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스승, 상종의 책 이야기
노자가 스승인 상종이 곧 임종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니 그는 베개 밑에서 한 권의 책을 꺼냈다.
모든 사람들이 그 책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상종은 그 책을 지금껏 아무한테도 보여주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아무도 없을 때에도 문을 닫고 혼자 그 책을 보는가 하면
어디 외출을 할 때는 반드시 문을 잠그고 다녀서 아무도 그 책을 보지 못하게 했다.
그런 책을 임종 직전에 꺼내 놓은 상종이 노자에게 말했다.
"이 책을 소중하게 간직해라.
이 책 속에는 그동안 내가 가르쳤던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
이 책은 내 스승이 내게 주었던 것이다.
이제는 내가 너에게 주니 너도 나중에 그렇게 해라."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자가 책을 펴보니 아무것도 없는 빈 책이었다.
혹시나 싶어 이리저리 뒤져봐도 글이나 그림 한 장이 없는 빈 책이었다.
황당해 하고 있는 노자에게 상종이 입을 열었다.
"없는 그것이 전부야.
책장을 넘길 때마다 네 마음을 비우고 없애거라.
그러다 보면 없는 거기에서 뭐가 생겨나게 될 게야."
*노자의 무(無)나 허(虛)의 사상은 다 이 빈 책에서 나왔다고 전해진다.
- 윤성지의 <노자병법>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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