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결혼식을 끝내고 서울 외곽 5성급 호텔 럭셔리 룸에 신부를 버려두고, 강남 유흥가에서 친구들과 총각파티를 즐기던 한 남자가 신부 측의 이혼소송 제기로 법정에 섰다. 결혼의 순결성을 무시하고 접대부와의 성적 유희에 몰입하는 신랑의 사고방식과 결혼의 바른 인식 부재에 경악했던 이혼사건이었는데, 그 남자는 지금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신혼 초야를 마음속으로 그리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신랑의 귀가를 기다리는 신부를 의식하지 않고 호스티스와 춤추고 그런 다음 섹스를 했다는 신랑의 고백은 자못 충격적이었다. 정신병자 수준의 썩은 영혼의 소유자가 아니었나 판단된다.
자녀의 결혼을 추진함에 있어서 사윗감이 정신병의 소질이 잠재되어 있음에도 단지 고소득의 좋은 직장을 가졌다고 하면 다른 부분은 살펴보지 않고 ‘오케이’하는 경우가 있는데, 좀 더 신중하게 관찰한 후 결혼할 것을 권하고 싶다. 그러나 앞으로 결혼에 필요한 정보를 유전자 검사로 간단히(?) 파악하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 것 같다.
정절을 지킬 사람인가, 반대로 플레이보이인가를 판가름하는 유전자 분석 방법이 학계에서 제시된 것이다. 미국 애틀랜타의 에머리 대학 라리 영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999년 ‘정절의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함으로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사실은 처음 동물실험을 통해 분명하게 규명됐다.
즉 일반적으로 쥐라는 동물은 짝짓기 상대가 자주 바뀌는 극도로 문란한 성행동을 기반으로 종족을 번식해가는 설치류 동물이다. 쥐의 놀라운 번식력은 현재 지구상에 가장 많은 개체 수가 서식하게 만든 원동력이다. 그런 서공들 가운데서도 간혹 일부일처를 준수하는 얌전한 족속이 별도로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난혼(亂婚) 성향이었던 쥐에게 정절의 유전자를 주입하면, 그 즉시 일부일처적 성행동을 취해 얌전한 쥐가 된다는 학자들의 실험 보고가 발표됐다.‘네이처’지에 따르면 다른 종에 비해 체구가 작은 밭쥐는 여타 야생의 쥐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탓으로 유전자 역시 크게 다른데 초원의 밭쥐는 동료에 대해 매우 정중하고 결혼 역시 일자일웅(一雌一雄)의 관계로서 평생을 동행하는 등 착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산악지방의 밭쥐는 품행이 어지럽고, 난잡하다. 초원과 산악지대 두 종류의 밭쥐에서는 호르몬의 일종인 바소프레신(vasopressin·혈관축소제) 작용에 민감성을 나타내는 뇌의 지배영역에서 상호 간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바소프레신의 상품적 가치가 인정되면 곧 시판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렇게 간단히 인간의 품성을 개조할 수 있다면 부부생활의 어려움도 머지않아 사라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