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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가 보리(菩提·지혜)다

글모음(writings)/토막이야기

by 굴재사람 2013. 9. 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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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가 보리(菩提·지혜)다

 

 

고타마 싯다르타(부처)는 출생 1주일 만에 어머니를 잃었죠.

이모가 그를 키웠습니다.

 

신약성경에는 예수가 동정녀 마리아로부터 태어났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목수였던 요셉은 그의 친아버지가 아니었죠.

당시 유대인의 관습은 처녀의 몸으로 아이를 낳은 여자는 돌로 때려 죽이기도 했습니다.

예수가 살았던 나자렛의 동네사람들 누구도 ‘예수는 동정녀의 아들’

혹은 ‘예수는 하나님(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믿진 않았겠죠.

 

공자의 아버지 공흘은 노나라 하급 무관이었습니다.

아내와 자식이 있었죠. 딸은 많았으나 아들은 하나였죠. 그 아들이 너무 부실했답니다.

혼란한 춘추전국 시대에 대가 끊길까봐 우려하던 70세의 공흘은 16세 처녀 안징재를 맞아들였죠.

나이 차이만 54세였습니다. 그리고 공자를 낳았죠.

공자가 세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스물네 살 때는 홀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는 유복자였습니다.

그가 태어나기 몇 주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죠. 여섯 살 때는 어머니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양친을 잃은 무함마드는 할아버지 집으로 갔습니다. 여덟 살 때 할아버지도 돌아가셨죠.

그래서 숙부의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는 상인이었던 숙부를 따라 험난한 사막을 횡단하곤 했죠.

 

핵심은 이들이 가졌던 ‘고통과 번뇌’라는 덩어리입니다.

왜냐고요? 그 덩어리는 ‘삶의 중요한 재료’이기 때문이죠.

번뇌의 덩어리는 엉킨 실뭉치입니다.

그걸 한올씩 한올씩 풀면서 우리는 이치를 터득하는 겁니다.

나와 상대, 세상과 우주에 대한 이치 말이죠. 그 과정에서 지혜가 성장하는 겁니다.

그런 지혜의 힘이 쌓이고 쌓여서 우리의 삶을 자유롭게 만들죠.

번뇌를 통해 나를 밝히고, 고통을 통해 나를 밝힌다고.

그렇게 밝히고, 밝히고, 밝혀가다가 내 안이 ‘확!’ 밝아지는 거라고.

각 종교의 창시자들도 그렇게 내 안을 밝혔던 이들입니다.

결국 번뇌가 우리를 성장케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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