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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법문

글모음(writings)/토막이야기

by 굴재사람 2013. 6. 1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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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법문

 

 

만암스님이 자세히 살펴보니 국참봉 안색이며 몰골이 전보다 훨씬 수척해진 것 같았다.

"참봉어른, 소승 법문 한자락 들으시렵니까?"

"아 그야 듣다마다겠습니까? 어서 말씀을 해주시지요."

"장터에서 방물장수가 팔고 다니는 고무줄을 보셨소이까?"

"고무줄이라니,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그 고무줄 말씀이오?"

"예, 그 고무줄이 늘어나기만 하고 줄어들지를 아니하면 소용이 있겠소이까?"

"그, 그야 소용이 없겠습지요."

"허면, 졸아들기만 하고 늘어나지는 아니하면요?"

"그, 그것도 소용이 없겠습지요.... 아니 헌데 왜 그걸 나한테 묻는 게요?"

"세상만사 이치와 도리가 다 고무줄과 같은 것입니다."

"재물이날, 모으기만 하고 쓰지 않으면 고무줄이 늘어날 줄만 알았지 졸아들지를 아니하는

격이요, 또 재물을 쓰기만 하고 벌어들이지 아니하면 고무줄이 늘어날 줄 모르는 것과 같다는

말씀이지요,"

 

- 윤청광의 <고승열전 16 만암큰스님. 마지막 입는 옷엔 주머니가 없네>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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