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람은 양택풍수, 죽은 사람은 음택풍수
풍수지리학은 크게 묘지와 관련된 음택풍수(陰宅風水)와 주택과 관련된 양택풍수(陽宅風水)로 분류한다. 음택은 죽은 자를 안장할 묘지에 관한 것이고, 양택은 산 사람이 생활할 집에 관련된 것이다. 흔히 양택풍수하면 음택풍수와 크게 다른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둘 다 좋은 터를 고르는 이론이나 방법은 똑같다. 산줄기인 용맥을 통하여 지기를 전달하는 용세론(龍勢論), 용맥으로부터 전달받은 지기를 한곳에 모아놓은 혈세론(穴勢論), 지기가 바람으로부터 흩어지지 않도록 주변 산들이 감싸주는 사격론(砂格論), 지기를 가두고 멈추게 하는 수세론(水勢論), 좋은 천기를 받을 수 있도록 좌향을 결정하는 향법론(向法論) 등 풍수지리 이론은 전혀 다르지 않다. 이들 용혈사수향(龍穴砂水向)은 풍수지리의 5대 요소로 옛날부터 지리오결(地理五訣)이라 매우 중요시하였다. 양택이나 음택 모두 이 지리오결에 의해서 좋은 터와 향을 정한다. 이렇게 정한 터에 죽은 자를 위한 유택(幽宅)을 지하에 마련하면 음택풍수가 되는 것이다. 산사람을 위한 거주 공간을 지상에 마련하면 양택풍수가 된다. 즉 음택풍수는 용, 혈, 사, 수, 향을 결정한 다음 지하 광중(壙中)에 시신을 분금(分金) 등 장사법을 고려하여 묻는 것이다. 양택풍수는 용혈사수향을 결정한 다음, 지상에서 산 사람을 위해 건물의 모양과 구조물들의 배치 등을 고려하여 집을 짓는 것이다. 다만 보국(保局)과 혈의 크기에 따라 음택지와 양택지가 구분된다. 보국이 크면 양택지, 보국이 작으면 음택지가 된다. 도시가 들어 설만한 큰 보국에 일개 개인의 묘 자리는 적합하지 않다. 반대로 묘 자리로나 적합할 작은 보국에 큰 공공 건물이나 주택은 적당하지 않다.
양택학과 가상학의 비교
양택가상학(陽宅家相學)에서 양택학(陽宅學)이란 용, 혈, 사, 수를 고려하여 사람이 생활하기에 적합한 터를 잡는 풍수 이론이다. 가상학(家相學)이란 그 터 위에다 건물의 형태와 구조, 방위 및 실내 공간 배치에 관한 풍수 이론이다. 다시 말해서 양택학은 나라의 도읍지를 정하거나, 신도시를 선정하거나, 기타 마을이나 개인 주택지를 선정하는 방법을 말한다. 또 택지인 땅의 형태에 따른 길흉화복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반면에 가상학은 택지 위에다 세워지는 집의 형태와 구조를 인간생활에 유익하게 하는 방법이다. 즉 집의 크기와 모양을 비롯해서 대문, 부엌, 방 등의 배치를 음양오행이나 건축공학적으로 합당하도록 연구하는 학문이다.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곳이 되려면 우선 터가 좋아야 한다. 아무리 좌향과 배치를 잘한다 하더라도 터가 나쁘면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 좋은 터란 좋은 지기를 받는 곳이다. 이런 땅은 용혈사수가 잘 갖추어진 곳인데 그 조건이 음택풍수이론과 똑같다. 그래서인지 양택지의 조건으로 용혈사수를 말하면 음택풍수로 오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집터나 묘터를 찾는 풍수지리 요건은 똑같다. 다만 그 땅위에 사람이 사는 집을 세우면 양택풍수이고, 땅 아래 죽은 자를 묻으면 음택풍수가 되는 것이다. 좋은 터를 정했으면 이제 집을 잘 지어야 한다. 건물의 크기와 높이를 비롯해서, 각 구조물들의 배치를 우주자연의 좋은 기운을 받도록 해야한다. 이를 가상학이라 하는 것이다. 집터를 정하는 양택은 땅의 기운인 지기에 관련된 것이고, 가상학은 하늘의 기운인 천기에 관련된 학문이다. 그런데 땅은 자연적인 것으로 인간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반면에 가상은 사람이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 도시처럼 한정된 곳에서 지기가 좋은 땅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집의 형태나 배치를 잘해서 천기라도 잘 받자는 것이 가상학의 목적이다. 사람은 일생의 대부분을 건물이라는 공간에서 살다간다. 그러므로 건물이 어떤 땅에 있느냐와 가상학적으로 좋고 나쁘냐에 따라서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의 운은 달라진다. 만약 집안에 어려운 일이 거듭될 때는 이사를 가든가 집의 가상을 바꾸어보면 운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양택가상학을 운을 바꿀 수 있다하여 개운학(開運學)이라고도 한다.
- 형산의 풍수칼럼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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