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밥상
때가 지나도 밥상이 들지 않아
배고픔을 못 견딘 공자가 문구멍으로 부엌을 훔쳐봤다.
그때 마침 안희가 솥뚜껑을 열어 놓고
밥을 한 움큼 집어 자기 입에 넣는 중이었다.
그 모습을 본 공자는 충격을 받았다.
'안희는 평소에 내가 밥을 다 먹은 후에 자기도 먹었고
내가 먹지 않은 음식에는 수저도 대지 않았는데...
내 눈앞에서의 모습은 거짓이었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공자 앞에 안희가 밥상을 차려 왔다.
공자는 바로 나무랄까 하다가 훔쳐 본 자기의 체면도 있고 하여 둘러서 말했다.
"안희야. 흉년이 들어 쌀이 귀할 때 밥이 생기면
먼저 조상께 제를 올리라는 말이 있지 않더냐?"
공자는 제사 음식은 누구도 미리 입을 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안희도 알고 있으니 스스로 뉘우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스승님 이 밥으로는 제를 올릴 수 없습니다."
"왜 그런가?"
"이 밥은 깨끗하지가 않습니다.
조금 전 솥뚜껑을 열었을 때 천장의 거미줄이 내려앉았습니다.
밥을 다 버릴 수도 없고 하여 제가 그 부분을 들어내 먹었습니다."
공자는 심히 양심의 가책을 받았다.
마치 돌을 씹듯 밥을 먹고 난 공자가 제자들을 불러놓고 말했다.
"나는 예전에 나의 머리를 믿었다.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나의 눈을 믿었다.
이제는 눈도 믿을 수가 없구나. 사람은 모름지기 보이는 대로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쉽게 판단을 내리지 않아야 실수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 여씨춘추(呂氏春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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