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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황매산(陜川 黃梅山)

라이프(life)/풍수지리

by 굴재사람 2009. 3. 1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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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합천 황매산(陜川 黃梅山)

 

 

가을철은 보약(補藥)을 먹는 계절이기도 하다.

우리 조상들은 여름에 땀으로 빠진 원기를 이때 보충하였다.

남자들 보약의 대표선수는 6가지 약재가 들어간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이고,

여자들 보약은 4가지 약재가 들어간 사물탕(四物湯)이다.

육미탕은 신장의 수기(水氣)를 보하고, 사물탕은 피를 보충해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육미’나 ‘사물’보다도 한 차원 높은 보약이 있으니,

그것은 명산의 기운을 섭취하는 일이다.

바위가 많고, 물이 풍부하면 명산이다.

이런 산을 5~6시간 등산하고 나면 적어도 3~4일은 온몸에 개운한 기운이 유지된다.


합천(陜川)에 있는 황매산(黃梅山)을 지난주에 올라가 보았다.

산이 그렇게 높지 않아서 등산하기에 적당하고, 바위들이 많아서 산의 기운이 다부진데다가,

산자락에는 폐사지의 미학을 간직하고 있는 영암사지(靈巖寺址)가 볼만하다.

황매산 정상의 가운데에는 3개의 둥그런 암봉이 사이좋게 솟아 있다.

이 3개의 봉우리를 보고 옛날 도인들은 합천에서 3명의 인물이 나온다는 예언을 하였다.


그 첫 번째 인물이 무학대사(無學大師)이다.

이성계를 도와 조선조 창업의 기초를 다진 인물이다.

무학대사의 탄생지는 합천군 대병면 성리이다.

두 번째 인물은 남명(南冥) 조식(曺植)이다.

남명은 ‘칼 찬 선비’로 알려져 있다.

정인홍, 곽재우를 비롯한 남명의 제자들이 임진왜란 때에 경상우도와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을 지켰다.

남명이 태어난 탯자리는 외갓집이었던 삼가면 외토리(外吐里)였고,

성장한 집은 삼가면 하판리(下板里)였다.

남명이 태어난 외토리 집터를 보니 안산(案山)이 바로 코앞에 자리 잡고 있어서

기운이 압력 밥솥처럼 빠져나가지 않고 뭉쳐 있는 터이다.

대개 이런 터가 발복(發福)이 빠르다.

남명이 제자들을 가르치고, 학문을 연마한 뇌룡정(雷龍亭)도 결국에는 황매산 자락이라고 보아야 한다.


‘뇌룡’은 ‘연묵이뇌성(淵默而雷聲) 시거이용현(尸居而龍見)’에서 따온 말이다.

‘깊은 연못처럼 고요히 침잠해 있다가 때가 되면 천둥처럼 세상을 울리고,

시체처럼 가만히 있다가 때가 되면 용처럼 신묘한 조화를 나타낸다’는 뜻이다.

황매산의 정기를 받은 세 번째 인물은 아직 출현하지 않았다고 하니 기다려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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