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2007.10.28 by 굴재사람
귀가
담쟁이
덕암리
2007.09.30 by 굴재사람
가죽나무
2007.07.25 by 굴재사람
그늘
2007.06.09 by 굴재사람
산 - 도 종 환 - 제가 그 산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널리 퍼진 이름 때문이었습니다 이름대로 그 산의 풍채는 멀리서도 기품이 있었고 능선을 타고 자란 나무들 뒤로 구름이 모여와줄 때나 산의 목소리를 따라 햇살이 줄을 지어 내려올 때면 거기 모인 이들은 경이로운 눈으로 산의 음성을 듣곤했습니..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07. 10. 28. 12:22
귀 가 - 도종환 -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 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 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 총총히 돌아서 갔다 그들은 모두 낯선 거리를 지치도록 헤매거나 볕 안 드는 사무실에서 어두워질 때까지 일을 하였다 부는 바람 소리와 기다리는 사랑하는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07. 10. 28. 12:13
담쟁이 - 도 종 환 -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글모음(writings)/꽃과 나무 2007. 10. 28. 12:01
덕 암 리 - 도 종 환 - 개나리꽃 참나리꽃 조팝나무 산철쭉 잘나고 못난 꽃들이 아니라 얼굴빛과 향기가 서로 다른 꽃들이 모여 동산을 환하게 가꿉니다 소나무 전나무 오리나무 가문비나무 저만 홀로 우뚝 솟은 나무가 아니라 특별히 잘난 데 없는 그만그만한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고 산을 만듭니다 ..
글모음(writings)/좋은 시 2007. 9. 30. 21:25
가죽나무 나는 내가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 내딴에는 곧게 자란다 생각했지만 어떤 가지는 구부러졌고 어떤 줄기는 비비 꼬여 있는 걸 안다 그래서 대들보로 쓰일 수도 없고 좋은 재목이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다만 보잘것없는 꽃이 피어도 그 꽃 보며 기뻐하는 사람 있으면 나도 기쁘..
글모음(writings)/꽃과 나무 2007. 7. 25. 00:19
그늘 - 도종환의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중에서 산에 가보면 시원스럽게 잘 자란 나무들이 많다. 훤칠한 키에 곧게 뻗은 모습이 보기에도 참 좋다.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는 바라보기만 해도 얼마나 정겨운가. 또 봄가을에 과일을 주렁주렁 달고 선 나무는 얼마나 ..
글모음(writings)/짧은 글 2007. 6. 9. 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