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섹스중독자들, 치료해도 재발 잘 되는 이유는?
해외 유명 스타들이 연이어 섹스중독 스캔들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35)는 불륜 파문 이후 아내의 요구에 따라 미국 미시시피주의 한 재활센터에서 섹스중독 치료를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음란물 공연 관람을 해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헐리우드 배우 산드라 블록(45)의 남편 제시 제임스(41) 역시 지난 3월 외도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달 간 섹스중독 치료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들 부부는 최근 이혼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부와 명예를 모두 갖추고, 남들이 시기 질투할 만큼의 빼어난 미모의 아내까지 곁에 두고 있는 그들이 호스티스 바를 전전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섹스중독증은 섹스에 대한 집착이 지나쳐 일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해질 정도의 강렬한 섹스 충동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섹스중독증에 걸린 사람들은 습관적인 자위행위, 잦은 불륜, 변태적이거나 잔인한 성행위, 지나친 장시간의 성관계, 관음증·노출증, 매춘 여성들과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성관계를 즐기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들을 한다고 해도 만족감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 섹스중독자들은 파트너와의 아무런 감정적인 교류 없이, 단순히 기계적인 섹스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섹스중독은 중독자 개인을 육체적·정신적으로 피폐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삶과 인간관계마저 모두 잃게 한다. 또 심할 경우에는 음란 장난전화나 성희롱, 강간과 같은 범죄까지 저지르게 만든다.
섹스중독자들은 스스로가 섹스중독 상태임을 인식할 수 있으며 그러한 사실에 수치스러움도 느낀다. 또, 섹스중독의 결과가 자신의 인생에 얼마만큼의 치명적인 오점을 남길지 역시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섹스중독자들은 그러한 사실을 부인하거나 정당화하려고 할 뿐 이를 통제하지는 못한다.
◆ 섹스에 중독되는 이유
섹스중독은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리학계에서는 조울증이나 우울증과 같은 개인이 겪고 있는 심리적인 장애나 유년 시절에 받은 성적 학대의 트라우마가 성에 대한 왜곡된 관념을 만들어내고, 이것이 과잉 성충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의학계에서는 뇌에서 교감 신경계의 신경 전달 작용을 담당하는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이나 세로토닌(serotonin), 도파민(dopamine) 등의 호르몬 작용의 불균형으로 인해 섹스중독이 발병할 수 있다고 본다.
◆ 왜 재발 잘되나
섹스중독증은 끊게 되면 금단증세가 나타나는 등 다른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중독, 게임중독과 매우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섹스중독증은 다른 중독증에 비하여 재발율이 높고 완치가 어렵다. 왜 그럴까?
다른 중독증의 경우에는 중독의 원인이 되는 알코올이나 마약, 게임 등을 끊으면 치료가 쉽게 가능하다. 왜냐하면 그러한 것들을 굳이 하지 않고 살아가더라도 삶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섹스는 하고 안하고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이 잠을 자고 밥을 먹어야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인간에게 있어 성욕은 자연스러운 욕구이기 때문이다. 섹스 중독증의 치료가 다른 중독증보다 치료하기 힘들고 재발이 쉬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 중독사실 받아들이는 것이 치료 시작
섹스중독자들은 스스로 섹스중독자임을 부인하거나 정당화하려고 하기 때문에 진짜 치료는 그들 스스로가 섹스중독자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시작될 수 있다. 대부분의 섹스중독자들은 섹스중독으로 인해 그들의 일자리를 잃게 되거나 결혼 생활이 파경에 이르렀을 때, 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을 때에 충격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섹스중독치료는 건강한 성생활에 대해 배우게 하는 교육치료나 개인 상담치료, 우울증 치료제인 프로작(Prozac)과 항우울제의 일종인 아나프라닐(Anafranil)을 이용한 약물치료, 가족 상담치료가 복합적으로 병행되어 이루어진다.
/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