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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법(法)

글모음(writings)/토막이야기

by 굴재사람 2016. 7. 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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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붓다가 깔라마라는 도시에 도착하자,

그 도시의 시장이 사람들과 함께 붓다에게 와서 물었다.


"세존이시여, 저희가 사는 도시는 교통이 발달한 곳이어서

많은 스승들이 찾아와 갖가지 가르침을 펼칩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스승들은 말합니다.

자신에게, 또는 자신을 믿는 신에게 기도를 올리면

그 사람의 죽은 부모들이 설령 지옥에 떨어져 있을지라도

천국으로 옮겨가게 된다고.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도 이런 법을 설하십니까?"


이 질문에 응하여 붓다는 시장과 다음 대화를 나누었다.


"시장이여, 만일 그대가 큰 돌을 강에 던진 다음

오백 명의 사람들을 이끌고 강가에 가서 그들과 함께

'돌이여, 떠올라라. 돌이여, 떠올라라'하고 기도한다면

그 돌이 떠오르겠소?"


"떠오를 리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강에 기름을 부어 띄워놓은 다음

오백 명의 사람들을 이끌고 강가에 가서 그들과 함께

'기름이여, 가라앉아라, 기름이여, 가라앉아라'고 기도한다면

기름이 가라앉겠소?"


"그럴 리 없습니다."


"그러하니, 시장이여, 돌과 기름은 기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이

저 스스로의 법에 따라 가라앉거나 뜨게 마련이오.

이것은 죽은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요.

즉, 그가 생전에 무거운 돌과 같은 업을 지었다면

그는 죽은 다음 낮은 세계로 가라앉을 것이고,

가벼운 기름과 같은 업을 지었다면

높은 세계로 떠오를 것이라는 의미요."



- 김정빈의 소설 <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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