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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음양오행-양택 풍수 (3)

라이프(life)/풍수지리

by 굴재사람 2008. 11. 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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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풍수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시골에 가보면 마을 어귀에서 커다란 나무 한 그루와 만나기 마련이다. 마을 서낭당의 신수(神樹)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그 마을의 문패 노릇을 하는 나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안녕과 복지를 위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나무이다. 이런 나무의 가장 큰 역할은 드리워서 무엇을 가리는 데 쓰는 일종의 발이라 할 수 있다.
  
  마을 어귀에서 만나는 아름드리 나무는 마을 안의 모습이 너무 명백하게 보이지 않도록 살짝 가리는 구실을 한다. 문을 지키는 역할이지만 마을 안을 완전 가리고 있지는 않다. 가렸다면 외부의 길손을 반기지 않는다는 뜻이니 좋지 못하고 마을 안이 너무 오롯이 보이지 않도록 비칠 듯이 적당히 가리고 있는 것이다.
  
  문중에서 가장 좋은 문이 바로 이런 문이다. 마을 어귀의 큰 나무는 이것 말고도 여러 중요한 일을 한다. 때로는 마을 사람들이 동신제(洞神祭)를 지내는 당산목(堂山木)이기도 하고, 여름 날 마을 사람들이 와서 그늘을 얻는 쉼터 역할도 한다. 또 길을 떠날 때 약속 장소로도 이용되기도 한다.
  
  마을을 반은 가리고 반은 노출시키니 외부 길손을 반기면서도 일부는 가리는 역할도 하고, 여름날 쉼터가 되는가 하면 동신제를 지내는 장소도 되고 때로는 사람이 마을을 떠나는 터미널도 된다.
  
  이런 것이 바로 기통(氣通), 기가 원활히 드나드는 상태인 것이다. 가리면서도 가리지 않으니 허실(虛實)이 조화를 이뤄 그 마을은 사람 사는 곳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시골의 마을에는 반드시 그 배경을 감싸 안는 산이나 숲이 있으며, 앞으로는 트이되 아름드리 실한 나무가 입구를 적당히 가리고 있어 기가 통하고 있다. 마을에 들어서보면 외부와는 격리되어 그 나름의 별 세상이 되고 있어 마을 공동체의 화합을 이뤄내지만 외부로부터 찾아오는 사람을 배타하지 않으니 그 또한 열린 마음이다.
  
  이것이 바로 풍수의 진정한 경지이며 그런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오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의 팔자를 본다는 것도 그 이치는 풍수와 동일하다. 마을은 그 터가 너무 광활하지도 않지만 사람들을 넉넉히 받아들일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팔자를 보는 명리에서 말하는 비견(比肩)과 겁재(劫財)로서 바로 그릇의 크기라 할 수 있다.
  
  또 마을의 배경에는 아늑한 산이나 숲이 있어야 정서적으로 안정될 것이니 팔자에서 말하는 인수(印綬)라 하는 것과 같다. 팔자에서 인수가 좋은 사람은 집안이 좋거나 주변이 좋은 사람이니 바로 마을을 감싸는 배경과 같은 것이다.
  
  또 마을로 드나드는 길은 트여 있기도 하지만 큰 나무가 있어 적절히 가리기도 하니 기통이라 했는데 이는 명리에서 일컫는 식신(食神)과 상관(傷官)으로서 기가 통해야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 역시 주장할 때는 주장하면서도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자제할 줄도 알아야 하니 바로 마을 어귀를 나무가 가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 마을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전답이 될 만한 땅이 있어야만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식량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니 명리에서 이른바 재(財)라고 하는 것으로서 우리가 먹고사는 양명(養命)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의 팔자를 보는 것은 풍수를 보는 것과 정확하게 동일한 이치에 기초하고 있다. 좀 더 확장하면 도시의 어느 아파트를 들여다보아 양택 풍수가 잘 되어있는지 또 어느 사무실의 풍수가 좋은지를 보는 것 역시 모두 동일한 이치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세상은 그 좋은 시골 마을에 사는 사람보다는 썰렁하고 살풍경한 도회에 사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우리가 식량을 얻는 장소도 전답이 아니라, 직장이나 시장이다.
  
  물론 도시도 넓게 보면 그 형태에 있어 예전의 마을을 닮고 있지만, 그 속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는 공동체적인 의식이나 정이 없다. 한마디로 말해서 너무 크기 때문이다.
  
  마을에서는 서로의 개성이 모두 살아나 움직이지만 대도시에서는 서로간의 개성은 희석되고 심지어는 몰개성의 단계에 이르게 된다. 백 명이 사는 마을과 수백만이 사는 도시의 차이인 것이다. 도시에 사는 장점으로서 예전보다 자신의 개성을 더 펼칠 수 있다는 것을 꼽기도 하지만 실은 몰개성이 도시 생활의 특징인 것이다.
  
  길에서 무슨 일을 해도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한 번 보고 말 사람들 사이의 일이기 때문이다. 익명성이 강해지다 보니 서로 간에 가면을 쓰고 있는 셈이고 이것의 연장선 끝에는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이 있어 소위 '악플'족들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무조건 예전 농경사회의 풍수나 생활환경이 좋았다는 것을 찬미하려는 것이 아니다. 공업화되고 정보화된 오늘날에도 풍수의 이치는 그대로이기에 어떤 것이 좋은 환경인가를 모색하고 찾아내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풍수는 그 나라의 풍토와 지형으로부터 절대적인 지배를 받기 마련이다. 가령 우리의 경우 산이 많고 개울과 강이 많다보니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지형이 많지만 다른 나라를 가보면 그렇지 않다.
  
  중국 황하 유역의 무연한 대평원에서는 산도 없고 강도 없다. 그런 곳에서는 어떤 식으로 좋은 환경을 찾고 마을이 생겨나는 것일까? 당연히 다른 이치가 작용할 것이다. 또 몽골의 대평원이나 사막이라면 과연 좋은 양택이란 것이 있기는 있는 것일까?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있다'이다. 다시 말해서 지역과 나라별로 풍토가 다르다 해도 그에 맞는 좋은 길지(吉地)와 환경을 발견하고 만들어낼 수 있다면, 현재의 대도시에서도 좋은 양택에 해당되는 조건을 찾아내고 조성해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간단하게나마 대도시에 사는 사람에게 좋은 풍수적 여건들이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그 사람의 태어난 날, 즉 일간(日干)이 무엇에 해당되느냐 하는 것이다. 가족이라면 그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의 일간(日干)이 될 것이다.
  
  가령 서울에 사는 어느 가족의 가장이 계수(癸水)의 날에 태어났다면 그 가족은 서울의 서북쪽에 살아야만 근본적으로 좋은 방향이 된다. 아울러 그런 가족은 서북쪽으로 가보면 좋은 여건을 갖춘 집과 만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잘 살 수 있는 것이다.
  
  글을 쓰다보니 재미난 생각이 떠올라 소개한다. 프레시안의 박인규 대표는 일간이 계수(癸水)이다. 즉 물에 해당되기에 사는 곳은 서울의 서북방인 일산에 살고 있다. 정상적인 방위를 타고 앉은 것이다.
  
  물론 일률적으로 물은 서북쪽에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사주에 따라 편차가 있으며 더러는 남쪽에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간이 물인 사람의 75% 이상은 북쪽에 사는 것이 좋은 것이다.
  
  필자는 일간이 불이다. 그렇기에 서울의 남쪽인 서초구 반포동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다. 불은 불의 방향을 만나야 좋은 것이고, 물은 물의 방위를 타고 앉아야 좋은 것이다.
  
  좀 더 얘기하면 필자가 잘 알고 지내는 후배가 하나 있는데 일간이 병화(丙火)이다. 그 후배는 직장을 다닐 때 노원구 상계동에 살고 있었는데 직장을 그만 둔 뒤 사업을 하면서 의정부로 이사하게 되었다.
  
  그 때 필자는 여러 번에 걸쳐 만류했다.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어려워진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 후배는 의정부로 갔고 그곳에서 사업에 실패한 후 고생 무진장이다. 지금은 택시를 몰면서 밥을 먹고 있는데 얼마 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다시 필자는 그 후배에게 의정부를 탈출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했더니, 그 후배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강남으로만 오면 멀리 가는 장거리 손님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었다. 불은 강남, 즉 남쪽의 불 방향에 와서 영업해야만 일이 풀리는 법인 것이다. 후배는 헤어지면서 빠른 시간 안에 월세방이라도 얻어서 강남 쪽으로 이사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처럼 대도시 환경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방위이다. 이런 방식은 대평원에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기법이다. 우리처럼 뒷산도 없고 앞에 개울도 없는 평지에서는 방위밖에는 특별히 구별을 짓는 그 무엇이 없기 때문이다.
  
  아파트나 사무실의 풍수와 관련해서 얘기를 하자면 그 또한 여러 차례의 글이 필요하다. 이제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아파트나 사무실과 관련하여 가장 핵심적인 사항 하나만 밝히고 맺기로 하겠다.
  
  아침 10시가 넘어서도 집안으로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곳은 음(陰)한 주택이거나 사무실이라는 점이다. 음한 곳은 지나치게 양한 체질의 사람에게는 좋으나 일반적으로 볼 때 좋은 양택이 되긴 어렵다는 사실이다. 요즘 말로 일조권(日照權)은 대단히 중요한 개념인 것이다.

 

- 김태규 명리학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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