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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고 기도하고

글모음(writings)/토막이야기

by 굴재사람 2016. 10. 2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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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랬다.

수도 생활은 포기하고 기도하는 것이라고,

그러고 나서 다시 또 포기하고 기도하고,

또 포기하고 기도하고.....


그 말씀을 듣던 할머니가 그랬다.


"수도 생활만 그렇겠니?

사는 게 그렇단다.

포기하고 기도하고 포기하고 기도하고......

밤새 포기한다고, 버리겠다고 기도하고

그러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밤사이에 누가 다시 주워다가

그 욕망들을 다시 내안에 넣어놓는지

나는 다시 처음부터 비우고 버린단다.

매일 말이다."



- 공지영 장편소설 <높고 푸른 사다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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