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의 출산
배꼽 주위가 붉게 물들었다 사과의 출산일이 가까워졌다 새콤달콤한 양수가 터지면 사과는 황홀한 입맛을 출산한다 새가 만삭의 사과를 쪼는 것은 사과의 입덧을 가져가는 일 새콤달콤 생명을 잉태한 계절에 찬바람이 분다 찬바람은 또한 나무에서 떨어지는 붉은 생명을 받아내는 산파인 셈 사과밭에 머물던 땀과 피로가 찬바람에 휘발했다 이제 남은 것은 아기의 붉은 울음소리뿐 - 김대호, 시 '사과의 출산' 모든 결과물 속에는 땀과 피로가 있습니다. 새콤달콤한 시절에 불던 찬바람도 있습니다. 그래도 인내하고 견딘 열매들. 우리의 일상에도 참고 기다린 보람이 많기를 바랍니다.
글모음(writings)/꽃과 나무
2020. 6. 12. 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