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자세히 관찰하면 모든 것이 음과 양으로 구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늘과 땅, 밤과 낮, 남자와 여자, 오르막과 내리막, 삶과 죽음, 자석의 S극과 N극, 전자의 양이온과 음이온, 여당과 야당 등 우주의 모든 현상이 음양으로 되어 있다는 것은 자연 현상이다. 흔히 음양오행(陰陽五行)하면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매우 간단한 이치다. 쉽게 생각하면 된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음양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상대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남자와 여자에서 여자는 음이지만 어머니와 아이에서 어머니는 양이고 아이는 음이다. 음양은 반대의 개념으로 대립적이지만 서로 합쳐야 생성이 가능하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마주보면서 끌어안고 부부관계를 해야 자식이 태어난다. 이처럼 음양의 조화는 필수적이다. 풍수지리는 인간생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산과 물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었느냐를 가지고 살기 좋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찾는 학문이다. 산은 움직이지 않으니까 음이고 물은 움직이니까 양으로 본다. 산수(山水)가 서로 만나는 곳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 크기는 비슷해야 한다. 음인 산은 큰데 양인 물이 작으면 음양의 조화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물은 큰데 산이 작으면 역시 좋은 곳이라 할 수 없다. 큰산이나 큰 강 근처에 명당이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 음양이 결합하는데는 서로 마주보아야 한다. 어느 한쪽은 바라보는데 한쪽이 등을 돌리면 그 결합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산은 마주보고 있는데 물이 등을 돌리고 있으면 그곳은 좋은 곳이 못된다. 즉 서로 면을 하고 있어야 한다. 사람도 앞인 면(面)과 등뒤 배(背)가 있다. 얼굴을 포함한 인체의 중요한 부분은 면에 있고 그곳을 더 밝고 아름답게 하려고 한다. 반면에 등뒤 배는 가파르고 어두운 측면이 있다. 산도 사람의 구조처럼 똑같이 생겼다. 어느 산이든 한쪽은 맑고 순하고 유정(有情)한 반면에 그 반대쪽은 훨씬 가파르고 험하고 어둡다. 큰산이든 작은 산이든 하물며 작은 능선 하나도 마찬가지다. 유정한 쪽이 양인 면이고 무정한 쪽이 음인 배다. 사람이 살기 좋은 곳 즉 혈(穴)이 맺히는 곳은 면에 있다. 물 역시 마찬가지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이 안쪽으로 굽은 곳을 면이라 하고 그 반대쪽을 배라고 한다. 물이 굽은 안쪽은 깊지 않고 물살이 잔잔한 반면에 바깥쪽은 깊고 물살 역시 거세다. 물고기가 살기 좋은 곳 사람이 물가에 놀러가서 편히 쉴 수 있는 곳은 안쪽으로 굽은 면이다. 실제로 한강을 보면 압구정동이라든가 동부이촌동 쪽이 그 반대편에 비해 훨씬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음양의 구분은 어렵지가 않다. 만약 도로와 건물이 있다면 도로는 차량이 움직이니까 양으로 보고 건물은 움직이지 않으니까 음으로 보면 된다. 도로가 안쪽으로 굽은 쪽이 그 반대쪽에 비해 훨씬 좋은 곳이다. 도로는 넓은데 건물이 작으면 음양의 조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똑같은 이치로 식구는 적은데 집의 평수가 필요 이상으로 크면 이 역시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집은 작은데 대문이 큰 것도 마찬가지다. 항상 적당하게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풍수지리는 길흉화복을 따지는 학문인데 귀신이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자연현상에 존재하는 것을 사람이 그것을 잘 이용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길흉화복이 결정된다. 그런 측면에서 풍수지리는 과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