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이 사생관(死生觀)이다.
사생관은 문화권에 따라 각기 다르다.
우리 선조들은 사람이 죽으면 혼(魂)과 백(魄)으로 분리된다고 생각하였다.
부정모혈(父精母血)이 만나는 시점, 즉 어머니 뱃속으로 입태(入胎)가 될 때 백(魄)이 들어온다고 여겼다.
태몽 꿈을 주로 이때 꾼다.
혼(魂)은 출태(出胎)가 되는 시점, 즉 탯줄을 자르는 그 순간에 들어온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혼과 백이 뭉쳐서 있다가, 죽기 며칠 전에 혼이 먼저 빠져 나간다.
옛날 어른들은 이를 ‘혼불’이 나간다고 표현하였다.
남자 혼불은 올챙이처럼 꼬리가 있고, 여자 혼불은 남자 혼불에 비해 작으면서 꼬리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백은 어떻게 되는가.
이 백은 나가지 않고 사람의 뼈에 남아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뼈대’를 중시하였다.
이 뼈를 명당에 묻으면 망자(亡者)의 백도 즐거워하고,
그 후손에게도 여러 가지로 이롭다고 본 것이 풍수사상이다.
풍수는 매장을 전제로 한다.
좋은 장소에 매장을 하면 대개 열흘 이내에 후손들이 길몽을 꾼다.
반대로 물이 나거나 좋지 않은 곳에 매장을 하면 안 좋은 꿈이 있다.
이 꿈은 백(魄)의 작용이다.
뼈에 남아 있는 백(魄)이 조상과 후손을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한다고 여겼다.
뼈는 망자와 후손을 연결해주는 휴대폰과 같다고나 할까.
그렇다면 화장(火葬)을 하면 어떻게 되는가?
화장은 뼈를 불에 태우는 방법이다.
뼈를 불에 태우면 뼈에 붙어 있는 망자의 백도 같이 사라진다고 여겼다.
뼈를 불에 태우면 망자와 후손을 연결하는 휴대폰도 같이 사라지는 셈이다.
연락두절이 된다는 말이다.
골치 아픈 전화는 받지 않는 게 상책이다.
따라서 화장을 하면 무해무득(無害無得)이다. 해도 없고, 득도 없다.
매장을 해서 명당에 모시면 좋지만, 좋지 않은 곳에 유해를 모실 경우에는 오히려 해가 더 많다.
물이 나오는 곳에 유해를 매장하면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요즘은 명당 구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더군다나 산 사람이 거주할 땅도 부족하지 않은가.
그럴 바에는 차라리 ‘무해무득’한 화장이 좋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화장터 부지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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