마리
맴돌다 가버렸다는 불일폭포 언저리인지
피밭골 계곡인지 세석고원인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다
옛 사람들이 점지해놓은 청학동 저마다 달라도
내가 걸어 찾아가는 곳마다 숨어살 만한 곳
그러므로 모두 청학동이다
혼자 가는 산길
거치적거리는 것 없어 편안하고
외로움은 따라와서 나를 더욱 살갑게 한다
내 눈에 뛰어드는 우리나라
안개 걷힌 산골짜기 모두 청학동이어서
발길 머물고 그냥 살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