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곁에서
진분홍 유월의 장미가 이웃집 담장을 기웃거린다 고향에 두고 온 그리움이거나 이별 뒤에 찾아온 사람 냄새를 잊지 못하는 것처럼, 타락한 향수 냄새로 달려드는 유월의 장미, 뾰쪽한 가시 들고 섬세하게 가슴을 후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별을 잊은 지 오래여서 가시에 찔려서라도 절실한 사랑 얘기가 듣고 싶은 장미 곁에서, 유월이 뭉클하게 더운 시간을 보채는데 오늘은 그 알싸한 향기가 소중한 것이다. - 박종영 님
글모음(writings)/꽃과 나무
2020. 6. 22. 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