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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길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3. 10. 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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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길

 

              - 이성부 -

 

 

 

새 것은 어느 사이 헌 것이 되어버린다

슬그머니 바래지거나 꼴불견이 된다

소위 새로운 시라는 것도 흐지부지

안개 속에 황사 바람 속에 떠돌다가

다음날 아침의 명징! 온데간데가 없다

그러므로 이것은 소통이 아니다

나는 사십 년 전에 읽은 시가 지금 너무 새로와

몸이 떨린다 산에 들어가는 것처럼

새로운 길은 다음 사람들이 그 길로

더 많이 다녀야 비로소 길이다

닳고 닳아야 사그라지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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