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구(緘口)
오래 산에 다니다 보니
높이올라 먼 데를 바라보는 일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오래 높은데 오르다 보니
나는 자꾸 낮은데만 들여다보고
내가 더 낮게 겸허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산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매사를 깊고 넓게 생각하며
낮은 데로만 흐르는 물처럼
맑게 살아라 하고 산이 가르쳤습니다
비 바람 눈보라를 산에서 만나면
그것을 뚫고 나아가는 것이 내 버릇이었는데
어느사이 그것들을 피해 내려오거나
잠잠해지기를 기다려 올라갈 때가 많았습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낮은 데가 더 잘 보이고
내가 더 고요해 진다는 것을 갈수록 알았습니다
나도 한마리 미물에 지나지 않으므로
입을 다물어 나의 고요함도 산에 보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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