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漢詩 15.6 (한시를 지은 인물 출생년도 순)
生年 字號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1561 노계 박인로 德翁 蘆溪 朴仁老(1561∼1642) 密陽 陋巷詞
1562 진묵 일옥 震黙 一玉(1562∼1633)김제佛居村 震默祖師遺蹟攷(초의)
1564 경당 장흥효 行源 敬堂 張興孝(1564∼1634) 安東 敬堂集
1566 상촌 신흠 敬叔 象村 申欽(1566∼1628)文貞 平山 象村集
1566 금계 노인 公識 錦溪 魯認(1566∼1622) 咸豊 錦溪集
1568 제호 양경우 子漸 霽湖 梁慶遇(1568~?) 南原 霽湖集
1569 교산 허균 端甫 蛟山 許筠(1569∼1618) 陽川 惺所覆瓿藁
1569 석주 권필 허균의 친구 汝章 石洲 權韠(1569∼1612) 安東 石洲集
1569 동계 정온 輝遠 桐溪 鄭蘊(1569∼1641)文簡 草溪 桐溪集 德辨錄
1570 청음 김상헌 叔度 淸陰 金尙憲(1570∼1652)文正 安東 淸陰全集
노계 박인로
1561 德翁 蘆溪 朴仁老(1561∼1642) 密陽 蘆溪集 陋巷詞
卽事(즉사) 느낀 대로-朴仁老白鷺眠沙際(백로면사제) 백로는 잠자 모래밭 끝에
游魚戲碧波(유어희벽파) 물고기 놀려 푸른 물결을
貪看仍久坐(탐간잉구좌) 탐내 바라봐 오래 앉아서
斜日在山坡(사일재산파) 비낀 해 걸려 산에 비탈에
題崔上舍山亭(제최상사산정) 최상사의 산속 정자에-朴仁老
事業千書卷(사업천서권) 해야 할일은 천 권 책읽기
生涯一釣竿(생애일조간) 살아가기는 한 벌 낚싯대
天慳眞樂地(천간진락지) 하늘이 아낀 참된 즐길 땅
高臥有餘閑(고와유여한) 높이 누우니 느긋함 남아
蘆洲幽居1(노주유거1) 노주에 숨어 살며-朴仁老
蘿月穿茅屋(나월천모옥) 덩굴에 달은 초가를 뚫어
疏篁掃石壇(소황소석단) 성긴 대숲이 돌단을 쓸어
巷深人不到(항심인불도) 골목 깊숙해 사람 아니 와
山鳥去來閑(산조거래한) 멧새 한가해 오고 가고해
蘆洲幽居2(노주유거2) 노주에 숨어 살며-朴仁老
重疊靑山下(중첩청산하) 겹겹 포개진 푸른 산 아래
臨溪卜數間(림계복수간) 시내 다가가 살만한 몇 칸
風淸經夏易(풍청경하이) 바람이 맑아 쉬 여름 보내
松碧送春難(송벽송춘난) 솔은 푸르러 어렵게 봄 나
贈崔上舍起南(증최상사기남) 상사 최기남에게-朴仁老
不貴人所貴(불귀인소귀) 귀하지 않아 남에 귀한 바
不貪人所貪(불탐인소탐) 탐내지 않아 남들 탐낸 것
江山風與月(강산풍여월) 우리 강산에 바람과 달이
是我百年貪(시아백년탐) 이것을 나는 백년 탐하리
題德淵亭(제덕연정) 덕연정에 제하며-朴仁老
牧笛寒塘外(목적한당외) 목동의 피리 찬 연못 바깥
漁歌斷岸頭(어가단안두) 뱃노래 소리 벼랑 가 머리
隨風聲入耳(수풍성입이) 바람에 따라 귀속에 들어
淸興政悠悠(청흥정유유) 맑은 흥 일어 다스림 오래
贈鄭公延吉(증정공연길) 정연길 공에게-朴仁老
洞有明德洞(동유명덕동) 골짜기라고 명덕동 있어
山有九仞山(산유구인산) 산이란 있어 구인산이라
名山名洞裏(명산명동리) 이름난 산에 이름난 동네
高臥有餘閑(고와유여한) 높이 누우니 느긋함 남아
病中詠懷1(병중영회1) 병중에 마음을 읊다-朴仁老
庭草新春色(정초신춘색) 뜨락에 풀에 새로운 봄빛
衰翁舊病辰(쇠옹구병신) 여윈 늙은이 묵은 병 나날
看渠交翠意(간거교취의) 도랑을 보니 푸른 뜻 섞여
長臥愧吾身(장와괴오신) 오래 누워서 내 몸 부끄러
病中詠懷2(병중영회2) 병중에 마음을 읊다-朴仁老
白玉懷中蘊(백옥회중온) 하이얀 옥을 마음에 간직
寒氷屋裏淸(한빙옥리청) 차가운 얼음 집안서 맑아
氷玉渾相似(빙옥혼상사) 얼음 옥이 다 서로 닮아서
怡然共一生(이연공일생) 기쁘게 함께 한 삶을 살아
진묵 일옥
1562 震黙 一玉(1562∼1633)김제佛居村 震默祖師遺蹟攷(초의)
詩偈(시게) 노래-震黙一玉
天衾地席山爲枕(천금지석산위침) 하늘이불 땅은 요 산으론 베개
月燭雲屛海作樽(월촉운병해작준) 달 촛불 구름 병풍 바다는 술독
大醉居然仍起舞(대취거연잉기무) 크게 취해 사느니 일어나 춤춰
却嫌長袖掛崑崙(각혐장수괘곤륜) 되레 싫어 긴소매 곤륜산 걸림
경당 장흥효 金誠一 柳成龍 鄭逑에게서 사사
1564 行源 敬堂 張興孝(1564∼1634) 安東 敬堂集
記夢(기몽) 꿈을 적다-張興孝
萬萬千千古(만만천천고) 천년만년에 머나먼 옛날
年流水亦流(년류수역류) 해는 흐르고 물 또한 흘러
非惟斯二者(비유사이자) 아니 생각해 이러한 둘을
不語獨登樓(불어독등루) 아니 말하니 홀로 누 올라
題壁(제벽) 벽에 쓰다-張興孝
懼爲福之基(구위복지기) 두려워함은 복의 터다짐
忽是禍之門(홀시화지문) 갑작스럼 곧 재앙 드는 문
毋忘敬肆間(무망경사간) 잊지를 마라 받듦과 내킴
聖狂從此分(성광종차분) 성스럼 미침 여기서 갈려
偶吟(우음) 뜻밖 읊음-張興孝
觀瀾軒上望(관란헌상망) 물결 쳐다봐 집에 올라 봐
逝者正如斯(서자정여사) 가버리는 것 바로 이 같이
天理流行處(천리류행처) 하늘의 이치 흘러가는 곳
人心有事時(인심유사시) 사람마음에 일이 나는 때
偶吟2(우음2) 뜻밖 읊음-張興孝
禽對花間語(금대화간어) 짐승 마주해 꽃 사이 얘기
風和日永時(풍화일영시) 바람 어울려 해 오래일 때
箇中眞意趣(개중진의취) 낱낱 가운데 참됨 뜻한 멋
料得少人知(료득소인지) 헤아려 얻음 아는 이 적어 ※邵康節의 詩
示學者(시학자) 배우는 이에게 보이며-張興孝
堯舜不待學(요순부대학) 요순 않으니 배움 갖춤을
生知允執中(생지윤집중) 나면서 알아 참 중용 지녀
大聖不可復(대성불가복) 큰 성인 못해 돌아올 줄을
要須愼九容(요수신구용) 찾아 반드시 아홉 꼴 삼가
※九容 : 足容重 手容恭 目容端 口容止 聲容靜 頭容直 氣容肅 立容德 色容莊
상촌 신흠
1566 敬叔 象村 申欽(1566∼1628)文貞 平山 象村集
時運1(시운1) 시절 운수-申欽
旣佩我玦(기패아결) 이미 찼으니 내 패옥구슬 찰패 패옥결
辭此昌朝(사차창조) 이리 물러나 잘될 조정을
下澤款段(하택관단) 내린 베풂에 정성을 놓고 정성관
言稅于郊(언세우교) 말은 두어라 성 밖 들판에
桑梓彌望(상재미망) 고향의 집을 오래 바라니 가래나무재
聳壑昂霄(용학앙소) 솟은 산골짝 하늘로 올라 솟을용 오를앙
井有丹光(정유단광) 우물에 돌아 붉은 빛깔이
園有芝苗(원유지묘) 동산에 나니 영지 어린 싹
時運2(시운2) 시절 운수-申欽
杖策登原(장책등원) 지팡이 짚고 언덕에 올라
臨流斯濯(임류사탁) 물에 나아가 이렇게 씻어 ※濯足
曠彼郊墟(광피교허) 휑하니 저래 들판 기슭이
盈我游矚(영아유촉) 채우니 나를 떠돌아 본다 볼촉
萬鍾匪豐(만종비풍) 일만 그릇에 아니 넘쳐도
一瓢亦足(일표역족) 표주박 하나 또한 넉넉해
從吾所好(종오소호) 나를 따르니 좋아하는바
孔顏之樂(공안지악) 공자에 안회 하던 음악을 ※孔丘 顔回
時運3(시운3) 시절 운수-申欽
毖彼泉水(비피천수) 멀어도 저리 샘에 샘물이 삼갈비
惟魯之沂(유로지기) 생각해보니 노나라 기수 물이름기
安此田廬(안차전려) 느긋한 여기 밭에 오두막
如客得歸(여객득귀) 나그네라면 돌아가게 돼
雪月風花(설월풍화) 눈 오는 달에 바람에 꽃이
爲我發揮(위아발휘) 나를 위해서 피워 떨치나
今人與棄(금인여기) 오늘에 사람 더불어 버려
古人與追(고인여추) 옛날 사람을 좇아 따르리
時運4(시운4) 시절 운수-申欽
惟海之澨(유해지서) 바다 생각해 바닷가 땅에 물가서
卜我之廬(복아지려) 내가 살 데를 오두막집을 오두막집려
有水漪然(유수의연) 물이 있어서 물놀이처럼 물놀이의
有谷窈如(유곡요여) 골짝이 있어 그윽한 듯이 그윽할요
書堆于壁(서퇴우벽) 책을 쌓으니 벽에다 두고 언덕퇴
酒盈于壺(주영우호) 술을 채우니 병에다 담아 병호
良貴在身(양귀재신) 좋고 귀함을 몸에 지니니
誰其爭予(수기쟁여) 누가 그것에 나와 다투랴 나여
停雲1(정운1) 머무른 구름-申欽
烈烈其風(열렬기풍) 세찬 매서움 그런 바람에
曀曀其雨(에에기우) 구름이 끼여 그렇게 비가 음산할에
瞻彼同好(첨피동호) 저를 바라봐 함께 좋아서 볼첨
山河重阻(산하중조) 산에다 강이 겹쳐 험함이 험할조 막을저沮
我有絲桐(아유사동) 내게 있으니 거문고 악기 오동나무동
誰與共撫(수여공무) 누가 더불어 함께 누를까 어루만질무
日居月諸(일거월저) 해는 흐르고 달도 지나고
矯首以佇(교수이저) 머리 쳐들고 우두커니 서 바로잡을교 우두커니저
停雲2(정운2) 머무른 구름-申欽
惟風其烈(유풍기열) 오직 바람이 그리 매섭고
惟雨其濛(유우기몽) 오죽 비마저 그리 흐릿해
豈不爾思(기불이사) 어찌 않으랴 그대 생각을
漭彼湖江(망피호강) 넓어 저리도 호수에 강이 넓을망
載笑載歌(재소재가) 웃음을 실어 노래를 실어
悵望軒窓(창망헌창) 슬피 바라니 추녀에 창을
犧農旣遠(희농기원) 복희 신농씨 이미 멀어져
吾誰適從(오수적종) 내 누굴 좇아 따라야하나
停雲3(정운3) 머무른 구름-申欽
煌煌崇蘭(황황숭란) 밝게 빛나니 받드는 난초 빛날황
逢春則榮(봉춘즉영) 봄을 만나면 꽃을 피우지
偭此芳草(면차방초) 이리도 보아 꽃다운 풀을 향할면
亦有微情(역유미정) 또한 있으니 살며시 정이
薄言掇之(박언철지) 얄팍한 말로 이를 깎아내 엷을박 주울철
寄彼遠征(기피원정) 저들에 붙여 멀리 내치지
人之何爲(인지하위) 사람들 하니 어떻게 하랴
與憂俱生(여우구생) 더불어 걱정 함께 살아가 함께구
停雲4(정운4) 머무른 구름-申欽
條風旣暢(조풍기창) 동북쪽 바람 이미 불어 펴 펼창
木無醜柯(목무추가) 나무엔 없어 못 생긴 가지 자루가
群蠢俱動(군준구동) 뭇 꿈틀거림 함께 움직여 꿈틀거릴준
一氣同和(일기동화) 하나로 기운 같이 어울려
伊我有懷(이아유회) 저들과 나는 간직함 있어 저이
願言則多(원언즉다) 하고픈 말이 그리도 많아
酌彼樽醪(작피준료) 저리 술 딸아 동이 막걸리 따를작 막걸리료
惟醉無何(유취무하) 오죽 취함이 어떤지 몰라
慰禮城(위례성) 위례성-申欽
舊國自多感(구국자다감) 옛 나라 절로 많은 느낌이
東風慰禮墟(동풍위례허) 봄바람 불어 위례성 성터
興亡從古事(흥망종고사) 일어나 잃어 옛일에 따라
壘壁已全虛(루벽이전허) 성벽은 이미 모조리 비어 진루
菊馨(국형) 국화향기-申欽
擧世皆能種(거세개능종) 온 세상 다들 심을 수 있어
何如獨說陶(하여독설도) 어찌해 홀로 도연명 말만
始知陶與菊(시지도여국) 비로소 알아 도잠과 국화
馨德兩俱高(형덕량구고) 향기에 덕에 둘 함께 높아
詠懷(영회) 마음을 읊어-申欽
淚作竹間血(누작죽간혈) 눈물에 지어 대나무에 피
冤歸江上濤(원귀강상도) 원통함 돌려 강 위에 물결
悠悠千古恨(유유천고한) 멀어 아득한 천년 오랜 한
付與左徙騷(부여좌사소) 부쳐 주리니 굴원 이소곡 옮길사 ※屈原 左道 離騷
晴窓軟談(청창연담) 갠 창가에서 부드럽게 이야기하며-申欽
未見聖人心(미견성인심) 아니 보이니 성인의 마음
焉知聖人事(언지성인사) 어찌 알아서 성인의 일을
安得洗心人(안득세심인) 어찌해 얻어 마음 씻은 이
與之論時義(여지론시의) 함께 더불어 때 옳음 따져
詠事(영사) 일을 읊어-申欽
昨日一相去(작일일상거) 어제 날 하루 한 재상 떠나
今日一相去(금일일상거) 오늘도 하루 한 재상 떠나
相去亦何關(상거역하관) 재상 떠나도 어찌 매이랴
但恐言路阻(단공언로조) 다만 두려움 말길이 막혀
壬辰亂後到平壤(임진란후도평양) 임진란 뒤에 평양에 와서-申欽
漠漠箕城草(막막기성초) 없이 아득한 평양성 풀로
春來動客愁(춘래동객수) 봄이 와 움칠 나그네 시름
繁華問無處(번화문무처) 시끌벅적대 물어 없는 곳
獨上仲宣樓(독상중선루) 홀로 오르니 중선루에를
旅燈(여등) 여관의 등불-申欽
旅館殘燈夜(여관잔등야) 길손 머문 집 등불 깜박 밤
孤城細雨秋(고성세우추) 외로운 성에 가랑비 가을
思君意不盡(사군의부진) 그대 생각해 뜻을 못 다해
千里大江流(천리대강류) 천리 긴 강에 강물이 흘러
癸巳冬奉使西路牛峰途中作(계사동봉사서로우봉도중작)
계사년 겨울 서쪽 길 사신으로 우봉 가는 길에서-申欽
覊緖悠悠路正長(기서유유로정장) 나그네 마음 아득 길은 참 멀어
年年鞍馬滯殊方(년년안마체수방) 해마다 말을 타니 멎어 낯선 땅 막힐체
關河歲暮多氷雪(관하세모다빙설) 변방 강 해 저물어 많은 얼음 눈
瘦盡腰圍一半强(수진요위일반강) 다 여윈 허리둘레 한 반은 뻣뻣 파리할수
感春(감춘) 봄을 느껴-申欽
蜂唼花鬚燕唼泥(봉삽화수연삽니) 벌은 물어 꽃술을 제비 흙 물어 쪼아먹을삽
雨餘深院綠苔齊(우여심원록태제) 비 개여 깊은 뜨락 푸른 이끼로 가지런할제
春來無限傷心事(춘래무한상심사) 봄이 와 끝이 없어 마음 다칠 일
分付流鶯盡意啼(분부류앵진의제) 나눠 준 꾀꼴 흐름 뜻 다해 울어 줄부
感春贈人六首(감춘증인육수) 봄 느낌을 남에게 주며-申欽
役役街塵二十年(역역가진이십년) 힘쓰니 거리티끌 스무 해 보내
致君堯舜志徒然(치군요순지도연) 임금을 요순 되게 뜻은 헛되이
春禽格格如呼我(춘금격격여호아) 봄에 새 맞아 맞아 날 부르는 듯
胡不歸來雪滿顚(호불귀래설만전) 어찌 아니 돌아와 눈 가득 산에
大雪(대설) 큰 눈-申欽
塡壑埋山極目同(전학매산극목동) 골 메워 산을 묻어 눈 둔데 같아
瓊瑤世界水晶宮(경요세계수정궁) 옥빛 옥 세상경계 수정의 궁궐
人間畵史知無數(인간화사지무수) 사람세상 화가들 셀 수 없으나
難寫陰陽變化功(난사음양변화공) 못 베껴 그늘과 볕 바꾸는 일을
控江亭(공강정) 공강정에서-申欽
樓頭丹碧壓江明(루두단벽압강명) 누각 앞 불긋 푸릇 강 눌러 밝아 ※丹靑
南浦歸撓動客情(남포귀요동객정) 남포로 가며 시끌 길손 맘 설레 어지러울요
眼底好詩君記取(안저호시군기취) 눈 아래 좋은 시를 그대 적어둬
落霞孤鶩有餘淸(락하고목유여청) 지는 놀 외론 오리 맑음이 남아 집오리목
元央曲(원앙곡) 원앙곡-申欽
飛來飛去兩鴛鴦(비래비거량원앙) 날아 와선 날아가 원앙 두 마리
共向荷花深處藏(공향하화심처장) 함께 바란 연꽃에 깊은데 숨어
何事橫塘浦口望(하사횡당포구망) 무슨 일 연못 질러 포구 바라봐
年年長是怨檀郞(년년장시원단랑) 해마다 이리 오래 단랑을 탓해
宮詞1(궁사1) 궁사-申欽
複道新連御苑斜(복도신련어원사) 복도에 새로 이어 임금님 뜰이
觚稜初日散彤霞(고릉초일산동하) 모서리 비로소 해 붉은 놀 흩여 술잔고 붉을동
春來漸覺稀封事(춘래점각희봉사) 봄 오니 차츰 알아 상소 일 드문
一豫何妨管歲華(일예하방관세화) 한 즐김 어찌 꺼려 때 맡아 빛나
宮詞2(궁사2) 궁사-申欽
未央前路接長門(미앙전로접장문) 미앙궁 앞에 길은 장문궁 닿아
牌字新題賜淑媛(패자신제사숙원) 패에 글자 새로 써 숙원 벼슬 줘 ※內命婦 從四品
從此羊車不須引(종차양거불수인) 이로서 임금 수레 아니 꼭 끌어
夜來天語有殊恩(야래천어유수은) 밤 오니 임금 말씀 달리 베풂이
宮詞(궁사) 궁사-申欽
閒愁脈脈倦粧梳(한수맥맥권장소) 지겨워 시름 이어 지친 빗 꾸밈 빗소
花暗簾帷柳暗渠(화암렴유류암거) 꽃 몰래 발에 가려 버들 몰래 개
莫遣苔痕迷御道(막견태흔미어도) 하겐 마 이끼 자국 임금 길 헤매
至今猶記度金輿(지금유기도금여) 이제껏 외려 외어 건널 금수레 수레여
征婦詞1(정부사1) 아내의 노래-申欽
滿天霜色鎻簾鉤(만천상색쇄렴구) 하늘 가득 서리 빛 발 고리 걸어
唱徹涼州曲未休(창철량주곡미휴) 불러 꿰 서늘한 섬 가락 안 그쳐
明月樓中人自老(명월루중인자로) 밝은 달 누각 속에 사람만 늙어
夢魂空記大刀頭(몽혼공기대도두) 꿈에 넋 괜히 적어 큰 칼 머리에
征婦詞2(정부사2) 아내의 노래-申欽
西興江上雨留人(서흥강상우류인) 서흥강 강 위에는 비에 남긴 이
半夜篝燈語笑親(반야구등어소친) 한밤에 호롱불에 붙어 웃음 말 배롱구
莫向東風誤歸約(막향동풍오귀약) 봄바람에 마소서 온다던 어김
畵橈先待小姑津(화요선대소고진) 그림배 앞 기다림 아낙 나루터 꺾일요
閨情(규정) 여자의 마음-申欽
侍女催呼薦玉盤(시녀최호천옥반) 다그쳐 시녀 불러 옥쟁반 올려
象床香歇夢初䦨(상상향헐몽초란) 침상에 향기 멎어 꿈 처음 막혀 가로막을란
欄東却有春光別(란동각유춘광별) 난간 동쪽 도리어 봄날 빛 달라
百合花開露氣漙(백합화개로기단) 나리꽃 꽃이 피어 이슬에 흠뻑 이슬많을단
端川郡齋雪後贈沈使君伯晦1(단천군재설후증침사군백회1)
단천군 재실에서 눈 내린 뒤 사군 심백회에게 주며-申欽
密雪輕盈拂畵欄(밀설경영불화란) 함박눈 살폿 채워 그림 난간에
朔雲如墨海天寒(삭운여묵해천한) 찬 구름 먹물 같아 바다 날씨 차
風流最愛黨家事(풍류최애당가사) 놀이 멋 가장 아껴 마을 집 잔치
煖酌羔兒酒未䦨(난작고아주미란) 데워 마셔 고아주 술 아니 막아 새끼양고
端川郡齋雪後贈沈使君伯晦2(단천군재설후증침사군백회2)
단천군 재실에서 눈 내린 뒤 사군 심백회에게 주며-申欽
點爐香篆占亭欄(점로향전점정란) 타는 화로 오랜 향 정 난간 차지
閣日輕陰釀晩寒(각일경음양만한) 가린 해 살짝 그늘 늦추위 빚어
驛使不來梅信歇(역사불래매신헐) 역에 사신 아니 와 매화꽃 없어
離情還與歲俱䦨(리정환여세구란) 떠나는 맘 되레 줘 해 함께 막아
慶興府得見家信(경흥부득견가신) 경흥부에서 집 편지를 받아 봐-申欽
一秋沙塞阻音徽(일추사새조음휘) 한 가을 모래 변방 소식이 막혀 아름다울휘
十月龍庭見鴈歸(십월룡정견안귀) 시월엔 용의 뜰에 기러기 날아
無限相思關外夢(무한상사관외몽) 끝없어 서로 그려 변방 바깥 꿈
曉來和雨度金微(효래화우도금미) 새벽 오니 비 함께 금미산 넘어
題甲山厚峙嶺上莫恨之他洞(제갑산후치령상막한지타동)
갑산 후치령 위의 막한지타동에-申欽
傷心莫恨之他洞(상심막한지타동) 마음 다쳐 한마라 다른 땅 골짝
松檜陰陰白日沈(송회음음백일침) 솔 노송 나무그늘 한낮 해 잠겨
一百八盤君記取(일백팔반군기취) 일백 여덟 굽이를 그대 기억해
塞雲關雨自霑襟(새운관우자점금) 변방 관에 구름비 절로 옷 젖어 젖을점
重陽日冐雨到鐵山(중양일모우도철산) 중양절에 비 맞으며 철산에 가다-申欽
風雨重陽度塞門(풍우중양도새문) 비바람의 중양절 변방을 지나
海天鼙鼓正銷魂(해천비고정소혼) 바다하늘 북소리 정말 넋을 빼 작은북비 녹일소
烏蠻此去三千里(오만차거삼천리) 오만을 이리 떠나 삼천리 길을
環珮何時近帝閽(환패하시근제혼) 패옥 차고 어느 때 황제께 가나 문지기혼
舟中(주중) 배 안에서-申欽
客行何日到長安(객행하일도장안) 길손 걸어 어느 날 서울에 닿나
豺虎縱橫道里難(시호종횡도리난) 승냥이 범 들끓어 갈길 어려워 승냥이시
明月孤篷無限意(명월고봉무한의) 밝은 달 외론 배에 끝없는 뜻이 뜸봉
夜深風露遡危灘(야심풍로소위탄) 밤 깊어 바람이슬 여울 거슬러 거슬러올라갈소
雨後(우후) 비온 뒤에-申欽
雨歇閑庭草色齊(우헐한정초색제) 비 개인 고요한 뜰 풀빛 가지런 쉴헐
綠萍深處亂蛙啼(록평심처란와제) 부평초 짙은 곳에 개구리 시끌
無端亭午田園夢(무단정오전원몽) 까닭 없이 정자 낮 시골들에 꿈
正逐漁舠過故溪(정축어도과고계) 바로 좇아 고깃배 오랜 내 지나 거룻배도
林畔館戲贈宋仁叟(임반관희증송인수) 임반관에서 놀리며 송인수에게-申欽
煙雨濛濛纈晩霞(연우몽몽힐만하) 안개비 흐릿흐릿 저녁놀 주름 홀치기염색힐
東風十里柳絲斜(동풍십리류사사) 봄바람에 십리를 버들 실 날려
河陽一縣春無限(하양일현춘무한) 강 언덕에 한 고을 봄은 끝없어
偏愛階前荳蔲花(편애계전두구화) 아낌 쏠린 섬돌 앞 두구 꽃에를 치우칠편 두구구
百祥樓月夜(백상루월야) 백상루의 달밤-申欽
金波瑤海兩蒼茫(금파요해량창망) 금물결 옥의 바다 둘 다 푸르러 아득할망
沆瀣浮空夜未央(항해부공야미앙) 넓은 이슬 뜬 하늘 밤 아니 다해 넓을항 이슬기운해
欲就麻姑問眞訣(욕취마고문진결) 찾아가 마고할미 참 비결 물어
世間還有幾滄桑(세간환유기창상) 세상에 되레 있어 몇몇 바다 밭 ※桑田碧海
朝望海門(조망해문) 아침에 바라본 바다어귀-申欽
草綠沙長洲渚幽(초록사장주저유) 풀 푸릇 모래 멀어 모래톱 그윽 물가저
乍憑江檻遣閒愁(사빙강함견한수) 잠깐 기댄 강 난간 틈을 내 시름 잠깐사
海門初日潮頭迅(해문초일조두신) 바다어귀 처음 해 물 밀림 빨라 빠를신
穩送龍驤萬斛舟(온송룡양만곡주) 가만 보낸 용양위 만 섬 큰 배를 머리들양
※龍驤衛: 조선시대 중앙군사조직인 5위 가운데 하나 5위진법 체제에서 左翼을 맡아 左衛라 함
早秋遠眺(조추원조) 이른 가을 멀리 바래-申欽
曉來秋色集林皐(효래추색집림고) 새벽 와 가을빛깔 숲 모인 언덕 언덕고臯
雨洗遙岑氣勢豪(우세요잠기세호) 비 씻은 먼 봉우리 힘 뻗힘 대단
更有澄湖千萬頃(갱유징호천만경) 또 있어 맑은 호수 천만 이랑이
此間唯合着吾曹(차간유합착오조) 이 사이 오직 더해 우리들 붙어
登後阜(등후부) 뒷동산에 올라-申欽
沿江沙路細彎彎(연강사로세만만) 강을 따라 모랫길 구불구불해 굽을만
落日歸舟艤淺灣(락일귀주의천만) 해질녘 돌아온 배 물굽이 배대 배댈의
西去數峯靑一抹(서거수봉청일말) 서쪽 뻗은 몇몇 봉 푸름 한 번에 바를말
行人說是桂陽山(행인설시계양산) 지나는 이 말하니 계양산이라
村居卽事1(촌거즉사1) 시골에 살면서-申欽
柴門臨水稻花香(시문림수도화향) 사립문 물에 닿아 나락 꽃 향긋
始覺村居氣味長(시각촌거기미장) 비로소 안 시골 삶 멋진 맛 좋아
偶與老農談野事(우여로농담야사) 뜻밖에 늙은 농부 들일 이야기
不知山日已嚑黃(부지산일이훈황) 아니 알아 산에 해 이미 어스름
村居卽事2(촌거즉사2) 시골에 살면서-申欽
蕙蘭爲佩芰荷衣(혜란위패기하의) 혜초 난초 지닌 패 마름 연잎 옷 세발마름기
迹混漁樵息世機(적혼어초식세기) 다니며 고기 나무 세상 잊은 틀 자취적 땔나무초
萬事不求溫飽外(만사불구온포외) 모든 일에 안 찾아 따뜻 배부름
小簷閒坐對朝暉(소첨한좌대조휘) 작은 처마 앉은 틈 아침 해 마주 빛휘
村居卽事3(촌거즉사3) 시골에 살면서-申欽
精舂玉粒供晨飯(정용옥립공신반) 곱게 찧은 옥 쌀알 들여 새벽밥 찧을용 알립
旋劈團臍備客羞(선벽단제비객수) 돌려 쪼개 뭉쳐서 손님 찬 마련 쪼갤벽 배꼽제
借問野翁何所事(차문야옹하소사) 물어봐 들 늙은이 무얼 하는지
本來無喜又無憂(본래무희우무우) 본디에 기쁨 없어 걱정도 없어
村居卽事4(촌거즉사4) 시골에 살면서-申欽
莫覓仙方覓睡方(막멱선방멱수방) 찾지 마라 신선술 잠잘 꾀 찾아 찾을멱
蒲團瓦枕竹匡牀(포단와침죽광상) 부들자리 질 베개 대나무 침대 바룰광
何須更作周公夢(하수갱작주공몽) 어찌 꼭 다시 지어 주공의 꿈을
夢到羲皇一味長(몽도희황일미장) 꿈꾸니 복희 황제 한 맛 더 나아 숨희
村居卽事5(촌거즉사5) 시골에 살면서-申欽
上池種荷荷萬柄(상지종하하만병) 웃 못엔 연을 심어 연이 만 자루
下池養魚魚千頭(하지양어어천두) 아래 못 고기 길러 고기 천 마리
野翁生計此足矣(야옹생계차족의) 들 늙은이 사는 꾀 이리 넉넉해
不須更要千戶侯(불수갱요천호후) 아니 꼭 다시 찾나 천호의 벼슬
見白沙書悼漢陰相國亡(견백사서도한음상국망) 한음 상국을 잃어 슬퍼하는 백사의
글을 보고 ※白沙 李恒福(1556∼1618) 漢陰 李德馨(1561∼1613)-申欽
沙老歸田漢老亡(사로귀전한로망) 백사가 시골 가자 한음을 잃어
人間俯仰易滄桑(인간부앙역창상) 세상에 굽어 올려 뽕밭 바다 돼
終南病客愁無寐(종남병객수무매) 종남산 앓던 길손 시름 잠 못 자
風雪香燈坐夜長(풍설향등좌야장) 눈바람에 향 등불 앉은 밤 오래
峽裏(협리) 두메산골 속-申欽
峽裏生涯淡似僧(협리생애담사승) 골짝 속에 삶 살이 묽어 중처럼
向來愁疾轉侵陵(향래수질전침릉) 오면서 시름 앓이 언덕에 들어
柴扉寥落無人迹(시비요락무인적) 사립문 썰렁 떨렁 찾는 이 없어
隴樹蕭蕭野水氷(롱수소소야수빙) 고개나무 쓸쓸히 들에 물 얼어 고개이름롱
題歌詞後(제가사후) 노랫말을 읽고서-申欽
白首孤蹤寄薛蘿(백수고종기설라) 흰 머리 외론 발길 대쑥에 부쳐 맑은대쑥설 무라
傷心一曲浣溪莎(상심일곡완계사) 마음 아픈 한 가락 완계사 노래 빨완 향부자사
世間定有多情者(세간정유다정자) 세상에 놓여 있어 정 많은 것이
試向樽前且放歌(시향준전차방가) 나아가 술통 앞을 노래나 불러
甲寅上元(갑인상원) 갑인년 정월보름-申欽
上元佳節客黔山(상원가절객검산) 정월보름 좋은 철 검산 나그네 검을검
半夜孤懷鬂已斑(반야고회빈이반) 한밤에 외론 품음 머리 희끗해 살쩍빈 얼룩반
忽憶昔年燕市陌(홀억석년연시맥) 문득 생각 지난해 연경 거리에
萬家燈火市樓間(만가등화시루간) 모든 집 등불들로 저자 누각에
雨餘(우여) 비 내린 뒤에-申欽
雨餘簾幕透輕寒(우여렴막투경한) 비온 다음 발 가림 추위 설뚫어 통할투
軟柳嬌花未破顔(연류교화미파안) 엷은 버들 예쁜 꽃 아니 웃는 낯 ※破顔大笑
倦倚屛山成悵望(권의병산성창망) 지쳐 기대 병풍 산 슬피 바램에 슬퍼할창
一年春恨鏡中看(일년춘한경중간) 한해의 봄날 탓을 거울 속에 봬
寄朴郞遊重興洞(기박랑유중흥동) 중흥동에 노는 박랑에게 부쳐-申欽
滿山紅葉九秋時(만산홍엽구추시) 산 가득 붉은 잎은 구월 가을 때
一十餘年費夢思(일십여년비몽사) 한 십년 남짓하게 보낸 꿈 생각 쓸비
最憶上方明月夜(최억상방명월야) 가장 그려 위로는 밝은 달뜬 밤
一聲淸磬出林遲(일성청경출림지) 한 소리 맑은 풍경 더디 뚫는 숲
題扇畫(제선화) 부채그림에-申欽
暮鼓晨鍾吾已老(모고신종오이로) 저녁에 북 새벽종 내 이미 늙어
芒鞋竹杖爾何閒(망혜죽장이하한) 짚신에 대지팡이 넌 어찌 느긋 신혜
平坡古樹蒼茫遠(평파고수창망원) 너른 둑 오랜 나무 아득히 멀어
興入孤鴻滅沒間(흥입고홍멸몰간) 흥겨워 외기러기 날아갈 때면
次金沙溪連山別業韻1(차금사계련산별업운1) 김 사계의 연산별업 운으로-申欽
投紱歸來結野亭(투불귀래결야정) 벼슬 던져 돌아와 들 정자 지어 인끈불
暮年生活是雙淸(모년생활시쌍청) 늙은 나이 살아감 둘 다 맑음이
從今不管人間事(종금불관인간사) 이제는 안 껴들어 사람세상 일
唯對村農校雨晴(유대촌농교우청) 오직 마주 시골 들 날씨나 살펴
※沙溪 金長生(1548∼1631)
次金沙溪連山別業韻2(차금사계련산별업운2) 김 사계의 연산별업 운으로-申欽
尋幽多上水心亭(심유다상수심정) 찾아 숨어 꽤 올라 물 위 정자에
雲影天光一樣淸(운영천광일양청) 구름 그늘 하늘빛 하나로 맑아
試棹小舟沙渚泊(시도소주사저박) 노 저어 작은 배를 모래톱 대니
映林疏雨未全晴(영림소우미전청) 숲에 비친 보슬비 아니 다 개어
寄昌期(기창기) 창기에게-申欽
靑嶂霏霏白雨連(청장비비백우련) 푸른 산 부슬부슬 가을비 이어 높고가파른산장
新秋物色倍茫然(신추물색배망연) 새 가을 만물 빛깔 곱절 아득함
高山遠客何時返(고산원객하시반) 높은 산 먼 나그네 언제 돌아가
秦樹嵩雲又一年(진수숭운우일년) 진 나무 숭산 구름 또 한해 지나 높을숭
粉紅芍藥口占(분홍작약구점) 분홍작약을 읊다-申欽
風前露下見精神(풍전로하견정신) 바람 앞 이슬아래 얼이 돋보여 함박꽃작
淺白輕紅朶朶均(천백경홍타타균) 옅은 흼 살짝 붉음 송이마다에 늘어질타
恰似華淸高宴罷(흡사화청고연파) 마치 같기 화청궁 큰 잔치 마쳐
娥眉淡掃虢夫人(아미담소괵부인) 미인눈썹 묽은 쓺 괵부인이라 나방아 ※楊貴妃 언니
人有來賀余拜京兆尹者詩以言志(인유래하여배경조윤자시이언지)
내가 경조윤 된 것을 축하하여 시로써 마음을 말해-申欽
浮世功名不直錢(부세공명불직전) 뜬세상 이룬 이름 돈 되지 않아
侍郞京兆亦徒然(시랑경조역도연) 시랑벼슬 경조윤 또한 헛되이
何時湖海尋初服(하시호해심초복) 어느 때 호수바다 찾아 첫 입어
煙雨灣頭理釣船(연우만두리조선) 안개비 굽이어귀 낚싯배 손질
題西湖志後(제서호지후) 서호지 뒤에 부쳐-申欽
錢塘淸賞世間無(전당청상세간무) 전당호 맑은 즐김 세상에 없어 못당
南北高峯裏外湖(남북고봉리외호) 남에 북에 높은 봉 안팎은 호수
安得來生作湖長(안득래생작호장) 어찌해 오며 살아 호수 돼 오래
放遊如白又如蘇(방유여백우여소) 놓아 놀아 이태백 또는 소동파 ※李白 蘇軾
過山村(과산촌) 산촌을 지나며-申欽
木麥花開豆實垂(목맥화개두실수) 메밀꽃이 피더니 콩 열려 주렁
緣墻瓜蔓已離披(연장과만이리피) 담 뻗은 오이넝쿨 이미 다 흩여 나눌피
門前客子欲投宿(문전객자욕투숙) 문 앞에 나그네는 묵으려는데
落日在山庬吠籬(락일재산방폐리) 지는 해 산에 걸려 울에 개 짖어 두터울방尨狵
謝仙源(사선원) 선원에게 사례하며-申欽
客從何處寄雙魚(객종하처기쌍어) 손님 오니 어디서 고기 둘 부쳐
中有故人天外書(중유고인천외서) 속에 있어 오랜 이 하늘 밖 편지
却算舊遊還悵望(각산구유환창망) 되레 세니 옛 놀이 외려 슬퍼져
菊花時節又離居(국화시절우리거) 국화꽃이 피는 철 또 헤져 살아
曉霜(효상) 새벽서리-申欽
井欄疏樹曉霜晞(정란소수효상희) 우물 곁 성긴 나무 새벽서리 마르고 마를희
簾外山光捲宿霏(렴외산광권숙비) 발 밖에 산에 빛은 묵은 안개 걷히어
玄嚥不知秋社近(현연부지추사근) 검은 제비 모르니 가을제사 가까움 삼킬연燕
畵梁東畔尙飛飛(화량동반상비비) 그림다리 동쪽 곁 아직도 날고 날아
次法洪上人軸中韻1(차법홍상인축중운1) 법홍스님 시축의 운을 빌어-申欽
紅塵何事苦棲棲(홍진하사고서서) 티끌세상 무슨 일 괴롭게 살아
蘿薛秋深舊路迷(라설추심구로미) 무 대쑥 가을 깊어 옛 길을 헤매
尙憶昔年相訪處(상억석년상방처) 아직 생각 지난해 서로 찾은 곳
一聲淸唄度前溪(일성청패도전계) 한소리 맑은 범패 앞 시내 건너 찬불패
次法洪上人軸中韻2(차법홍상인축중운2) 법홍스님 시축의 운을 빌어-申欽
禪居知在翠微顚(선거지재취미전) 닦는 삶 있음 알아 푸른 산 속에 꼭대기전
丈室多時慣借眠(장실다시관차면) 나지막 방 많은 때 잠 빌림 버릇
步出寺門雲滿壑(보출사문운만학) 걸어 나와 절 문을 구름 찬 골짝
東臺晴月向人圓(동대청월향인원) 동쪽 누대 갠 달이 사람 앞 둥글
次僧軸韻(차승축운) 스님 시축의 운을 빌어-申欽
躑躅花開亂燕飛(척촉화개난연비) 진달래 꽃이 피니 제비 막 날아
枯梧睡罷正忘機(고오수파정망기) 마른 오동 잠이 깨 정말 잊은 틀
僧來不作人間話(승래부작인간화) 스님 와서 말 않는 세상 이야기
知我歸心在翠微(지아귀심재취미) 날 알아 돌린 마음 산에 있음을
雨後坐軍器寺池閭(우후좌군기사지려) 비 내린 뒤 군기사 지려에 앉아-申欽
一雨中宵漲綠池(일우중소창록지) 한줄기 비 한 밤에 불어 푸른 못 불을창
荷花荷葉正參差(하화하엽정참치) 연꽃에다 연잎이 참 들쑥날쑥
鴛鴦定向花間宿(원앙정향화간숙) 원앙새 놓여 보며 꽃 사이에 자
分付西風且莫吹(분부서풍차막취) 나눠줘 서쪽 바람 불지를 마라
過鄭相國故宅(과정상국고댁) 정상국의 오랜 집을 지나며-申欽
橋斷墻頹草樹墟(교단장퇴초수허) 다리 끊겨 담 무너져 풀 나무 옛터 언덕허
路人云是相公居(로인운시상공거) 길에 사람 말이 바로 상공이 살아
當時全盛猶能記(당시전성유능기) 그때로선 한창일 때 외려 기억해
日日朱輪塞里閭(일일주륜새리려) 날이면 날 붉은 수레 마을 문 메워
卽事(즉사) 그 자리에서 바로-申欽
玉漏聲稀星漢微(옥루성희성한미) 물시계 소리 드문 은하수 흐릿
小堂幽絶意多違(소당유절의다위) 작은 집 그윽 끊겨 뜻 하도 어긋
西林風雨夜如漆(서림풍우야여칠) 서쪽 숲에 비바람 밤은 칠한 듯 옻칠
露草時看螢火飛(로초시간형화비) 이슬 풀 때론 보여 나는 반딧불
晩春(만춘) 늦은 봄-申欽
庭宇寥寥門晝關(정우요요문주관) 집안은 쓸쓸하여 낮에 문 닫아
葛巾烏几對靑山(갈건오궤대청산) 갈건에 검은 안석 푸른 산 마주 칡갈
桃花落盡春光歇(도화락진춘광헐) 복사꽃 다 떨어져 봄빛도 다해
蛺蝶如何苦未閒(협접여하고미한) 나비는 어찌하여 괴롬 틈 없이 나비협
早朝(조조) 이른 아침에-申欽
鳳城霞色正微冥(봉성하색정미명) 봉성에 노을빛깔 조금 어두워 어두울명
阿馬翩翩趁曉星(아마편편진효성) 말몰이 빨랑빨랑 새벽별 좇아 좇을진
內裏定應宣召急(내리정응선소급) 궐 안에 놓여 으레 부름 서둘러
中官催鑰啓嚴扃(중관최약계엄경) 중관에 빗장 닦달 닫힌 문 열게 자물쇠약 빗장경
題壁1(제벽1) 벽에 쓰다-申欽
行年四十九年非(행년사십구년비) 해를 나기 마흔에 아홉 아닌가
始覺天機是道機(시각천기시도기) 첫 알음 타고난 틀 바로 도의 틀
脫盡世緣消盡累(탈진세연소진루) 다 벗어 세상 맺음 허물 다 없애
萬山紅綠掩重扉(만산홍록엄중비) 모든 산 불긋 푸릇 사립 겹 가려 가릴엄
題壁2(제벽2) 벽에 쓰다-申欽
池荷紅褪露翻叢(지하홍퇴로번총) 못 연꽃 붉음 바래 이슬에 떨기 바랠퇴
昨夜西風撼井桐(작야서풍감정동) 어젯밤 가을바람 우물 오동에 흔들감
禪客入秋無氣息(선객입추무기식) 도 닦는 이 든 가을 숨기운 없어
不曾三笑過溪東(부증삼소과계동) 아니 일찍 세 웃음 내를 건너서 ※虎溪三笑
感事1(감사1) 일에 느끼어-申欽
椎埋何技亦興王(추매하기역흥왕) 때려 묻어 무슨 재주 또한 왕이 돼 몽치추
董賈無時事可傷(동가무시사가상) 중서 가의 때 못 만나 일에 다침이 동독할동 값가
小草在原霑雨露(소초재원점우로) 작은 풀은 들에 있어 비이슬 젖어 젖을점
長松臥壑困風霜(장송와학곤풍상) 기다란 솔 누운 골짝 바람서리에
※董仲舒(BC176?~BC104) 중국 전한의 대표적 유학자
※賈誼(BC200~BC168) 중국 前漢 文帝 때의 문인 학자로 洛陽출생
感事2(감사2) 일에 느끼어-申欽
顔如緇墨鬢如絲(안여치묵빈여사) 얼굴은 까만 먹물 머린 실처럼 검은비단치
衰相年來不可支(쇠상년래불가지) 늙는 꼴 해가 오며 받치질 못해
唯有此心同鐵石(유유차심동철석) 오직 있는 이 마음 쇠나 돌 같아
幾經鍛鍊未曾移(기경단련미증이) 몇 번한 달굼 불림 일찍 못 옮겨 쇠불릴단 불릴련
野服(야복) 야인 복장에-申欽
野服黃冠穩稱身(야복황관온칭신) 야인 옷에 노란 갓 잘 맞다할 몸
杖藜徐步上溪濱(장려서보상계빈) 청려 짚고 설 걸어 시냇가 올라 물가빈
村童莫問何如者(촌동막문하여자) 마을아이 묻지 마 어떤 이인지
曾是先朝八座臣(증시선조팔좌신) 일찍 바로 앞 왕조 여덟 자리 몸
小雨(소우) 이슬비-申欽
小雨初晴麥壠分(소우초청맥롱분) 이슬비 처음 개어 보리 둑 나눠 언덕롱
鳴鳩乳燕正紛紛(명구유연정분분) 비둘기 새끼 제비 정말 어지러
山村長夏無來客(산촌장하무래객) 두메마을 긴 여름 오는 손 없어
閒倚東樓詠白雲(한의동루영백운) 느긋 기댄 동쪽 누 흰 구름 읊어
唐虞(당우) 요순임금-申欽
土階三等不誅茅(토계삼등부주모) 흙섬돌 셋 나누어 띠도 안 베어 벨주
蓂莢陰中日未哺(명협음중일미포) 달력 풀 그늘 속에 해 아니 먹혀 명협명 풀열매협
借問帝堯何所事(차문제요하소사) 묻고파 요임금은 일한 게 뭔지
至今人口誦唐虞(지금인구송당우) 이제껏 사람 입에 요순을 외니 ※唐堯虞舜 人口膾炙
閱邵易有感(열소역유감) 소옹의 주역을 읽고-申欽
一倍乘之作一元(일배승지작일원) 한번 곱절 곱하여 일원을 지어 ※360×360=129600
興亡千古卽朝昏(흥망천고즉조혼) 일고 잃어 먼 오램 바로 아침 밤 ※興亡盛衰
北窓淸晝忘言處(북창청주망언처) 북녘 창 말간 낮에 말을 잊은 곳
安得堯夫與討論(안득요부여토론) 어찌하면 소옹과 더불어 말해
※邵雍(1011~1077) 邵康節 邵堯夫라고도 하며 象數學이론을 만듦
上巳(상사) 삼짇날 ※음력 삼월삼일-申欽
章臺不作踏靑人(장대불작답청인) 장대에선 못 지어 푸름 밟는 이
湖海僑居又一春(호해교거우일춘) 호수바다 붙어삶 또 하나 봄을
試拓小窓煙景晩(시척소창연경만) 열어보니 작은 창 안개 볕 늦어 주울척
山花無數碧溪濱(산화무수벽계빈) 산에 꽃 셀 수 없어 푸른 시냇가
溪上(계상) 시내 위에서-申欽
折得山花溪上歸(절득산화계상귀) 꺾어들어 산에 꽃 시내 위 돌아
霏霏香霧濕人衣(비비향무습인의) 부슬부슬 향 안개 사람 옷 적셔
偶逢樵父尋厓去(우봉초부심애거) 뜻밖 만난 나무꾼 비탈 찾아 가
更約漁翁理釣磯(갱약어옹리조기) 다시 맺어 어부와 낚시터 손질 물가기
昭陽竹枝歌1(소양죽지가1) 소양죽지가-申欽
席破嶺頭日欲落(석파령두일욕락) 석파령 고개머리 해는 지려해
新淵江口行人稀(신연강구행인희) 신연강 강어귀에 걷는 이 드문
短檣輕枻亂波去(단장경예난파거) 짧은 돛 가벼운 노 막 물결 지나 돛대장 노예
遙指鳳凰臺下磯(요지봉황대하기) 먼 가리킴 봉황대 아래 낚시터
昭陽竹枝歌2(소양죽지가2) 소양죽지가-申欽
居人莫唱赧郞曲(거인막창난랑곡) 사는 이 부르지 마 낭군 부끄럼 얼굴붉힐난
游子此時空斷腸(유자차시공단장) 노는 그대 이런 때 괜한 애 끊어
一百八盤何處是(일백팔반하처시) 일백여덟 얽힌 곳 어디가 바로
鉤輈聲裏樹蒼蒼(구주성리수창창) 자고새 소리 속에 나무 푸르러 끌채주 ※鉤輈格磔
昭陽竹枝歌3(소양죽지가3) 소양죽지가-申欽
水大已無橋下灘(수대이무교하탄) 물 불어 이미 없어 다리 밑 여울
雨昏不見淸平山(우혼불견청평산) 비에 어둑 안 보여 청평산이란
湖邊列店小如斗(호변열점소여두) 호숫가 줄선 가게 작기가 구기
半夜柴扉純浸灣(반야시비순침만) 한 밤을 사립문은 물굽이 담겨
世故1(세고1) 세상 일-申欽
世故何曾料(세고하증료) 세상 일 어찌 일찍 헤아려
巫咸不問寃(무함불문원) 무함 원통함 묻지도 못해
法深心反泰(법심심반태) 법은 깊어도 마음은 느긋
毁積骨猶存(훼적골유존) 헐뜯어 쌓아 뼈는 그대로
水落沙灘響(수락사탄향) 물이 떨어져 모래 여울에
霜晞木葉翻(상희목엽번) 서리 마르자 나뭇잎 엎어 마를희
餘生虫共蟄(여생충공칩) 남은 삶 함께 벌레와 숨어 숨을칩
萬事已無言(만사이무언) 모든 일 이미 말이 없어서
世故2(세고2) 세상 일-申欽
天意終何似(천의종하사) 하늘 뜻 끝내 무엇과 같아
孤臣抱至寃(고신포지원) 외로운 신하 다한 한 안아
古今時或變(고금시혹변) 옛 이제 때때 어쩌면 바꿔
宇宙理長存(우주리장존) 온 우주 이치 그대로 오래
耻作侯鯖護(치작후청호) 부끄럼 지어 오후정 감싸 청어청 ※五侯鯖(요리이름)
休論骨相翻(휴론골상번) 따짐 말마라 골상 뒤집음 ※手相 觀相 骨相 心相
香燈秋夜靜(향등추야정) 향긋한 등불 가을밤 고요
隱几正忘言(은궤정망언) 안석에 기대 정말 말 잊어
病後(병후) 앓고 난 다음-申欽
棄捐那足道(기연나족도) 버려 내놓아 어찌 말 다해 버릴연
隨分且溫存(수분차온존) 나뉨에 따라 또한 그대로
不願公候伯(불원공후백) 아니 바라니 공후백 벼슬 ※五等爵:公侯伯子男
相依父子孫(상의부자손) 서로 힘이 돼 아버지 아들
菜翻屧埋步(채번섭매보) 풋 풀잎 엎어 신 묻힌 걸음 안창섭
砧急響江村(침급향강촌) 서둔 다듬이 강마을 울려 다듬잇돌침
倚杖疏林外(의장소림외) 지팡이 기대 성긴 숲 바깥
蒼茫月掛園(창망월괘원) 아득한 달이 동산에 걸려
秋夜(추야) 가을밤-申欽
嵐光侵戶冷(남광침호랭) 아지랑이 빛 문 들어 서늘 남기람
露氣濕林斑(노기습림반) 이슬지려고 숲 적셔 얼룩 얼룩반
書劍身同廢(서검신동폐) 책과 칼 함께 몸에서 멀어 폐할폐
漁樵跡已閑(어초적이한) 어부 나무꾼 이미 다님 뜸
夜從愁共永(야종수공영) 밤을 따라서 시름도 길어
秋與鴈俱還(추여안구환) 가을 더불어 기러기와 와
搖落亭臺靜(요락정대정) 흔들어 떨쳐 정자 고요해
寒蟾下碧灣(한섬하벽만) 차운 달 지는 푸른 물굽이 두꺼비섬
雨後坐草亭(우후좌초정) 비 온 뒤 초정에 앉아-申欽
峽裏逢連雨(협리봉련우) 골짝 속에서 이은 비 만나
初晴麗景新(초청려경신) 비로소 개니 고운 볕 새록
江平鷗出戱(강평구출희) 강은 넓어서 갈매기 놀고
山靜鹿來馴(산정록래순) 산이 고요해 사슴 길들어 길들순
草合誰開徑(초합수개경) 풀은 보태어 누가 길 열어
苔深欲上茵(태심욕상인) 이끼 짙어져 자리 오르려 자리인
僮兒翻解事(동아번해사) 아이는 번뜩 일을 알아서 아이동
把釣下溪濱(파조하계빈) 낚시 들고서 시냇가 내려 물가빈
僦屋二首1(추옥이수1) 집을 빌려서-申欽
僦屋來深洞(추옥래심동) 집 빌려 오니 깊은 골짜기 빌추
隣居只數家(린거지수가) 이웃에 살기 다만 몇 집이
疏籬依亂樹(소리의란수) 엉성한 울에 기댄 나무들
細澗接長河(세간접장하) 가다란 개울 긴 강에 닿아
故國無歸夢(고국무귀몽) 고향 돌아갈 꿈이 없어서
東風不見花(동풍불견화) 봄바람에도 꽃은 아니 봬
西林半夜雨(서림반야우) 서쪽 숲에는 한밤에 비가
斗覺鬢添華(두각빈첨화) 언뜻 깨달아 머리 보탠 꽃
僦屋二首2(추옥이수2) 집을 빌려서-申欽
耿耿燈遺燼(경경등유신) 깜박 깜박임 등불 남긴 불 빛날경 깜부기불신
浪浪雨未休(랑랑우미휴) 찰랑 찰랑대 비는 안 그쳐
五年離故國(오년리고국) 다섯 해 떠나 오랜 고향땅
白髮寄他州(백발기타주) 흰머리 되어 붙인 딴 고을
萬事惟孤墳(만사유고분) 모든 일 오직 외로운 무덤
全家共一舟(전가공일주) 온 가족 함께 하나의 배에
平生遂初賦(평생수초부) 한 삶을 살아 이른 첫 지음
愧殺海中鷗(괴쇄해중구) 부끄럼 너무 바다 갈매기 빠를쇄
詠事二首1(영사이수1) 일을 읊어-申欽
淚洒壬辰歲(루쇄임진세) 눈물 뿌리니 임진년 난리 ※1592년 27세 壬辰倭亂
魂驚癸丑年(혼경계축년) 넋도 놀라니 계축년 옥사 ※1613년 48세 癸丑獄事
浮生有如此(부생유여차) 덧없는 삶이 이처럼 있어
不死又胡然(불사우호연) 아니 죽으니 또 어찌하나
脚氣春猶重(각기춘유중) 각기병 봄에 오히려 묵직
脾寒夜未眠(비한야미면) 배는 차가워 밤에 잠 못 자 지라비
殘釭空耿耿(잔강공경경) 남은 등잔불 괜히 깜박여 등잔강
伴我五更天(반아오경천) 나를 짝하니 오경의 밤이
詠事二首2(영사이수2) 일을 읊어-申欽
丙辰秋九月(병진추구월) 병진년의 해 구월 가을에 ※1616년 51세
名姓再書丹(명성재서단) 이름하고 성 다시 붉은 글
丁巳年人日(정사년인일) 정사년 인일 정월 초이레 ※1617년 52세
蒼黃又出關(창황우출관) 얼떨결 다시 관문을 나서
經來五寒暑(경래오한서) 거쳐 옴 다섯 추위와 더위
歷盡幾艱難(력진기간난) 겪어 다 지나 몇몇 어려움 어려울간
却笑餘生在(각소여생재) 도리어 웃어 남은 삶 있어
區區寄世間(구구기세간) 자잘하게도 붙은 세상에
挽李贊成直彥(만이찬성직언) 찬성 이직언을 슬퍼하며-申欽
自拔頹波裏(자발퇴파리) 스스로 빼니 부순 물결 속 뺄발 무너질퇴
孤醒衆醉中(고성중취중) 홀로 깨있어 취한 무리 속
險夷持素節(험이지소절) 아슬과 느긋 바탕을 지녀
獻納丹罄衷(헌납단경충) 바침과 거둠 속 비움 붉어 빌경
名協三尊達(명협삼존달) 이름에 맞아 셋 높임 닿고
家徒四壁空(가도사벽공) 집안의 무리 온 벽이 비어
餘生泣鳳髓(여생읍봉수) 남은 삶 울어 봉황의 깊음 골수수
何處挹淸風(하처읍청풍) 어디서 움켜 말간 바람을 뜰읍
※李直彦(1545∼1628) 淸白吏 본관 全州 초명 時彦 자 君美 호 秋泉 시호 貞簡
江陰縣獨坐(강음현독좌) 강음현에 홀로 앉아-申欽
世道有如此(세도유여차) 세상 도리는 이같이 있어
天心知若何(천심지약하) 하늘마음은 어쩌면 알아
才雖慙報主(재수참보주) 재주라 하나 갚아 부끄럼 부끄러울참
國耳敢言家(국이감언가) 나라일진대 집안 말하랴
古縣人烟盡(고현인연진) 오랜 고을에 사람 낌 다해
空林鬼火多(공림귀화다) 빈숲에 자주 도깨비불이
危途無限意(위도무한의) 아슬한 길에 끝없는 뜻에
獨立望京華(독립망경화) 홀로 서서는 서울을 바래
排悶(배민) 걱정을 떨쳐내고-申欽
寂寞無人問(적막무인문) 고요 쓸쓸이 묻는 이 없어
支離有病吟(지리유병음) 따분하여서 앓는 읊음이
干戈雖自昔(간과수자석) 싸움은 비록 예부터 있어
喪亂少如今(상란소여금) 마구 잃음은 이처럼 없어
小草那宜出(소초나의출) 작은 풀 어찌 솟음 마땅해
長途已息心(장도이식심) 먼 길에 이미 마음을 앉혀
平生流水曲(평생류수곡) 한 삶 살면서 물 흐름 가락
愁絶伯牙琴(수절백아금) 시름에 끊어 백아 거문고
九日(구일) 중양절 날-申欽
連年從遠道(련년종원도) 해를 이어서 먼 길을 쫓아
明日更重陽(명일갱중양) 밝을 날 다시 중양절이라
佳節那宜客(가절나의객) 좋은 철 어찌 옳은 나그네
孤懷只望鄕(고회지망향) 외로운 마음 고향만 그려
村醪應已白(촌료응이백) 시골 막걸리 으레 다 희어 막걸리료
野菊亦能黃(야국역능황) 들국화 또한 되니 노랗게
尙憶昇平樂(상억승평악) 아직도 생각 좋은 날 즐겨 오를승
携壺上翠岡(휴호상취강) 술병 지니고 오른 푸른 산 산등성이강
送洪都事命元赴嶺北(송홍도사명원부령북)
영북에 부임하는 도사 홍명원을 보내며-申欽
遠別何時已(원별하시이) 멀리 헤어져 언제면 그쳐
勞歌鬢色催(로가빈색최) 힘들인 노래 머리 빛 희어
高才非世具(고재비세구) 높다란 재주 세상 안 갖춰
直道是身災(직도시신재) 곧이 말하니 곧 몸에 닥쳐
棧路雲中出(잔로운중출) 달아맨 길은 구름에 솟고 잔도잔
溟波天外來(명파천외래) 큰 바다 물결 하늘 밖서 와 어두울명
秋風已蕭瑟(추풍이소슬) 가을바람은 이미 쓸쓸해
莫上望鄕臺(막상망향대) 오르진 마라 망향대에는
※洪命元(1573∼1623) 본관南陽 자樂夫 호海峯 함경도도사 3년 長德君子 해봉집
題軍器寺大廳(제군기사대청) 군기사의 대청에-申欽
那知闤闠裏(나지환궤리) 어찌 알리오 거리 성문 안 거리환 성시바깥문궤
有此地偏幽(유차지편유) 이렇게 있어 땅 쏠려 깊이
平把山川勢(평파산천세) 반반히 잡아 산천에 뻗쳐
淸涵草樹秋(청함초수추) 맑음이 담겨 풀 나무 가을
細香飄菡萏(세향표함담) 가녀린 향기 연꽃서 풍겨 연봉우리함담
微雨濕簾鉤(미우습렴구) 살짝 보슬비 발고리 적셔
老去少心賞(로거소심상) 늙어가 적이 마음껏 즐김
登臨聊散愁(등림료산수) 올라 이르니 한시름 흩어
送南狼川(송남랑천) 남 낭천을 보내며-申欽
邑僻還如寺(읍벽환여사) 고을 외져서 되레 절 같아
官閑正類僧(관한정류승) 벼슬 느긋해 스님을 닮아
不須虞簿領(불수우부령) 아니 꼭 걱정 문서에 할일
且去試飛昇(차거시비승) 앞으로 떠나 날아오르세
石髓春堪摘(석수춘감적) 석수는 봄에 딸만하기도 견딜감 딸적
黃精鼎可蒸(황정정가증) 황정은 솥에 찔 수도 있지 솥정 찔증
嗟吾苦何事(차오고하사) 아 내 괴로움 무슨 일하여
待漏日晨興(대루일신흥) 때 맞춰 날로 새벽 일어나
送仙源赴尙州(송선원부상주) 상주로 부임하는 선원을 보내며-申欽
把袂欲相送(파몌욕상송) 소매 잡고서 서로 보내려
勞歌殊未央(로가수미앙) 힘 드는 노래 달리 안 그쳐
交情重金石(교정중금석) 사귐의 마음 쇠와 돌 무게
別恨動參商(별한동참상) 헤어지는 한 삼상별 나기 ※參星在西 商星在東 此出彼沒
沙伐遺墟古(사벌유허고) 사벌성으로 남은 터 오래
龍湫去路長(룡추거로장) 용추로 가니 길은 멀기도 다할추 ※폭포 물줄기
白雲迷北望(백운미북망) 흰 구름 헤매 북녘 바라니
何處慰離情(하처위리정) 어디서 달래 떨어지는 정 위로할위
訪淸陰北第(방청음북제) 청음의 북쪽 집을 찾아 ※淸陰 金尙憲(1570∼1652)-申欽
地爽豈受暑(지상기수서) 땅이 시원해 어찌 열 받아 시원할상
人高元出塵(인고원출진) 사람 높다래 티끌 벗어나
白雲分作洞(백운분작동) 흰 구름 나눠 골짝을 지어
丹壁與爲鄰(단벽여위린) 붉은 벼랑이 이웃을 하여
果熟堪留客(과숙감류객) 과일 익어서 손 남아 있고
壇除不用茵(단제불용인) 자리 말가니 깔개를 안 써 자리인
秋來霜葉裏(추래상엽리) 가을 들어서 서리 잎 속에
遲我叩門頻(지아고문빈) 느린 내 자주 문을 두드려 두드릴고
九日贈淸陰(구일증청음) 구일에 청음에게 ※淸陰 金尙憲(1570∼1652)-申欽
愁殺逢佳節(수살봉가절) 시름을 죽여 좋은 철 만나
關河送遠行(관하송원행) 변경 강에서 먼 길을 보내
黃花如解意(황화여해의) 노란 꽃 마치 마음을 알아
白酒亦多情(백주역다정) 하얀 막걸리 또한 정 많아
事往天難問(사왕천난문) 일은 지나니 하늘 안 물어
名浮夢欲驚(명부몽욕경) 이름 떠돌아 꿈에서 놀라
霜林又斜日(상림우사일) 서리 숲에 또 해는 기울어
蕭瑟起寒聲(소슬기한성) 쓸쓸히 일어 차가운 소리
寓興(우흥) 흥을 붙여-申欽
軒冕何關己(헌면하관기) 높은 벼슬과 내 어찌 맺어 면류관면
琴書久委懷(금서구위회) 거문고와 책 내버림 오래
道玄知物化(도현지물화) 도는 감감해 뭇 바뀜 알고
心靜與時乖(심정여시괴) 마음 고요해 때 함께 어긋 어그러질괴
樹影迎風亂(수영영풍란) 나무 그림자 바람 맞이해
山容過雨佳(산용과우가) 산에 생김새 비 지나 고와
閑居足幽致(한거족유치) 느긋 삶 넉넉 숨음 이르러
休恠外形骸(휴괴외형해) 달리 여김 마 몸 둠을 넘어 기이할괴 뼈해
遣懷(견회) 마음을 풀어-申欽
肺氣唯高枕(폐기유고침) 허파앓이에 높이 베고서
行遲漸廢衙(행지점폐아) 걸음 더뎌서 차츰 그만둬
馬曹元似是(마조원사시) 벼슬살이는 원래 이 같아
槐夢竟何加(괴몽경하가) 괴안국의 꿈 끝내 뭘 보태 ※南柯一夢
落落違心事(낙락위심사) 떨어져 흩어 마음 일 어긋
悠悠負歲華(유유부세화) 멀리 아득함 세월 빛 져서
知音不在此(지음불재차) 알아줄 벗이 여기에 없어
且復一長嗟(차부일장차) 또 다시 한번 길게 한숨져
休告(휴고) 휴가를 내어-申欽
世亂宜長往(세란의장왕) 세상 어지러 오래 떠 마땅
官高不自由(관고부자유) 벼슬 높아서 아니 맘대로
暫因休沐暇(잠인휴목가) 잠시 이럼에 쉬는 겨를에 머리감을목
聊解簿書憂(료해부서우) 힘입어 풀어 문서 쓸 걱정
山色秋偏瘦(산색추편수) 산 빛깔 가을 쏠린 마름에 파리할수
林容雨欲流(림용우욕류) 숲 모습 비에 흘러 씻기려
從玆得安枕(종자득안침) 이부터 얻어 느긋이 누움
何必遠乘桴(하필원승부) 어찌 꼭 멀리 뗏목을 타랴 마룻대부
感懷(감회) 느낌이 있어-申欽
才非今世具(재비금세구) 재주는 안 돼 이 세상 갖춤
心卽古人徒(심즉고인도) 마음은 바로 옛사람무리
歲月關門後(세월관문후) 해와 달 흐름 문 닫은 다음
詩騷悶俗餘(시소민속여) 시를 뇌까려 세상에 남아 번민할민
向來官實漫(향래관실만) 오면서 벼슬 참으로 넘쳐
何處谷名愚(하처곡명우) 어디가 골짝 이름난 우공
早晩應長往(조만응장왕) 얼마면 으레 오래 물러남
漁樵計不虛(어초계불허) 어부 나무꾼 꾀 아니 헛돼
雨後1(우후1) 비 내린 뒤-申欽
雨送亭臺靜(우송정대정) 비를 보내니 정자는 고요
風涵枕簟涼(풍함침점량) 바람을 담아 잠자리 서늘 삿자리점
蔫紅留晩艶(언홍류만염) 시든 붉음에 늦 남김 고와 시들언
密樹動新芳(밀수동신방) 빽빽한 나무 새론 향 풍겨
象外身心遠(상외신심원) 본뜸 밖으로 몸과 맘 멀어
區中歲月忙(구중세월망) 나눔 가운데 해와 달 바빠
幽襟誰可語(유금수가어) 그윽한 마음 뉘게 말을 해
淸夢落江鄕(청몽락강향) 말간 꿈으로 강마을에 져
雨後2(우후2) 비 내린 뒤-申欽
山郭初晴後(산곽초청후) 산에 성곽에 처음 비 갠 뒤
幽居正掩關(유거정엄관) 그윽한 머묾 막 문을 닫아 가릴엄
殘虹斜度漢(잔홍사도한) 남은 무지개 은하를 질러
淺溜曲成灣(천류곡성만) 얕게 방울져 물굽이 이뤄 방울져떨어질류
倦鳥尋巢早(권조심소조) 지친 새라서 둥지에 일찍
歸雲出壑閑(귀운출학한) 돌아온 구름 골짝을 나와
沈吟有餘意(침음유여의) 읊음에 빠져 남는 뜻 있어
落日下孱顔(락일하잔안) 해는 떨어져 여린 낯 내려 잔약할잔
贈連上人(증련상인) 연상인에게-申欽
秋意日蕭索(추의일소색) 가을 뜻함은 날로 쓸쓸해
閑愁憑夕櫺(한수빙석령) 느긋한 시름 기댄 저녁 창 기댈빙 격자창령
滿空飛雨白(만공비우백) 하늘 가득히 비 날려 희고
斜照半山靑(사조반산청) 비낀 비춤에 산 반이 파래
偶値彌天釋(우치미천석) 뜻밖에 만나 뜻 높은 부처 ※釋迦世尊
同看見葉經(동간견엽경) 함께 봐 살펴 모아 논 불경
心齋吾亦久(심재오역구) 마음 추슬러 내 또한 오래
磵戶晝猶扃(간호주유경) 골짝 집에 문 낮에도 닫혀 계곡시내간 빗장경
晩雨(만우) 저녁 비-申欽
炎蒸愁永晝(염증수영주) 찌는 더위에 시름 오랜 낮
一雨爽煩襟(일우상번금) 한바탕 비로 탄 가슴 시원
細草抽新穎(세초추신영) 가느다란 풀 새 이삭 돋아 이삭영
遙岑閣晩陰(요잠각만음) 멀리 봉우리 집엔 늦 그늘
棲禽飛不定(서금비부정) 깃들 새 날아 둥지를 못 둬
落日耿還沈(락일경환침) 지는 해 빛나 도리어 빠져
捲箔仍高枕(권박잉고침) 발을 걷고서 베개를 높여 발박
微風動遠林(미풍동원림) 산들바람이 먼 숲에서 나
閑述1(한술1) 느긋이 말해-申欽
身閑有餘樂(신한유여락) 몸은 느긋해 남는 즐김이
一室似招提(일실사초제) 방 하나 같기 불러 끌어서 끌제
跡豈孫劉合(적기손류합) 밟아옴 어찌 손권에 유비
名甘李杜齊(명감리두제) 이름남 달게 이백 두보와
藥欄踈雨後(약란소우후) 약풀 울타리 이슬비 지나 트일소
山逕宿雲迷(산경숙운미) 산에 좁은 길 묵힌 구름에
盡日無人問(진일무인문) 하루 내 없어 묻는 사람이
深林但鳥啼(심림단조제) 깊은 숲 다만 새는 울어서
閑述2(한술2) 느긋이 말해-申欽
習懶仍成性(습라잉성성) 익힘 게을러 이룬 바탕이
關門似避人(관문사피인) 문을 닫고서 숨은 이처럼
文章眞小技(문장진소기) 글 지음 정말 조그만 재주
生事任長貧(생사임장빈) 사는 일 맡겨 오래 가난해
過雨山容活(과우산용활) 비는 지나가 산 모습 살려
濃陰樹影均(농음수영균) 짙은 그늘 숲 그림자 깔려
身名且無玷(신명차무점) 몸 둠 이름남 잘못됨 없어 이지러질점
休恠偃經綸(휴괴언경륜) 다르다 마라 경륜 쓰러져 쓰러질언
送吳安州1(송오안주1) 오안주를 보내며-申欽
秋浦湘潭臥(추포상담와) 추포는 누워 강가 귀양 가 ※추포 황신
仙源守塞隍(선원수새황) 선원은 되니 변방의 원님 해자황 ※선원 김상용
纔驚時晦別(재경시회별) 바로 앞 놀라 시회와 헤져 ※시회 정엽
又哭范翁亡(우곡범옹망) 또 곡을 하니 범옹이 죽어 ※범옹 이수준
世事有何好(세사유하호) 세상에 일에 어찌 좋기만
人生良苦忙(인생량고망) 사람살이 참 괴롭고 바빠
那堪西郭路(나감서곽로) 어찌 견디랴 서쪽 성곽 길
更擧送君觴(갱거송군상) 다시 든 술잔 그대 보내며
送吳安州2(송오안주2) 오안주를 보내며-申欽
去歲重三節(거세중삼절) 지난해 보낸 겹친 삼의 날 ※重三節 삼짇날 음력3월3일
新安古館中(신안고관중) 신안 고을의 오랜 관사 안
相携二千石(상휴이천석) 서로 이끌어 이천 석 원님
晤語一樽同(오어일준동) 터놓은 말에 한통 술 함께 밝을오
往事膓堪斷(왕사장감단) 지나간 일들 애 끊김 견뎌 창자장腸
淸遊迹易空(청유적역공) 맑은 놀이도 자취 없이 돼
今朝與君別(금조여군별) 오늘 아침에 그대와 헤짐
此意轉無窮(차의전무궁) 이런 뜻 굴러 끝이 없어라
送吳安州3(송오안주3) 오안주를 보내며-申欽
幾向江樓過(기향강루과) 몇 번을 바래 강 누각 지나
朱欄枕碧湖(주란침벽호) 붉은 난간이 푸른 호 베니
有時乘畫舸(유시승화가) 이따금 있어 그림배 타고 큰배가
拄笏望香爐(주홀망향로) 홀을 떠받쳐 향로봉 바래 떠받칠주 홀홀
簿領應多暇(부령응다가) 문서 일 잡아 으레 많은 틈
風烟足自娛(풍연족자오) 바람 볕 넉넉 절로 즐길 만 ※風煙 風景
元龍豪氣在(원룡호기재) 원룡 진중은 씩씩함 지녀
肯恨旅情孤(긍한려정고) 옳다 여긴 한 길손 정 외롬
贈草軒上人(증초헌상인) 초헌 스님에게 주며-申欽
於世百無味(어세백무미) 세상 온갖 것 별 맛이 없어
逢僧時啓襟(봉승시계금) 스님 만나니 가끔 맘 열어
此身元似寄(차신원사기) 이 몸은 원래 붙어사는 듯
外物復來侵(외물부래침) 바깥 것 다시 쳐들어옴이
煩惱非關境(번뇌비관경) 괴로워함은 아니 닫힌 곳
圓融本在心(원융본재심) 둥글 어울림 본디 마음 둬
何年一丈室(하년일장실) 어느 해이면 한 좁은 방에
與爾共禪林(여이공선림) 너와 더불어 함께 도 닦나
送 回答使 呂僉知 祐吉 赴日本(송회답사려첨지 우길 부일본)
회답사 첨지 여우길이 일본에 가는 것을 보내며-申欽
十載干戈後(십재간과후) 십년 세월이 난리 지난 뒤
君還有此行(군환유차행) 그대 도리어 이런 길 있어
高才足專對(고재족전대) 높은 재주라 맞아 맡을만
滄海亦夷庚(창해역이경) 넓은 바다라 또한 느긋해
夢雜蛟螭恠(몽잡교리괴) 꿈에 시끄러 교룡 이무기 교룡교리
衣披霧雨生(의피무우생) 옷으로 헤쳐 안개비 속을 나눌피
仍悲肝膽在(잉비간담재) 거듭 슬픔에 간 쓸개 있어 ※肝:속마음 膽:용기
無力掃欃槍(무력소참창) 힘없이 쓸림 박달의 창에 살별참 창창
百祥樓口占1(백상루구점1) 백상루에서-申欽
結構何迢遞(결구하초체) 얽어짜임 어찌나 멀리 들고나 멀초 갈마들체
風煙接塞長(풍연접새장) 바람 안개 닿으니 변방에 오래
江山窮體勢(강산궁체세) 강에 산에 다다라 꼴에 힘 뻗쳐
簾幕俯蒼茫(렴막부창망) 발 장막 굽어보니 푸름 아득히
遠客愁歸路(원객수귀로) 먼 나그네 시름은 돌아갈 길에
佳辰滯異方(가신체이방) 좋은 날 막혀 멎어 낯선 다른 땅 막힐체
登臨有餘意(등림유여의) 올라서서 이르니 남아도는 뜻
落日聽鳴榔(락일청명랑) 지는 해에 들리네 노 젖는 울림 나무이름랑
百祥樓口占2(백상루구점2) 백상루에서-申欽
高樓坐寥落(고루좌요락) 높다란 누각 가만히 앉아 쓸쓸할료
客意自無聊(객의자무료) 나그네 마음 절로 멋쩍어
節序淸明近(절서청명근) 철은 되어가 청명 가까워 ※양력4월5일경
關河道里遙(관하도리요) 변방의 강엔 길 마을 멀어
江風吹盡日(강풍취진일) 강바람 불어 날을 다해서
暝靄雜歸潮(명애잡귀조) 어둑함 섞여 밀물 돌아와 어두울명 아지랑이애
老去猶行役(로거유행역) 늙어감 마치 걸음을 부려
安枝愧爾鷦(안지괴이초) 가지 앉은 저 뱁새 부끄러 뱁새초
次盧蘇齋松湖堂韻贈白善鳴(차로소재송호당운증백선명)
노소재의 송호당 운을 빌어 백선명에게 주다-申欽
傾蓋何須早(경개하수조) 처음 만난 일 어찌 꼭 일찍
相忘道術親(상망도술친) 서로 잊으니 도술 가까워
幽棲君得所(유서군득소) 숨어 살아서 그대 얻는바
迷路我知津(미로아지진) 길을 헤매어 내 나루 알아
江館當春暮(강관당춘모) 강에 관사엔 으레 봄 늦어
林花過雨新(림화과우신) 숲에 꽃 산뜻 비가 지나서
休歌遠遊曲(휴가원유곡) 노래를 마라 멀리 가는 곡
此別解愁人(차별해수인) 이 헤짐 알아 시름하는 이
卽事(즉사) 바로 지으니-申欽
暖日薰楊柳(난일훈양류) 따뜻 햇살 향긋한 버드나무에
光風轉水濱(광풍전수빈) 빛에 바람 돌아서 물에 물가에 물가빈
嚴程偸少暇(엄정투소가) 짜인 할일 훔쳐서 조그만 겨를 훔칠투
野次會同人(야차회동인) 들 모임에 모이니 같이한 사람
別酒難成醉(별주난성취) 헤어짐 술 어려워 취하기로는
春愁易損神(춘수이손신) 봄날 시름 쉽게도 얼을 덜어서
百年空擾擾(백년공요요) 백년의 삶 괜스레 어지러우니 어지러울요
何處是閑身(하처시한신) 어느 곳이 옳은가 느긋한 몸이
平山途中(평산도중) 평산 가는 길에-申欽
百五佳辰近(백오가신근) 한식 좋은 날 가까웠는데 ※동지 뒤 105일째
三千里路來(삼천리로래) 삼천리 멀리 길을 오느니
復爲新歲客(부위신세객) 다시 된 것이 새해 나그네
空負故園花(공부고원화) 괜히 저버려 옛 동산 꽃을
野店居民少(야점거민소) 들 가게 사는 백성은 적고
林厓怪鳥譁(림애괴조화) 숲 언덕 모를 새는 시끄러 언덕애 시끄러울화
嚴程那有暇(엄정나유가) 밀려선 할일 어찌 틈 있어
明發又天涯(명발우천애) 밝으면 떠나 또 하늘 끝을
滿月臺(만월대) 만월대-申欽
五百年間事(오백년간사) 오 백년사이 지나버린 일
如今已漠然(여금이막연) 이제 같아선 이미 아득해
英雄不長旺(영웅부장왕) 영웅은 오래 아니 채우고 성할왕
世運亦交遷(세운역교천) 세상길 또한 얽히어 옮겨
秀色山河在(수색산하재) 빼어난 빛깔 산하에 남고
遺風市井傳(유풍시정전) 끼친 바람결 거리로 보내
客來空吊古(객래공적고) 나그네 와서 괜한 옛 기려 조상할적弔
斜日下郊田(사일하교전) 비껴진 해에 들밭 내려가
渡臨津(도림진) 임진강을 건너며-申欽
少年多遠役(소년다원역) 젊은 나이엔 많은 먼 군역
垂老怯長途(수로겁장도) 늙음 드리워 두려운 먼 길
物議輕廚俊(물의경주준) 세상에 말들 가벼워 주 준 ※팔주 팔준
詩名愧駱盧(시명괴락로) 시에 이름나 부끄러 낙 로 ※낙빈왕 노조린
潮生沙浦濶(조생사포활) 물밀려 나니 모래 벌 넓고 트일활
山迥野村孤(산형야촌고) 산 멀어 들에 마을 외로워 멀형
故國饒愁思(고국요수사) 고향생각은 시름이 많아 넉넉할요
沈吟意未蘇(침음의미소) 빠져 읊으니 뜻 아니 살아 차조기소
逢秋1(봉추1) 가을을 맞아-申欽
客愁誰與討(객수수여토) 나그네 시름 뉘 함께 없애 칠토
歧路且于於(기로차우어) 갈림길에서 어디로 갈지
身事流離後(신사류리후) 몸에 둔 일은 흘러 떠돈 뒤
文章憂患餘(문장우환여) 문장이 됨은 걱정한 끝에
干人違素性(간인위소성) 남을 해치니 본바탕 어겨
混俗爲僑居(혼속위교거) 속됨에 섞여 붙어살게 해 섞을혼 높을교
又見新秋候(우견신추후) 또 만나게 돼 새로운 가을
踈螢點夜裾(소형점야거) 성근 반딧불 밤 옷자락에 옷자락거
逢秋2(봉추2) 가을을 맞아-申欽
殘年寄江國(잔년기강국) 남겨진 해를 강마을 붙여
昨夜又秋風(작야우추풍) 어젯밤에도 가을바람이
白露濕螢火(백로습형화) 흰 이슬 젖어 반딧불 빛에
微凉生井桐(미량생정동) 조금 서늘함 우물 오동에
非關時律晩(비관시률만) 맺지 않으니 때 일어 늦어
難得客愁空(난득객수공) 없애지 못해 나그네 시름
杜老猶身事(두로유신사) 두보 늙어서 외려 몸 둔 일
耕犁接瀼東(경리접양동) 밭갈이 쟁기 물가 동쪽서 얼룩소리 물리칠양
逢秋3(봉추3) 가을을 맞아-申欽
百年今過半(백년금과반) 백년의 삶에 이제 반 지나
雙鬢久成翁(쌍빈구성옹) 양쪽 귀밑털 오랜 늙은이
閉門秋色裏(폐문추색리) 문을 닫으니 가을빛깔 속
欹枕雨聲中(의침우성중) 베개 높이어 빗소리 들어
漂梗生涯薄(표경생애박) 떠돌아 나무 사람 삶 엷어 떠돌표 대개경
浮雲世事空(부운세사공) 떠도는 구름 세상 일 비어
鄕園長入望(향원장입망) 고향동산 늘 들기를 바래
天外送飛鴻(천외송비홍) 하늘 밖 보내 기러기 날려
癸丑元日(계축원일) 계축년 설날-申欽
季世悲吾道(계세비오도) 끝 세상 슬퍼 우리 갈 길이
徘徊且歲時(배회차세시) 어정대다가 또 해는 때가
但令身却健(단령신각건) 다만 하려니 몸 되레 튼튼 튼튼할건
遮莫老相欺(차막로상기) 막을 수 없어 늙어 속임을 막을차
鳧鶴誰長短(부학수장단) 오리 학 어느 낫고 못하며 오리부
蕭蘭替盛衰(소란체성쇠) 쑥 난초 바꿔 채우고 쫄아 쇠퇴할체
人犧吾不願(인희오불원) 남에 몸 바침 내 아니 바래 희생희
歸臥故山陂(귀와고산피) 돌아가 누워 고향 산비탈 비탈피
有人來見勉以世道(유인래견면이세도)
어떤 이 찾아와 세상 길에 힘써 달라하여-申欽
羊腸九折總危途(양장구절총위도) 양 창자 아홉 구비 모든 길 아슬
不早知幾哲亦愚(부조지기철역우) 낌새 일찍 못 알아 밝아도 멍청 어리석을우
生在偏荒時又晩(생재편황시우만) 태어나 쏠려 거칢 때 또한 늦어
官雖通貴跡常孤(관수통귀적상고) 벼슬 비록 높아져 발길 늘 혼자
誰將經濟勤相許(수장경제근상허) 뉘라서 꾸려 건져 힘써 서로 해
唯有耕漁足可娛(유유경어족가오) 오로지 갈고 잡아 즐길 만하지
昨夜滄浪歸夢遠(작야창랑귀몽원) 어젯밤 푸른 물결 돌아감 먼 꿈
白鷗飛處長菰蒲(백구비처장고포) 흰 갈매기 나는 곳 자란 향 부들 향초고
次淸陰韻(차청음운) 청음의 운을 빌어-申欽
掉臂人間萬事浮(도비인간만사부) 팔 흔들어 세상에 떠돈 모든 일 흔들도 팔비
閉門經歲臥林丘(폐문경세와림구) 문 닫고 해를 넘겨 숲 언덕 누워
文章可是傾前輩(문장가시경전배) 글이야 옳을 만해 앞 무리 제쳐
仕宦何妨後俗流(사환하방후속류) 벼슬 어찌 거리껴 흐름에 뒤져 벼슬환 방해할방
深院綠苔從寂寂(심원록태종적적) 깊은 뜰 푸른 이끼 고요함 좇아
白雲丹嶂望悠悠(백운단장망유유) 흰 구름 붉은 산을 아득히 바래 높고가파른산장
秋來蠟屐相携去(추래랍극상휴거) 가을 와 밀 나막신 서로 끌어 가 밀랍 나막신극
共陟蓮花最上頭(공척련화최상두) 같이 오른 연화산 맨 꼭대기 위 오를척
次淸陰韻(차청음운) 청음의 운을 빌어-申欽
咫尺還如萬里遙(지척환여만리요) 가까워 되레 같기 만 리나 멀게 길이지
孤居悄悄等參寥(고거초초등참요) 외로운 삶 걱정에 쓸쓸함만큼
十年喪亂魂長斷(십년상란혼장단) 십년을 잃은 난리 넋 오랜 끊임
千古閑愁酒未消(천고한수주미소) 천고 옛 느긋 시름 술로 못 녹여
夢裡雲山堪可隱(몽리운산감가은) 꿈속의 구름산은 숨어 견딜 만
鏡中霜髮不曾饒(경중상발부증요) 거울 안 서리머리 일찍 안 넉넉
看君歷落眞同調(간군력락진동조) 그대 보니 뛰어나 참 같이 맞아
徐榻休嫌屢見招(서탑휴혐루견초) 늦춘 자리 싫다마 자주 불러 봐 걸상탑
送尹次野赴三陟(송윤차야부삼척) 삼척에 부임하는 윤차야를 보내며-申欽
眞珠官府卽蓬壺(진주관부즉봉호) 진주구슬 관아는 바로 봉래산
關外靑牛道氣俱(관외청우도기구) 관문 밖 청우도사 도 기운 갖춰
應向元君傳玉笈(응향원군전옥급) 으레 바란 女선인 옥 책상 물려 책상자급 ※眞人
須從石室問丹爐(수종석실문단로) 꼭 좇아 돌의 방에 단로를 물어
茫茫桑海年空積(망망상해년공적) 아득한 뽕밭바다 세월 헛 쌓여 ※桑田碧海
杳杳鸞虬路苦迂(묘묘란규로고우) 어둑한 난새 규룡 길 멀어 애써 멀우
轤轆半生吾已老(로록반생오이로) 매여 돌아 반 살아 내 이미 늙어 도르래로록
寥天何處是淸都(요천하처시청도) 고요하늘 어느 곳 바로 청도는
※尹暄(1573~1627) 본관 해평 자 次野 호 白沙 선조 때 영의정 윤두수의 아들
感事(감사) 일에 느껴-申欽
出處那能與俗俱(출처나능여속구) 나간 곳 어찌하랴 세속과 함께
幽居端合谷名愚(유거단합곡명우) 숨어 삶 반듯 붙어 골 이름 우곡
縱橫王覇終何用(종횡왕패종하용) 가로세로 임금 힘 끝내 어찌 써 으뜸패
左右圖書只自娛(좌우도서지자오) 이리저리 책들을 절로 즐길 뿐
此日賈生空痛漢(차일가생공통한) 이런 날에 가생은 괜한 아픔이 ※賈誼(BC200~BC168)
何時張翰定歸吳(하시장한정귀오) 어느 때면 장한이 놓고 돌아가 ※
年來轉自關心苦(년래전자관심고) 해 오며 돌아 절로 마음 끎 괴롬
治世須看國有儒(치세수간국유유) 다스림에 꼭 보여 나라에 선비
感事(감사) 일에 느껴-申欽
寥落柴扉傍海門(요락시비방해문) 쓸쓸 떨렁 사립문 바다어귀 곁
楚天猶有未招魂(초천유유미초혼) 초땅 하늘 아직도 넋 아니 불러
閑愁不與琴歌散(한수불여금가산) 막힌 시름 못 흩여 거문고 노래
舊癖唯憑翰墨存(구벽유빙한묵존) 옛 버릇 여태 기대 붓 먹에 남아
烟逕晩鍾江北寺(연경만종강북사) 안개 길 저녁 종이 강 북쪽 절에
霽蟬高柳夕陽村(제선고류석양촌) 갠 매미 높은 버들 저녁볕 마을 갤제
浮生適意知何事(부생적의지하사) 떠돈 삶 뜻에 맞아 무슨 일 알아
贏得霜華上鬢繁(영득상화상빈번) 좋다 얻은 서리꽃 머리 위 수북 이가남을영
次舍弟韻(차사제운) 집에 아우 운을 빌어-申欽
悠悠浮世足危機(유유부세족위기) 아득히 떠돈 세상 아슬 하기도
每道歸來苦未歸(매도귀래고미귀) 말마다 돌아온다 못 와 괴로워
旣已了心寧役物(기이료심녕역물) 이미 벌써 깬 마음 어찌 부려져
自從經事漸知非(자종경사점지비) 여태 오며 겪은 일 차츰 안 잘못
百花飄盡蜂脾滿(백화표진봉비만) 온갖 꽃 날려 다 져 벌들 배 채워 지라비
五月風薰麥實肥(오월풍훈맥실비) 오월 바람 향긋해 보리 알이 차
悵望林泉長在目(창망림천장재목) 슬피 바래 숲과 샘 늘 눈에 아른
見君詩句轉依依(견군시구전의의) 그대 보니 시에 글 옮아 어른대
挽具贊成思孟(만구찬성사맹) 찬성 구사맹을 슬퍼하며 ※具思孟(1531∼1604)-申欽
飈馭翛然返九京(표어소연반구경) 폭풍 몰아 빨리도 돌린 서울에 폭풍표 날개찢어질소
新阡東望暮雲橫(신천동망모운횡) 새 무덤길 동쪽 봐 저녁구름에 두렁천
兩朝耆舊驚淪沒(량조기구경륜몰) 두 조정 원로대신 돌아가 놀라 늙은이기
異日衣冠憶老成(이일의관억로성) 다른 날 옷갓 갖춤 어른을 기려
世變豈能移素節(세변기능이소절) 세상 바꿈 어찌해 바탕 뜻 옮겨
時危猶得保全名(시위유득보전명) 때 아슬해 오히려 이름을 지켜
游魂倘識洪陽路(유혼당식홍양로) 떠돈 넋 행여 알아 넓은 볕 길을 혹시당
應遣人間父子情(응견인간부자정) 으레 보내 세상에 아비 아들 정
以耳病辭西淸居閑聞朝廷有大拜(이이병사서청거한문조정유대배)
귓병으로 서청을 물러나 느긋이 살다가 정승을 제수 받고-申欽
閑園坏蟄養幽姿(한원배칩양유자) 느긋한 뜰 숨어서 그윽 멋 길러 언덕배 숨을칩
小簟方床靜者宜(소점방상정자의) 삿자리 반듯 평상 고요함 마땅 삿자리점
耳不聞聲難就列(이불문성난취렬) 귀 못 들어 소리를 줄 끼지 못해
心能辦物解傷時(심능판물해상시) 마음에 사물 힘써 다친 때 알아 힘쓸판
朝廷今日卜新相(조정금일복신상) 조정에는 오늘날 새 정승 뽑아
喪亂十年思舊治(상란십년사구치) 죽을 난리 십년에 옛 다스림이
但使政淸而俗美(단사정청이속미) 다스림만 맑히면 풍속 고와져
此生含哺更何爲(차생함포갱하위) 이 삶에 먹고 누워 다시 무얼 해 含哺鼓腹
次仙源韻(차선원운) 선원의 운을 빌어-申欽
臥病時時念舊遊(와병시시념구유) 앓아누워 때때로 놀던 벗 생각
孤懷吟罷轉悠悠(고회음파전유유) 외론마음 읊고선 굴러 아득해
百年身世今强半(백년신세금강반) 백년을 몸 둔 세상 이제 반 억지
千里關河路苦脩(천리관하로고수) 천리 먼 변방 강에 길 씁쓸 말라
束帶立朝吾潦倒(속대립조오료도) 띠 둘러 선 조정에 나는 넘어져 큰비료
折腰爲吏子淹留(절요위리자엄류) 허리 꺾여 벼슬해 그대 남아나
歸期屈指知何日(귀기굴지지하일) 돌아갈 때 손꼽아 언젠 줄 알까
漫把蘼蕪寄遠愁(만파미무기원수) 흩어 감싸 거친 풀 먼 시름 붙여 장미미
次南窓韻(차남창운) 남창의 운을 빌어-申欽
追隨却憶數年間(추수각억수년간) 뒤쫓아 되레 기려 몇 해 사이를
陳迹如今一夢殘(진적여금일몽잔) 묵은 자취 오늘에 꿈 하나 남아
身老漸思歸淨界(신로점사귀정계) 몸 늙어 차츰 생각 돌릴 깨끗 땅
時危那復戀高官(시위나복련고관) 때 아슬 어찌 돌려 높은 벼슬을
春來烟月無人共(춘래연월무인공) 봄날 오니 안개 달 벗할 이 없어
曲裏峨洋漫自彈(곡리아양만자탄) 가락 속 높고 넓음 넘쳐 타느니 높을아
樽酒相迎知不遠(준주상영지불원) 동이 술 서로 맞아 머잖아 알아
終南山色與君看(종남산색여군간) 종남산 산의 빛깔 그대 함께 봐
登東皐有感(등동고유감) 동쪽 언덕에 올라-申欽
春來何日不風沙(춘래하일불풍사) 봄이 온 어느 날에 모래 안 날려
地委蔫紅蜂鬧衙(지위언홍봉료아) 땅 맡겨 시든 붉음 벌 모여 시끌 시들언 마을아
彭澤縱無甁裡粟(팽택종무병리속) 도연명 놓임 없어 병 속에 곡식 ※辭去彭澤縣令
稚川還有鼎中砂(치천환유정중사) 갈홍은 외려 있어 솥 안에 단사 ※晋 葛洪 字
頹波靡靡將安往(퇴파미미장안왕) 깨진 물결 쓰러져 어찌 가려나 무너질퇴 쓰러질미
夕景凄凄轉自斜(석경처처전자사) 저녁볕에 쓸쓸히 굴러 절로 가 비낄사
獨上平皐徒極目(독상평고도극목) 혼자 오른 언덕에 눈 들어 바래
非關遲暮怨年華(비관지모원년화) 안 닫아 더딘 저녁 해 밝아 탓해
謝金而敬廷睦來訪(사금이경정목래방) 이경 김정목이 찾아와 고마워하며-申欽
雪後柴扉午不開(설후시비오불개) 눈 내린 뒤 사립문 낮에 안 열어
傳呼驚報使君來(전호경보사군래) 불러서 놀란 알림 사군이 오셔
銅符又向東州去(동부우향동주거) 구리부신 또 나서 동쪽 고을 가
玉節纔從北極回(옥절재종북극회) 옥의 부절 비로소 북쪽 끝 돌아 겨우재
浮世若爲頻見面(부세약위빈견면) 떠돈 세상 어찌해 자주 얼굴 봐
暮年何處獨登臺(모년하처독등대) 늙은 나이 어느 곳 홀로 누 올라
新春定有西歸使(신춘정유서귀사) 새봄엔 놓여 있어 서쪽 올 사군
休惜音書付驛梅(휴석음서부역매) 아까워마 소식 글 역 매화 부침 역참역
山中卽事1(산중즉사1) 산 속에서-申欽
浮世悠悠七尺身(부세유유칠척신) 떠돈 세상 아득해 일곱 자 이 몸
早將榮落等微塵(조장영락등미진) 일찍이 피고 지니 티끌과 같기
不嫌甁甔貧無粟(불혐병담빈무속) 안 싫어해 항아리 쌀 없는 가난 항아리담
唯喜文章老有神(유희문장로유신) 오직 기뻐 글짓기 늙어 신나서
閑與野雲棲谷裏(한여야운서곡리) 함께 느긋 들 구름 깃든 골짝 안
偶隨堤柳到溪濱(우수제류도계빈) 짝을 따라 둑 버들 시냇가 닿아
人生百歲今强半(인생백세금강반) 사람살이 백년에 이제 거의 반
惆悵鸚花又一春(추창앵화우일춘) 슬퍼해 꾀꼬리 꽃 또 하나 봄이
山中卽事2(산중즉사2) 산 속에서-申欽
柳已飛花杏欲仁(류이비화행욕인) 버들 이미 꽃 날려 살구 씨 들어
乍晴南澗綠粼粼(사청남간록린린) 언뜻 갠 남쪽 골짝 푸른 물 맑아 물맑을린
山中高枕時成夢(산중고침시성몽) 산속에 베개 높여 꿈을 이룰 때
世上何人可語眞(세상하인가어진) 세상에 어떤 사람 참됨 말할까
地僻喜逢瑶草長(지벽희봉요초장) 땅 외져 기쁨 만남 고운 풀 자라 아름다운옥요
庭空唯見野禽馴(정공유견야금순) 뜰 비어 오직 보여 들에 새 따라 길들순
芒鞋不踏溪橋外(망혜불답계교외) 짚신에 아니 밟아 시내다리 밖
却怕荷衣染俗塵(각파하의염속진) 두렵기 연잎 옷에 티끌 물들까 두려워할파
山中卽事3(산중즉사3) 산 속에서-申欽
瀟洒茅茨愜靜便(소쇄모자협정편) 비 뿌려 띠 이은 집 가만히 느긋 물뿌릴쇄
葛巾烏几坐蕭然(갈건오궤좌소연) 칡 두건 까만 책상 쓸쓸히 앉아
銜來燕子晴泥凹(함래연자청니요) 물어 와서 제비가 갠 진흙 움푹 재갈함
浴罷元央碧浪圓(욕파鴛鴦벽랑원) 멱을 감는 원앙새 푸른 물 둥글
一壑已專成晩計(일학이전성만계) 한 골짝 이미 오롯 늙어 꾀 이뤄
餘生唯喜保長年(여생유희보장년) 남은 삶 오직 기쁨 오랜 해 누려
海山兜率俱虛語(해산도솔구허어) 바다 산 도솔천은 빈말로 갖춰 투구두
卽此幽居是地仙(즉차유거시지선) 바로 이 그윽한 삶 곧 땅에 신선
山中卽事4(산중즉사4) 산 속에서-申欽
江海棲遲白髮侵(강해서지백발침) 강 바다 깃듦 늦어 흰머리 들어
蓬門寥落廢招尋(봉문요락폐초심) 쑥 자란 문 쓸쓸해 오고감 없어
人經多難違眞性(인경다난위진성) 사람 겪은 어려움 참 바탕 어긋
事到中年少快心(사도중년소쾌심) 일 이른 한창 나이 기쁜 맘 적어
萬死尙餘殘骨在(만사상여잔골재) 가까스로 남기니 남은 몸 있어
一生惟荷聖恩深(일생유하성은심) 한 삶에 짊어지니 임금 큰 베풂
何妨杖屢消長日(하방장루소장일) 어찌 못해 지팡이 오랜 날 보내 지팡이장
松桂如今已作林(송계여금이작림) 솔 계수 이제같이 이미 숲 이뤄
遣興1(견흥1) 흥을 달래며-申欽
幽愁不爲雍門曲(유수불위옹문곡) 깊은 시름 아니 해 옹문곡으로
倦客長吟行路難(권객장음행로난) 지친 길손 긴 읊음 행로난이라
楚澤自懸明月佩(초택자현명월패) 초땅 못에 걸리니 밝은 달 차고 찰패
漢廷休着鵕鸃冠(한정휴착준의관) 한 조정서 쓰지 마 금계의 갓은 금계준의
靑氈猶在貧非病(청전유재빈비병) 푸른 담요 여태껏 가난 아니 병
白首無成意已䦨(백수무성의이란) 흰머리 이룸 없어 뜻 이미 막혀
坐對丘園歌激烈(좌대구원가격렬) 마주 앉아 언덕 뜰 몹시 노래해
瘦梅踈竹十分寒(수매소죽십분한) 여윈 매화 성긴 대 죄다 추워서
遣興2(견흥2) 흥을 달래며-申欽
明時負罪問何因(명시부죄문하인) 밝은 때 짊어진 죄 왜인지 물어
且作田間自在身(차작전간자재신) 이젠 지어 밭 사이 절로 있는 몸
老去逢春渾寂寞(로거봉춘혼적막) 늙어빠져 만난 봄 흐려 고요해
愁來覓句轉淸新(수래멱구전청신) 시름겹게 찾은 말 굴려 산뜻해
漫憑烏几閑耽睡(만빙오궤한탐수) 넘쳐 기댄 까만 상 느긋 즐겨 자
却掃柴扉懶揖人(각소시비라읍인) 되레 쓸어 사립문 나른 손 맞아 게으를라
秪是賞心渾不忘(지시상심혼불망) 벼 익어 즐긴 마음 온통 못 잊어 벼처음익을지
渚雲溪月揔精神(저운계월총정신) 물가 구름 시내 달 몽땅 마음이 모두총
遣興3(견흥3) 흥을 달래며-申欽
非蘇非白亦非陶(비소비백역비도) 아니 소식 백거이 도잠도 아니
歲暮江門臥自高(세모강문와자고) 세밑에 강어귀에 누워 높여서
聞健有時頻陟巘(문건유시빈척헌) 들어 튼튼 때 있어 자주 오른 봉 봉우리헌
等閑排悶却成騷(등한배민각성소) 느긋해 시름 달래 되레 시 지어 밀칠배 떠들소
平郊漠漠留殘雪(평교막막류잔설) 너른 벌 아른아른 녹다 남은 눈
極浦茫茫漲晩濤(극포망망창만도) 끝 갯가 아득아득 늦 물살 불어
乘興渺然迷遠眺(승흥묘연미원조) 흥을 타니 끝없이 헤매 멀리 봐 바라볼조
春寒襲盡紫羅袍(춘한습진자라포) 봄추위 다 쳐들어 비단 솜옷 껴 엄습할습
遣興4(견흥4) 흥을 달래며-申欽
高樓獨倚向黃昏(고루독의향황혼) 높은 누 홀로 기대 어스름으로
江上靑山帶雨痕(강상청산대우흔) 강 위에 푸른 산엔 비를 띤 자취
風散磬聲來古寺(풍산경성래고사) 바람결 경쇠소리 옛 절에 들려
鴈和帆影過前村(안화범영과전촌) 기러기에 돛 그늘 앞마을 지나
非關世路無知己(비관세로무지기) 아니 맺힌 세상길 아는 벗 없어
爭奈覊蹤易斷魂(쟁내기종역단혼) 다퉈 어찌 갈 발길 넋 쉽게 끊어 굴레기
惆悵春歸花事近(추창춘귀화사근) 슬프다 봄 돌아와 꽃일 가까워
小桃應發郭南園(소도응발곽남원) 복사꽃 으레 피니 성곽 남쪽 뜰
偶成1(우성1) 뜻밖에 지어-申欽
江城南畔旅村孤(강성남반려촌고) 강가 성 남쪽 두둑 외딴 마을 나그네
落日歸鴉尾畢逋(락일귀아미필포) 지는 해 까마귀는 꼬리 치며 달아나 달아날포
烟樹望迷平野闊(연수망미평야활) 안개나무 아득해 너른 들판 트여서 트일활
沙河水繞洞門紆(사하수요동문우) 모래 강에 물 둘러 골짝어귀 감돌아 굽을우
眼看浮世添雙白(안간부세첨쌍백) 눈 붙여 떠돈 세상 보태 양쪽 흰머리
頭厭華冠戴小烏(두염화관대소오) 머리 싫어 멋진 갓 올려 쓰니 오사모
從此漁樵休物色(종차어초휴물색) 이부터 고기 나무 그치니 만물 빛깔
釣磯田社卽爲徒(조기전사즉위도) 낚시터 밭고랑에 나아가 무리 이뤄 물가기
偶成2(우성2) 뜻밖에 지어-申欽
困眠長日寄蒲菴(곤면장일기포암) 지쳐 자니 긴 날을 움집에 붙어
老去踈慵似阮南(로거소용사완남) 늙어가며 게으름 완함과 비슷 ※竹林七賢
萬事卽今俱是幻(만사즉금구시환) 모든 일 바로 요즘 함께 홀리어 변할환
六年於此又何堪(륙년어차우하감) 여섯 해를 여기서 또 어찌 견뎌
城頭落照催歸鳥(성두락조최귀조) 성 머리 내리비춰 새 돌아가게
蘋末輕風漾夕藫(빈말경풍양석담) 물풀 끝 산들바람 저녁 물 일렁 출렁거릴양 수면담
自笑世間無所用(자소세간무소용) 절로 웃어 세상에 쓰일 곳 없어
頹齡五十更添三(퇴령오십경첨삼) 늙은 나이 쉰 살에 다시 삼년 더
偶成3(우성3) 뜻밖에 지어-申欽
頹齡五十更添三(퇴령오십갱첨삼) 늙은 나이 쉰 살에 다시 삼년 더
伎倆如今六月蟾(기량여금륙월섬) 재주야 오늘같이 유월 두꺼비 재주기량
明世自甘投有北(명세자감투유북) 밝을 세상 달게도 북방 던져져
餘生那復畫無鹽(여생나부화무염) 남은 삶 어찌 다시 못난 낯 그려
道分儒墨心還醒(도분유묵심환성) 도 나눠 유가 묵가 마음 되레 깨 깰성
迹混漁樵物不嫌(적혼어초물불혐) 섞여진 어부 초부 무리 안 꺼려 땔나무초
客去野扉渾寂寞(객거야비혼적막) 길손 떠난 들 사립 흐릿 쓸쓸해
隔簾微雨下纖纖(격렴미우하섬섬) 발 바깥 가랑비는 부슬부슬 와
夜坐(야좌) 밤에 앉아-申欽
野藤拖地少人行(야등타지소인행) 들 등나무 뻗은 땅 적은 이 다녀 등나무등 끌타
露草離離暗水鳴(로초리리암수명) 이슬 풀 여기저기 몰래 물 울림
數點踈螢流客幌(수점소형류객황) 몇몇 점 드문 반디 길손 막 흘러 휘장황
一聲寒雁過江城(일성한안과강성) 외마디 찬 기러기 강가 성 지나
孤燈依壁花成暈(고등의벽화성훈) 외론 등불 기댄 벽 꽃 이룬 불빛 무리훈
小雨經林葉盡驚(소우경림엽진경) 보슬비 숲을 지나 잎마저 놀라
最是殊方膓斷處(최시수방장단처) 이 가장 땅이 달라 애끊는 곳이
舊遊零落隔平生(구유령락격평생) 놀던 옛 벗 떨어져 따로 한 삶을
詠事2(영사2) 일을 읊어-申欽
嫰綠殘紅小院幽(눈록잔홍소원유) 어린 푸름 남긴 붉음 작은 뜰 그윽
韶華過盡倩誰留(소화과진천수류) 멋진 빛깔 다 지나가 예쁜 뉘 남아 예쁠천
年來異地長爲客(년래이지장위객) 해 오면서 낯선 땅에 오랜 나그네
老去逢辰秪自然(로거봉신지자연) 늙어가며 만나는 날 마침 절로 돼 벼처음익을지
白紙作燈供節戲(백지작등공절희) 흰 종이로 등 만들어 철 놀이 마련 ※歲時風俗
靑芹釅醋飾盤羞(청근엄초식반수) 청미나리 초무침에 밥상 찬 차림 초엄
休嫌村巷無佳伴(휴혐촌항무가반) 싫다마라 시골마을 좋은 벗 없어 거리항
且對淸樽到曉籌(차대청준도효주) 마주해야 맑은 술통 새벽을 헤지 투호살주
僑居1(교거1) 집 떠나 살며-申欽
僑居孤絶近江城(교거고절근강성) 떠나살이 외로워 강 성 가까이
歸夢何會上紫淸(귀몽하회상자청) 돌아갈 꿈 어느 때 선경에 올라
海燕欲來春正嫰(해연욕래춘정눈) 바다제비 오려나 봄 정말 고와
山花纔發雨初晴(산화재발우초청) 산에 꽃 막 피어나 비 처음 걷혀
流年易變韶華節(류년이변소화절) 흐른 해 쉬이 바꿔 고운 빛의 철 풍류이름소
久客長關去住情(구객장관거주정) 오랜 길손 긴 변방 떠나 사는 정
世路向來多感慨(세로향래다감개) 세상길 바래오며 많은 느낌 나 분개할개
白頭肝膽尙崢嶸(백두간담상쟁영) 흰머리 품은 마음 아직 꼿꼿해 가파를쟁영
僑居2(교거2) 집 떠나 살며-申欽
流落江湖八載强(류락강호팔재강) 흘러내려 강 호수 여덟 해씩을
口中無齒鬢全霜(구중무치빈전상) 입에는 이가 없고 머리 다 서리
木綿袍闊違時制(목면포활위시제) 목화솜 핫옷 트여 때맞춤 어겨
馬尾冠高合野粧(마미관고합야장) 말총에 갓은 높아 들 차림 맞아 단장할장
面壁人疑迦葉佛(면벽인의가섭불) 벽을 봐 남 헷갈려 가섭부처님
忘機自許柒園莊(망기자허칠원장) 틀을 잊어 저만이 칠원의 장주 일곱칠
羲皇一夢超塵世(희황일몽초진세) 복희 황제 한 꿈에 세속을 넘어
烏几晴窓白日長(오궤청창백일장) 까만 안석 갠 창에 한낮이 길어
蕭瑟(소슬) 쓸쓸하여-申欽
蕭瑟江關旅鴈哀(소슬강관려안애) 쓸쓸한 강 변방에 기러기 슬퍼
淸秋雲物怯登臺(청추운물겁등대) 맑은 가을 구름에 대 오름 겁나 겁낼겁
天如可問寧無定(천여가문녕무정) 하늘같아 물으랴 어찌 둠 없어
魂不須招也自來(혼불수초야자래) 넋은 아니 꼭 불러 또한 절로 와
宋玉有情悲落木(송옥유정비락목) 송옥은 정이 있어 지는 잎 슬퍼
陶潛遺世喜含杯(도잠유세희함배) 도잠은 세상 잊어 잔 들어 기뻐
悠悠此意空千古(유유차의공천고) 아득한 이런 뜻은 텅 빈 오랜 옛
獨立歧途恨未裁(독립기도한미재) 홀로 선 갈림길에 한을 못 잘라
題旅庵(제여암) 나그네 암자-申欽
東來三載賃人廬(동래삼재임인려) 동쪽 와서 삼년을 남의 오두막
新結茅茨賦卜居(신결모자부복거) 새로 엮은 띳집이 살만해 읊어
小砌故當簷霤曲(소체고당첨류곡) 작은 섬돌 일부러 낙숫물 구비 섬돌체 낙숫물류
踈籬巧補藥蘭虛(소리교보약란허) 성근 울 곱게 메워 약 난초 비어
風塵傲骨窮猶健(풍진오골궁유건) 바람티끌 견딘 뼈 막혀도 굳세
湖海豪情老未除(호해호정노미제) 호수바다 큰 뜻에 늙어 안 빠져
莫道旅庵如斗大(막도여암여두대) 말 말게 머문 암자 말 크기 만해 말두
有時噓氣塞堪輿(유시허기색감여) 때로는 기운 불어 하늘땅 막아 불허 수레여
次王元美白雪樓韻詠壽春村居(차왕원미백설루운영수춘촌거)
왕원미의 백설루 운을 빌어 수춘의 시골에 살며-申欽
曲巷斜簷望不齊(곡항사첨망부제) 굽은 골목 비낀 처마 보니 안 골라
斷橋危棧路高低(단교위잔로고저) 끊긴 다리 아찔 발판 길 높고 낮아 잔도잔
才非賈傅時還思(재비가부시환사) 재주 못 돼 가의사부 때론 갈 생각 스승부
地似湘潭夢亦迷(지사상담몽역미) 땅은 비슷 소상연담 꿈 또한 헤매
漫興有詩供自遣(만흥유시공자견) 절로 흥에 시가 있어 스스로 바쳐
離騷休草怕人題(이소휴초파인제) 이소 시를 짓지 마라 남들 두려워 두려워할파
東風正漲昭陽水(동풍정창소양수) 봄바람에 정말 불어 소양강물이 불을창
空向天涯惜解携(공향천애석해휴) 괜한 바램 하늘 끝에 끌어 풂 어째
啄木行(탁목행) 딱따구리의 노래-申欽
翩翩一飛禽(편편일비금) 포르륵 포락 새 하나 날아
賦形亦何章(부형역하장) 타고난 모습 또 어찌 고와
羽衣煥爛燁(우의환란엽) 깃털 옷 밝아 환하게 빛나 불꽃환 문드러질란 빛날엽
五綵織成光(오채직성광) 다섯 빛 무늬 짜여 놓인 빛 비단채
孔翠失其色(공취실기색) 공작 물총새 그 때깔 잃어
直欲欺鳳凰(직욕기봉황) 곧장 우기려 봉새 황새로 ※鳳: 수컷 凰: 암컷
翺翔叢薄間(고상총박간) 높이 날아서 숲 엷은 사이 날고 모일총
衆鳥不敢當(중조불감당) 뭇 새 못하니 함부로 맞섬
脩喙恣頡頏(수훼자힐항) 긴 부리 내켜 오르내리며 부리훼 곧은목힐 새날아내릴항
顧眄耀朝陽(고면요조양) 이리저리 봐 아침 볕 반짝 ※左顧右眄
來尋嘉樹顚(래심가수전) 와 찾아 좋은 나무꼭대기 아름다울가
啄盡嘉樹腸(탁진가수장) 다 쪼아 좋은 나무의 속을 쫄탁
初如椎鑿穿(초여추착천) 처음은 몽치 끌로 뚫는 듯 몽치추 뚫을착천
漸似刀鉅戕(점사도거장) 차츰 칼과 톱 도려내는 듯 클거 톱거鋸 죽일장
啄勢殊未已(탁세수미이) 쪼아대 힘껏 몹시 안 그쳐
枝摧根又傷(지최근우상) 가지 꺾이고 뿌리도 다쳐 꺾을최
風雨襲竅穴(풍우습규혈) 비바람 치니 구멍에 들어 구멍규
一夕歸顚僵(일석귀전강) 하루 저녁에 폭삭 쓰러져 쓰러질강
惜此棟樑材(석차동량재) 아까워 이런 마룻대 들보 용마루동
終爲微物殃(종위미물앙) 끝내 미물에 재앙을 받아 재앙앙
天道有相奪(천도유상탈) 하늘 길 있어 서로 빼앗음 빼앗을탈
倚伏詎可常(의복거가상) 기댐 엎드림 어찌 늘 하랴 어찌거
金丸豈汝貰(금환기여세) 금 탄알 어찌 너를 놓아줘 세낼세
害物理難長(해물리난장) 남 해쳐 그리 오래 못가지
田家謠(전가요) 농삿집 노래-申欽
月高高田熟(월고고전숙) 달이 높으면 높은 밭 풍년 익을숙
月低低田穰(월저저전양) 달이 낮으면 낮은 밭 풍년
今年占新月(금년점신월) 올해 점치니 새로운 달에
高低無不當(고저무부당) 높고 낮아서 못 마땅 없어
翁婦喜且慶(옹부희차경) 아비에 아낙 기뻐 기쁜 일
蹈舞迎休祥(도무영휴상) 덩실 너울 춤 좋은 일 맞아
亥日燻豕喙(해일훈시훼) 해일엔 태워 돼지주둥이 연기낄훈
子日焚鼠腸(자일분서장) 자일엔 살라 쥐의 창자를 불사를분
芒苗袪螟蠹(망묘거명두) 나락 모 떨어 마디충에 좀 소매거 떨어없앨거祛 마디충명 좀두
場圃除災殃(장포제재앙) 집 곁에 밭에 재앙을 없애 밭포
汚邪與甌窶(오사여구구) 더러움 주니 사발에 담고 사발구 가난할구
五穀盈倉箱(오곡영창상) 오곡을 채워 곳집에 가득 상자상
滿腹志願畢(만복지원필) 배는 불러서 뜻 바램 마쳐 마칠필
身外莫思量(신외막사량) 몸 둠 밖으로 헤일 게 없어
百年(백년) 백년-申欽
百年何醜好(백년하추호) 백년이 어찌 나쁘고 좋아 추할추
過去皆陳迹(과거개진적) 지나가면 다 늘어논 자취
是非旣已淆(시비기이효) 옳고 그름이 이미 뒤섞여 뒤섞일효
曲直誰能擇(곡직수능택) 굽고 곧음을 누가 가릴까
軒冕卽泥塗(헌면즉니도) 높은 벼슬이 바로 진흙길 면류관면
三木也非辱(삼목야비욕) 목 손발 채워 아니 욕되지 ※桎梏: 차꼬 쇠고랑
歸來田里間(귀래전리간) 돌아왔으니 시골마을에
閉戶恒處獨(폐호항처독) 문 닫아걸고 늘 혼자 살아
一飽更何求(일포갱하구) 한 번 배불러 다시 뭘 찾아
休論君與牧(휴론군여목) 따지지 마라 임금에 원님
春來且力田(춘래차력전) 봄이 오며는 또 밭에 힘써
牢守愚公谷(뢰수우공곡) 둘러 지키니 우공 골짜기 우리뢰
此府(차부) 이 고을-申欽
此府富山水(차부부산수) 이런 마을은 산수가 넉넉 곳집부
佳麗同宛洛(가려동완락) 좋고 고와서 마치 꼭 낙양 굽을완
顧余坐羈馽(고여좌기칩) 날 돌아보면 굴레에 매여 맬칩
何異屠門嚼(하이도문작) 어찌 다르랴 고깃간 맛봄 잡을도 씹을작
東風忽相過(동풍홀상과) 봄바람 문득 서로 지나가
草木俱動色(초목구동색) 풀 나무 함께 움트는 빛깔
花英欲綻紅(화영욕탄홍) 꽃은 봉오리 붉게 터뜨려 옷터질탄
折枝已堪搦(절지이감닉) 가지 꺾으랴 어찌 억눌러 억누를닉
詩成信筆書(시성신필서) 시를 이루니 붓 믿어 써서
筆下蟠蛟螭(필하반교리) 붓 아래 서려 용에 이무기 서릴반 교룡교리
不似屈三閭(불사굴삼려) 같지 않은가 삼려 굴원이 ※三閭大夫 屈原
辛苦懷沙辭(신고회사사) 어려운 애씀 회사부 글에
天道有盈虛(천도유영허) 하늘 도 있어 차고 기울어
倚伏相推移(의복상추이) 기댐 엎드림 서로 옮겨가 ※禍福
去來任迭運(거래임질운) 가고 오느니 갈마듦 돌아 갈마들질
吾奚浪嗟咨(오해랑차자) : 나는 어찌하여 부질없이 탄식하는가
吾奚금계 노인
1566 公識 錦溪 魯認(1566∼1622) 咸豊 錦溪集
奉呈白玉峯光勳(봉정백옥봉광훈) 옥봉 백광훈께 올림 ※白光勳(1537∼1582)-魯認
地僻無佳客(지벽무가객) 땅은 외져서 좋은 손 없어
公須數往還(공수수왕환) 공께서는 꼭 몇 번 돌아가
市酒何曾醉(시주하증취) 저자 사온 술 왜 일찍 취해
冬宵不肯闌(동소불긍란) 겨울밤 막아 아니 기꺼이
追憶金先生河西(추억김선생하서) 하서선생을 추억하며 ※金麟厚(1510∼1560)-魯認
明月照積雪(명월조적설) 밝은 달 비춰 쌓인 눈 위에
光輝盈我窓(광휘영아창) 환히 빛나니 내 창을 채워
與誰同此勝(여수동차승) 뉘와 더불어 이 빼남 함께
金子世無雙(금자세무쌍) 선생은 없어 세상에 둘도
一斗庵(일두암) 일두암-魯認
一斗庵中坐(일두암중좌) 일두암 들어 가운데 앉아
休糧四十春(휴량사십춘) 농사를 쉬어 마흔 해 봄이
少林何處是(소림하처시) 소림선방은 어는 곳이라
今日始逢眞(금일시봉진) 오늘 비로소 진인을 만나
福州館(복주관) 복주관-魯認
我本三韓客(아본삼한객) 나는 워낙에 삼한 나그네
生還萬死餘(생환만사여) 살아 돌아와 만 번 더 죽어
今看中國士(금간중국사) 오늘 보느니 중국에 선비
胸次始寬舒(흉차시관서) 가슴 속 처음 너그러워져
戊戌臘月(무술납월) 무술년 섣달에 ※1598년 12월-魯認
殘燈伴客夢(잔등반객몽) 등불 깜박여 길손 짝해 꿈
歸路隔天涯(귀로격천애) 돌아갈 길은 하늘 끝 너머
今歲無多日(금세무다일) 올해 남은 날 많지 않은데
蠻山雪作花(만산설작화) 오랑캐 산엔 눈이 꽃이 돼
和泉館(화천관) 화천관-魯認
百年今白髮(백년금백발) 사람 삶 백년 이젠 흰머리
一歲又秋天(일세우추천) 해 하나 지나 또 가을하늘
夢裏君王近(몽리군왕근) 꿈속에서도 임금 가까이
含香奉御筵(함향봉어연) 머금은 향기 모시는 자리
丁酉冬述懷二絶1(정유동술회이절1) 정유년 겨울에 회포를 적다 ※1597년-魯認
活國才何短(활국재하단) 나라 살릴 꾀 어찌 짧을까
江湖倚劍歌(강호의검가) 강호에 기대 칼의 노래를
誓說東海水(서설동해수) 다짐을 말해 동해 바닷물
奔流莫驚波(분류막경파) 달려 흐를 물 놀라지 마라
丁酉冬述懷二絶2(정유동술회이절2) 정유년 겨울에 회포를 적다 ※1597년-魯認
旄頭猶未摘(모두유미적) 깃대 머리는 아직 아니 따
狄犬吠神州(적견폐신주) 오랑캐 개는 짖어 신주에
絶塞衣冠老(절새의관로) 변방의 끝에 벼슬해 늙어
荒陵日月愁(황릉일월수) 거친 언덕에 세월의 시름
登平遠臺(등평원대) 평원대에 올라-魯認
白髮南荒滯(백발남황체) 흰머리 남아 남방 거친 곳
丹心北闕懸(단심북궐현) 한 마음 걸려 북녘 대궐에
登樓未忍下(등루미인하) 누대에 올라 차마 못 내려
爲待月華圓(위대월화원) 기다리게 돼 달빛 둥글길
過釜山(과부산) 부산을 지나며-魯認
遠客投荒戍(원객투황수) 먼 길손 보내 거친 수자리
孤城枕大洋(고성침대양) 외로운 성에 누운 큰 바다
將軍白羽盡(장군백우진) 장군의 갑옷 흰 깃털 다해
戰士綠沈槍(전사록침창) 병사의 창은 푸름에 빠져
壬辰赴倡義陣(임진부창의진) 임진년 창의진에 나아가서 ※1592년-魯認
丈夫當此世(장부당차세) 사내대장부 이 때를 맞아
長思越王羞(장사월왕수) 오래 생각해 월왕 부끄럼 ※越王 句踐(BC497~465)
宇宙干戈滿(우주간과만) 온데 옛 이제 싸움이 가득
詩書志願休(시서지원휴) 시에 글에 뜻 바램 그만둬
제호 양경우
1568 子漸 霽湖 梁慶遇(1568~?) 南原 霽湖集
正朝寄舍弟(정조기사제) 설 아침 집에 아우에게-梁慶遇
天時苒荏又新年(천시염임우신년) 하늘 때는 덧없어 또 새론 해가 풀우거질염 들깨임
到老離居益可憐(도로리거익가련) 늙어서 떠나 살아 더욱 가엽기
想得讀書燈欲盡(상득독서등욕진) 생각 드니 책 읽어 등불 꺼지게
西峰殘月草堂前(서봉잔월초당전) 서산마루 새벽달 초가집 앞에
田家(전가) 농삿집-梁慶遇
枳殼花邊掩短扉(지각화변엄단비) 탱자껍질 꽃 옆에 닫힌 사립문
餉田村婦到來遲(향전촌부도래지) 밭 새참 시골아낙 돌아옴 더뎌
蒲茵曬穀茅檐靜(포인쇄곡모첨정) 풀 멍석 나락 말려 띠 처마 고요
兩兩鷄孫出壞籬(양량계손출괴리) 삐약삐약 병아리 울 틈에 나와
稷粥(직죽) 피죽-梁慶遇
稷粥稷粥 (직죽직죽) 피죽에 피죽이라
煎稷作粥也不惡(전직작죽야불악) 피를 끓여 죽 쑤어 나쁘진 않아
去年失秋民苦飢(거년실추민고기) 지난해 가을 잃어 백성 배고파
茹草不辭況稷粥(여초불사황직죽) 먹을 풀 마지못해 하물며 피죽 먹을여
粟飯花稻飯花喫不得(속반화도반화끽부득) 조밥쌀밥 꽃피어 먹지를 못해
汝呼稷粥復何益(여호직죽부하익) 너희 외쳐 피죽을 무슨 보탬이
里胥手持官帖來(리서수지관첩래) 고을 아전 손에 든 장부책 오니
租稅之徵多色目(조세지징다색목) 구실에 거둬들여 많은 갖가지
嗚呼稷粥充腸不可得(오호직죽충장불가득) 아 피죽에 배 채워 채우지 못해
民家租稅從何出(민가조세종하출) 백성 집에 구실은 어디서 나와
※조팝나무 이팝나무
교산 허균
1569 端甫 蛟山 許筠(1569∼1618) 陽川 惺所覆瓿藁
憶太虛亭(억태허정) 태허정을 추억하며-許筠
遙憐鑑湖墅(요련감호서) 멀어서 가여워라 감호의 농막 농막서
煙景膩殘春(연경니잔춘) 연기에 매끄러워 남은 봄날이 미끄러울니
江燕語留客(강연어유객) 강 제비 지저귀어 머무는 길손
林花飛趁人(임화비진인) 숲에 꽃잎 날아서 사람을 따라 좇을진
思將濯纓水(사장탁영수) 생각하니 앞으로 갓끈 씻을 물 갓끈영
洗盡化衣塵(세진화의진) 모두 빨아 바꿔야 옷에 먼지를
羽翮在羅網(우핵재라망) 날개깃이 갇히니 그물 속에서 깃촉핵
誰爲自身在(수위자신재) 누가 해서 스스로 몸을 둘거나
後岡(후강) 뒷산에서-許筠
溪水淙潺亂石間(계수종잔난석간) 시냇물 소리 졸졸 어지러운 돌 틈에
隔花幽鳥語關關(격화유조어관관) 꽃 너머로 숨은 새 지저귐이 시끄러
長風忽捲前林雨(장풍홀권전림우) 긴 바람 문득 걷혀 앞 숲에 비는 내려
一抹斜陽映半山(일말사양영반산) 한 가닥 비낀 햇살 산허리만 비추네
傷春(상춘) 봄날에 마음 아파-許筠
抱疴常在暮春時(포아상재모춘시) 병을 품어 늘 있어 늦은 봄날에
遊興蒼茫未易期(유흥창망미이기) 놀이흥도 아득해 쉽게 못 바래
欲貰濁酒貰客恨(욕세탁주세객한) 막걸리 외상 마셔 길손 한 해봐
杏花村畔乏靑旗(행화촌반핍청기) 살구꽃 마을 두둑 술집 기 없어
歇古宅(헐고택) 옛집에서 쉬며-許筠
蕭蕭風雨岸烏紗(소소풍우안오사) 부슬부슬 비바람 오사모 벗어
三月韶光鬢半華(삼월소광빈반화) 삼월이라 봄빛에 귀밑털 반백
客裏不堪佳節過(객리불감가절과) 나그네에 못 견뎌 좋은 철 지내
借人高館看梨花(차인고관간리화) 남에 빌린 높은 집 배꽃을 보네
移種櫻桃(이종앵도) 앵두를 옮겨 심어-許筠
淺植幽厓奈爾何(천식유애내이하) 얕게 심어 그늘 언덕 이를 어쩌나
孤根無路近陽和(고근무로근양화) 외론 뿌리 길이 없어 볕에 가까워
移栽隙地勤封護(이재극지근봉호) 옮겨 심어 놀리는 땅 힘써 북돋아 틈극
爲待朱明結子多(위대주명결자다) 기다리면 여름 되어 열매 꽤 맺지 朱明=여름
移小桃(이소도) 작은 복숭아나무를 옮기며-許筠
淸晨移得小桃來(청신이득소도래) 맑은 새벽 옮겨와 작은 복숭아
細劚黃泥用意栽(세촉황니용의재) 잘 파내 누런 흙을 마음 써 심어 깎을촉
不識明年春二月(불식명년춘이월) 아니 알아 명년에 봄에 이월엔
此花還向阿誰開(차화환향아수개) 이 꽃은 둘러 바래 어느 뉘에 펴
見紅桃(견홍도) 붉은 복사꽃을 보고-許筠
誰種緗桃殿晩春(수종상도전만춘) 누가 심어 복사꽃 큰 집에 늦봄 담황색상
絳紗幽袖映紅巾(강사유수영홍건) 붉은 비단 긴 소매 붉은 수건에 진홍강
牆頭日出嫣然笑(장두일출언연소) 담장 머리 해 솟아 씽긋이 웃어 싱긋웃을언
何啻他鄕見故人(하시타향견고인) 어찌 뿐이 타향서 오랜 벗 본 듯 뿐시
紅桃落盡(홍도락진) 붉은 복사꽃 다 떨어지네-許筠
南枝雨僽北枝摧(남지우추북지최) 남쪽가지 매선 비 북쪽가지 꺾이어
寂寞香魂招不廻(적막향혼초불회) 쓸쓸해 향기 넋은 불러 아니 돌아와
怊悵明年此翁去(초창명년차옹거) 서글퍼 내년에는 이 늙은이 떠나니
不知花爲阿誰開(부지화위아수개) 알지 못해 꽃이 돼 누굴 위해 필거나
用答春韻(용답춘운) 답춘의 운을 써서-許筠
瘴雲霾日晦還明(장운매일회환명) 먹구름이 해 가려 어둡다 밝아 흙비올매
莫說春光比兩京(막설춘광비량경) 말을 마라 봄날 빛 두 서울 견줘
能使逐臣腸數盡(능사축신장삭진) 하게해 쫓긴 신하 자주 애달파
隔林終日怪禽聲(격림종일괴금성) 숲 너머 날을 다해 새소리 야릇
滿庭芳(만정방) 뜰에 가득한 방초-許筠
春入神京 (춘입신경) 봄이 오니 서울에
花發禁苑 (화발금원) 꽃이 피네 대궐에
一陣微雨初晴 (일진미우초청) 한바탕 보슬비 비로소 개여
朱樓縹緲 (주루표묘) 붉은 누각 아득히
飛絮撲簾旌 (비서박렴정) 날아든 버들개지 발에 기에 부딪혀
樓上佳人罷睡 (누상가인파수) 누각 위의 미인은 잠에서 깨어
斜陽裏低按銀箏(사양리저안은쟁) 기운 볕 속 다소곳 은쟁을 당겨
靑驄馬誰家浪子(청총마수가랑자) 푸른 말은 누구네 사내 것인가
門外繫紅纓 (문외계홍영) 문 밖에 매었으니 붉은 고삐를
凄涼行樂地 (처량행락지) 쓸쓸해 썰렁하니 즐겨 놀던 곳
塵昏灞岸 (진혼파안) 티끌로 자욱하니 파수 땅 언덕
若變昆明 (약변곤명) 바뀐 듯해 곤명지로
悵巷陌無人 (창항맥무인) 슬프다 마을거리 사람이 없어
草樹叢生 (초수총생) 풀일랑 나무랑은 무더기로 나
路絶弱水蓬壼 (노절약수봉곤) 길 끊어져 약수며 봉래산 방호산에
凝情立黃昏 (응정입황혼) 뜻 엉기어 서있어 어스름에 빛
好月猶照鳳凰城(호월유조봉황성) 좋은 달은 오히려 봉황성 비춰
省中夜直(성중야직) 성중에서 숙직하며-許筠
魚鐶橫戶燭撓光(어환횡호촉요광) 고기 고리 비낀 문 촛불 휘인 빛 ※물고기자물쇠
中禁詞臣坐玉堂(중금사신좌옥당) 궐 가운데 글 신하 옥당에 앉아
紫殿夜闌鈴索靜(자전야란령삭정) 궁전에 막힌 밤에 방울 줄 고요
桐花時送隔簾香(동화시송격렴향) 오동 꽃 보내올 때 발 너머 향기
宿德源民舍1(숙덕원민사1) 덕원에서 민박하며-許筠
城外悲笳夜半吹(성외비가야반취) 성 밖에 슬픈 피리 한밤에 불어
女垣斜月展愁眉(여원사월전수미) 성가퀴 비낀 달은 시름 눈썹이 ※女墻 埤堄
河流遠坼單于壘(하류원탁선우루) 강 흘러 아득 열려 선우의 성채 터질탁 진루
海色遙明大將旗(해색요명대장기) 바다 빛 멀리 밝아 대장 깃발이
宿德源民舍2(숙덕원민사2) 덕원에서 민박하며-許筠
王粲倚樓空作賦(왕찬의루공작부) 왕찬은 누각 기대 괜히 시 짓고
杜陵徒步只吟詩(두릉도보지음시) 두보는 걸어 다녀 다만 시 읊어
空聞戰血傾伊洛(공문전혈경이락) 헛들린 싸움의 피 이수 낙수로
却敵何人出六奇(각적하인출륙기) 적 물리침 누군지 뛰어남 짜내
宿德源民舍3(숙덕원민사3) 덕원에서 민박하며-許筠
斜月含山宿霧晴(사월함산숙무청) 비낀 달 산을 품어 짙은 안개 개
僕夫相對語前程(복부상대어전정) 사내 종 서로 마주 앞길에 말들
中宵起舞君休怪(중소기무군휴괴) 한밤에 추는 춤에 그대 말 말게
未必荒鷄是惡聲(미필황계시악성) 꼭 아니니 맹한 닭 나쁜 소리랴
用代春贈韻(용대춘증운) 대춘증의 운을 써서-許筠
雪後山光浸水光(설후산광침수광) 눈 온 다음 산 빛은 물빛에 젖어
酴醾將白阿槐黃(도미장백아괴황) 술밑은 희게 하고 아괴는 누래 술밑도
請君莫恨江南遠(청군막한강남원) 그대 불러 탓 마라 강남이 멀어
風景元來似故鄕(풍경원래사고향) 바람 볕은 원래가 고향과 닮아
憶權趙諸君(억권조제군) 권 조 여러분을 그리며-許筠
天涯悲作客(천애비작객) 하늘 끝 슬퍼 나그네 되니
澤畔恨離群(택반한이군) 못물 가 한이 떠나는 무리
花事今將盡(화사금장진) 꽃 보는 일도 이젠 다 하려
鶯聲不欲聞(앵성불욕문) 꾀꼬리 소리 아니 들으려
親朋杳千里(친붕묘천리) 가까운 벗은 아득 먼 천리
日夕詠停雲(일석영정운) 날 저묾 읊어 구름 머물러
憶石洲(억석주) 석주를 기억하며-許筠
楚塞身何遠(초새신하원) 초나라 요새 몸 어찌 아득
秦關望漸賖(진관망점사) 진나라 관문 바래 멀어져
惟憐湘水夢(유련상수몽) 생각 가여워 상수의 꿈이
偏在故人家(편재고인가) 치우쳐 있어 오랜 이 집에
恨入王孫草(한입왕손초) 한이 사무쳐 왕손이 풀에
愁添蜀帝花(수첨촉제화) 시름은 붙어 촉 임금 꽃에
紉蘭行澤畔(인란행택반) 난초 꼬아서 못 가 거닐어 새끼인
倚玉隔天涯(의옥격천애) 옥빛 치우쳐 하늘 끝 너머
海黯停雲合(해암정운합) 바다는 검어 구름 머물러
山橫落景斜(산횡락경사) 산은 질러서 지는 볕 기웃
春來有佳句(춘래유가구) 봄날이 와서 좋은 글 있어
莫惜問懷沙(막석문회사) 아까워 말고 굴원에 물어
苦雨(고우) 궂은비-許筠
北客愁無奈(북객수무내) 북녘 나그네 시름 왜 없어
連宵雨驟過(연소우취과) 이어진 밤을 비 몰아 지나
林昏銜暮瘴(임혼함모장) 숲은 어두워 저묾 안개에
溝溢漲晨波(구일창신파) 도랑 넘쳐나 새벽 물결에
委地紅將盡(위지홍장진) 땅에 내맡겨 붉음 다하려 ※붉은 꽃
侵堦碧漸多(침계벽점다) 섬돌 쳐들어 푸름 많아져 ※푸른 이끼
空吟海嶠作(공음해교작) 괜히 읊으니 바다 산 시를
誰與報羊何(수여보양하) 누가 더불어 양 하에 알려 ※泰山의 羊璿之와 東海의 何長瑜
僑居賦事(교거부사) 붙어살며-許筠
放逐知前定(방축지전정) 내쳐 쫓겨나 앞 놓임 알아
功名已後時(공명이후시) 일 이룬 이름 이미 늦은 때
惠州方飽飯(혜주방포반) 혜주 땅서 막 배불리 밥을
儋守或觀棋(담수혹관기) 메고 지켜 혹 바둑 구경을 멜담
海味餘霜蟹(해미여상해) 바다의 맛은 서리 게 남고
園蔬只露葵(원소지로규) 남새밭 나물 이슬 아욱뿐
吾生本爲口(오생본위구) 우리 삶이란 본디 입 위해
非是利妻兒(비시리처아) 아니 옳으니 처자 이로움
玉梅花下用櫻桃花下韻(옥매화하용앵도화하운)
옥매화 아래서 앵도화 아래의 운으로-許筠
花事春猶淺(화사춘유천) 꽃의 일 봄이 오히려 얕아
南翁興已衰(남옹흥이쇠) 남쪽 늙은이 흥 이미 시들
正憐微雨後(정련미우후) 정말 가여워 가랑비 지나
無那夕陽時(무나석양시) 어쩔 수 없어 저녁볕의 때
浥露香先動(읍로향선동) 이슬에 젖어 향 먼저 돌아 젖을읍
迎風態自遲(영풍태자지) 바람을 맞아 몸 절로 더뎌
空嗟萬里客(공차만리객) 괜한 탄식을 만 리 나그네
垂老鬢如絲(수로빈여사) 드리운 늙음 살쩍 실 같아
口號同仲仁天老賦卽事(구호동중인천로부즉사)
입으로 불러 중인 천로와 함께 바로 짓다-許筠
卷幔羅書帙(권만라서질) 휘장 걷으니 벌여놓은 책
燒香坐寂寥(소향좌적요) 향을 사르며 앉아 고요해
雪消山色近(설소산색근) 눈이 사라져 산 빛 가까워
天闊海聲遙(천활해성요) 하늘 트여서 바닷물 멀어
撫古心還折(무고심환절) 옛날 더듬어 맘 되레 꺾여
傷時鬢欲凋(상시빈욕조) 때에 다치니 귀밑털 시들
梅花疏影動(매화소영동) 매화 성글어 그림자 움칠
相約醉溪橋(상약취계교) 취하길 맺어 시내 다리서
官墻碧桃爲雨所折(관장벽도위우소절) 관가 담에 벽도화 비에 꺾이어-許筠
瓊樹含嬌笑(경수함교소) 고운 나무 머금어 아리딴 웃음
疑從閬苑移(의종랑원이) 어쩜 아마 쫓겨서 궁궐 뜰 옮겨 솟을대문랑
飄零因雨壓(표령인우압) 휘날려 떨어지니 비에 눌려서
摧折豈根萎(최절기근위) 꺾고 꺾여 어쩌나 뿌리 시들어
屈子懷沙日(굴자회사일) 굴원이 회사부를 짓고 죽은 날
昭君出塞時(소군출새시) 왕소군 궁을 나서 변방 넘은 때
蜂愁粘落蕊(봉수점락예) 벌의 시름 붙을까 꽃술 떨어져
鶯怨啅殘枝(앵원탁잔지) 꾀꼬리 탓 쪼을까 낡은 가지를
物性元榮悴(물성원영췌) 사물 바탕 원래가 꽃펴 시들어 파리할췌
人生亦盛衰(인생역성쇠) 사람 삶에 또 그리 찼다 여위어
明年能再發(명년능재발) 이듬해 할 수 있어 다시 피어나
天意諒難知(천의량난지) 하늘 뜻을 믿어도 알기 어려워 믿을량
撝客獨坐(휘객독좌) 손님을 물리치고 홀로 앉아-許筠
經卷鑪香寂不譁(경권로향적불화) 경서 책 향로에 향 말없이 고요 시끄러울화
蕭然如在羽人家(소연여재우인가) 썰렁해 들어온 듯 신선의 집에
當堦暖日烘梅蕊(당계난일홍매예) 섬돌에 따뜻한 해 매화꽃술 쫴 섬돌계 횃불홍
撲戶輕颺墮柳花(박호경양타류화) 문 때려 가변 날림 버들 꽃 떨렁 칠박 날릴양
鄴瓦久乾抛兎翰(업와구건포토한) 업와 벼루 긴 마름 토끼 붓 던져 토끼토
焦阬方熱試龍茶(초갱방열시룡다) 초강 차를 막 데워 용차를 맛봐
休言地僻無來往(휴언지벽무래왕) 말마라 땅 치우쳐 오고감 없어
自由山蜂趁兩衙(자유산봉진량아) 저 스스로 산에 벌 두 관아 좇아 좇을진
석주 권필
1569 汝章 石洲 權韠(1569∼1612) 安東 石洲集
夜坐醉甚走筆成章1(야좌취심주필성장1) 밤에 앉아 취하여 휘갈긴 글-權韠
我本無心人(아본무심인) 나는야 본디 맘 없는 사람
願得無言友(원득무언우) 사귀고 싶어 말 없는 친구
同遊無有鄕(동유무유향) 같이 노닐어 있지 않은 곳
共醉無味酒(공취무미주) 함께 취하지 맛없는 술에
夜坐醉甚走筆成章3(야좌취심주필성장3) 밤에 앉아 취하여 휘갈긴 글-權韠
昔余夢爲鳥(석여몽위조) 지난 날 나는 꿈에 새가 되
飛入白雲鄕(비입백운향) 날아들었지 흰 구름 고을
又嘗夢爲魚(우상몽위어) 또 일찍 꿈에 물고기 되어
潑剌游滄浪(발랄유창랑) 한껏 물 튀겨 찬 물결 놀아
自嘲(자조) 스스로 비웃어-權韠
白髮平凉子(백발평량자) 하얀 머리에 평생 슬픈 이
生涯爛醉中(생애란취중) 삶을 살면서 흠뻑 취해서
世間知我者(세간지아자) 사람 세상에 날 알아줄 이
唯有主人翁(유유주인옹) 오로지 있어 주인 늙은이
秦始皇(진시황) 진시황제-權韠
焚書計太拙(분서계태졸) 책을 불사름 너무 서툴러
黔首豈曾愚(검수기증우) 백성들 어찌 어리석은가
竟發麗山塚(경발려산총) 끝내 파헤쳐 여산 무덤을
還非詩禮儒(환비시예유) 아닌 게 아냐 시와 예 선비
※始皇帝(BC259~BC210)秦나라왕(BC247~BC221)秦帝國황제(BC221~BC210)
이름 政 시황제는 시호 생전의 칭호는 황제
※황제 지배를 지탱한 사상은 법가사상이며 儒家思想은 봉건의 복고를
바라므로 그 책을 불사르고(焚書) 460여 명의 유학자를 생매장했다(坑儒)
※북방 외민족의 침입에 대비 萬里長城을 쌓고 麗山이라는 자신의 壽陵을
건설했다 이 사업은 민중을 혹사시켜 진제국 멸망의 원인이 되었다
昨夜(작야) 어젯밤-權韠
昨夜西園醉(작야서원취) 어제 밤에 취하니 서쪽 동산서
歸來對月眠(귀래대월면) 돌아와서 달 보며 잠이 들었네
曉風多意緖(효풍다의서) 새벽바람 많은 뜻 실마리 보여
吹夢到梅邊(취몽도매변) 꿈에도 바람 불어 매화에 닿네
滴滴(적적) 방울 방울져-權韠
滴滴眼中淚(적적안중루) 방울 방울져 눈시울 눈물
盈盈枝上花(영영지상화) 송이 송이로 가지에 꽃이
春風吹恨去(춘풍취한거) 봄바람 불어 한이 사라져
一夜到天涯(일야도천애) 하룻밤 닿아 하늘 끝까지
江口早行(강구조행) 강어귀에 일찍 가다-權韠
雁鳴江月細(안명강월세) 기러기 울어 강 달 가늘어
曉行蘆葦間(효행로위간) 새벽에 걸어 갈대밭 사이
悠揚據鞍夢(유양거안몽) 아득히 올라 안장 기댄 꿈
忽復到家山(홀부도가산) 어느 듯 다시 고향 산 왔네
倩婦呼詩韻(천부호시운) 어여쁜 아내 시 운을 불러-權韠
睡起仍無事(수기잉무사) 잠깨 일어나 할 일도 없어
開窓面小園(개창면소원) 창 열고 바래 조그만 뜨락
雨餘觀草性(우여관초성) 비가 남아서 풀 바탕 보고
林晩聽禽言(임만청금언) 숲에 늦게야 새소리 들어
倩婦呼詩韻(천부호시운) 어여쁜 아내 시 운을 불러
敎兒進酒樽(교아진주준) 아이 시켜서 술을 들이네
牛羊各歸巷(우양각귀항) 소와 염소는 길을 돌아와
吾亦閉柴門(오역폐시문) 나도 닫으니 사립짝문을
夜坐書懷(야좌서회) 밤에 앉아 글을 품어-權韠
世事有如此(세사유여차) 세상일이란 이같이 있어
流光無奈何(유광무내하) 흐르는 세월 어찌 못하지
菊花秋後少(국화추후소) 국화꽃 가을 지나면 지고
蟲語夜深多(충어야심다) 벌레소리는 밤 깊어 커져
悄悄月侵牖(초초월침유) 고요히 달은 창에 들었고
蕭蕭風振柯(소소풍진가) 쓸쓸히 바람 가지에 떨려
關心十年事(관심십년사) 마음 쏟아서 십년의 일에
坐敷撲燈蛾(좌부박등아) 앉아 펼치니 나방 등불 쳐
憶成川(억성천) 성천을 생각하며-權韠
雲雨高唐夢裏還(운우고당몽리환) 구름비 높은 허풍 꿈속을 돌아
滿空蒼翠是巫山(만공창취시무산) 하늘 가득 푸른 빛 이 바로 무산
至今最有關心處(지금최유관심처) 이제껏 가장 많이 마음 끄는 곳
人在樓臺漂緲間(인재누대표묘간) 사람 있는 누대는 아득한 사이
※雲雨之情 巫山神女
贈秋娘(증추낭) 추낭에게-權韠
楊州一夢杳難追(양주일몽묘난추) 양주 꿈 아득하여 쫓기 어려워
此地琴尊本不期(차지금존본불기) 여기서는 술자리 본디 못 바래
莫唱江南斷腸曲(막창강남단장곡) 부르지 마 강남의 애끊는 노래
向來存沒不勝悲(향래존몰불승비) 쭉 오며 있든 없든 슬픔 못 견뎌
城山過具容故宅(성산과구용고택) 성산에서 구용의 옛집을 지나며-權韠
城山南畔是君家(성산남반시군가) 성산의 남쪽두둑 바로 그대 집
小巷依依一逕斜(소항의의일경사) 작은 거리 아련히 길 하나 비껴
浮世十年人事變(부세십년인사변) 떠돈 세상 열 해에 사람일 바껴
春來空發滿山花(춘래공발만산화) 봄이 와 헛된 피움 산 가득 꽃이
悼亡寄示李正郞子敏(도망기시이정랑자민)
죽은 이를 슬퍼하며 정랑 이자민에게 부쳐 보이며-權韠
親知零落已無存(친지영락이무존) 알고지내 죽어가 남은 이 없어
萬事人間只斷魂(만사인간지단혼) 모든 일 사람세상 다만 넋 끊어
爲問如今風雨夜(위문여금풍우야) 묻느니 오늘처럼 비바람의 밤
也應重夢具綾原(야응중몽구릉원) 또한 맞아 거듭 꿈 비단 갖춘 벌
哭具大收喪于楊州留宿天明出山(곡구대수상우양주유숙천명출산)
양주에서 구대수 상에 곡해 묵고는 다음날 산을 나서며-權韠
幽明相接杳無因(유명상접묘무인) 이승 저승 닿음은 아득해 몰라
一夢慇懃未是眞(일몽은근미시진) 한 바탕 꿈 은근해 참인지 몰라
掩淚出山尋舊路(엄루출산심구로) 눈물 감춰 산 나서 왔던 길 찾아
曉鶯啼送獨歸人(효앵제송독귀인) 새벽 꾀꼴 울음에 홀로 돌아가
幽居漫興(유거만흥) 숨어 살며 흥이 나서-權韠
老去扶吾有短筇(노거부오유단공) 늙어가 날 붙들어 짧은 지팡이
林居無日不從容(임거무일부종용) 숲에 살아 하루도 느긋하기만
淸晨步到澗邊石(청신보도간변석) 맑은 새벽 걸으니 골짝에 바위
落日坐看波底峯(낙일좌간파저봉) 해 떨어져 앉아 봐 물결 밑 봉을
幽居漫興3(유거만흥3) 숨어 살며 흥이 나서-權韠
引水作潭聊自娛(인수작담료자오) 물 끌어 못을 지어 스스로 즐겨
平地波濤遽如許(평지파도거여허) 널찍한 땅 물결이 갑자기 일어
飛湍落石風雨喧(비단낙석풍우훤) 여울 날아 돌 굴려 비바람 시끌
隔岸人家不聞語(격안인가불문어) 언덕너머 마을에 말이 안 들려
幽居漫興4(유거만흥4) 숨어 살며 흥이 나서-權韠
當日溪流深尺餘(당일계류심척여) 날 맞아 시내 흘러 깊이 한 자 더
兩岸狹窄纔容車(양안협착재용거) 양쪽 언덕 좁아서 겨우 수레 가
今朝化作滄浪水(금조화작창랑수) 오늘 아침 바뀌어 찬 물결 물로
已有水禽來捕魚(이유수금래포어) 이미 물새 날아와 물고기 잡아
林處士滄浪亭(임처사창랑정) 임처사의 창랑정에서-權韠
蒲團岑寂篆香殘(포단잠적전향잔) 부들자리 쓸쓸해 글 향기 남아
獨抱仙經靜裏看(독포선경정리간) 홀로 낀 신선경전 고요에 읽어
江閣夜深松月白(강각야심송월백) 강가 누각 밤 깊어 솔에 흰 달이
渚禽飛上竹闌干(저금비상죽란간) 물가 새 날아 오른 대나무 난간
林處士滄浪亭2(임처사창랑정2) 임처사의 창랑정에서-權韠
屋下淸江屋上山(옥하청강옥상산) 집 아래엔 맑은 강 집 위론 산이
道人生計山水間(도인생계산수간) 도인은 삶을 꾀해 산수 사이에
應知靜坐飜經處(응지정좌번경처) 앎 맞춰 가만 앉아 경전 뒤적여
潭低神龍夜叩關(담저신룡야고관) 못 밑에 신령한 용 빗장 두드려
僧軸(승축) 스님의 시축-權韠
疎雲山口草萋萋(소운산구초처처) 구름 드문 산 어귀 풀은 우거져
夜逐香煙到水西(야축향연도수서) 밤을 쫓아 향 연기 물 서쪽 닿아
醉後高歌答明月(취후고가답명월) 취한 뒤 크게 노래 밝은 달 답해
江花落盡子規啼(강화낙진자규제) 강가 꽃 다 떨어져 소쩍새 울어
轆轤詩(녹로시) 녹로시-權韠
滿園鬪艶不勝嬌(만원투염불승교) 뜰 가득 고움 다퉈 예쁨 못 이겨
羅綺叢中綠扇搖(나기총중록선요) 비단 펼친 가운데 푸른 부채로
麗共韶光三月好(여공소광삼월호) 곱게 함께 고운 빛 삼월이 좋아
紅薔薇映碧芭蕉(홍장미영벽파초) 붉은 장미 비치네 푸른 파초에
林居十詠(임거십영) 숲에 살면서 부른 노래-權韠
已將身世寄山樊(이장신세기산번) 이미 내 몸을 두고 산 에워 살아
俗客年來不到門(속객년래부도문) 세상 손님 해 되도 이르지 않아
四壁圖書燈一盞(사벽도서등일잔) 사방 벽엔 책들로 등불 하나에
此間眞意欲忘言(차간진의욕망언) 이런 사이 참된 뜻 말을 잊겠네
林居十詠(임거십영) 숲에 살면서 부른 노래-權韠
林下淸溪溪上亭(림하청계계상정) 숲 아래 맑은 시내 시내 위 정자
亭邊無數亂峰靑(정변무수란봉청) 정자 곁 셀 수 없이 푸른 봉우리
幽人醉臥日西夕(유인취와일서석) 숨은 이 취해 누워 해는 서쪽에
萬壑松風醉自醒(만학송풍취자성) 온 골짝 솔바람에 취기 절로 깨
林居十詠(임거십영) 숲에 살면서 부른 노래-權韠
避俗年來不過溪(피속년래불과계) 세상 벗어 해 지내 시내 안 넘어
小堂分與白雲棲(소당분여백운서) 작은 집 함께 나눠 흰 구름 살아
晴窓日午無人到(청창일오무인도) 갠 창에 해는 한낮 찾는 이 없어
唯有山禽樹上啼(유유산금수상제) 오직 있는 멧새는 나무 위 울어
宮柳詩(궁류시) 궁류시-權韠
宮柳靑靑鶯亂飛(궁류청청앵란비) 궁궐 버들 푸르러 꾀꼬리 날아
滿城冠蓋媚春輝(만성관개미춘휘) 성 가득 수레 덮어 봄 아양 빛나
朝家共賀昇平樂(조가공하승평악) 조정에 모두 하례 태평 음악이
誰遣危言出布衣(수견위언출포의) 뉘 하게해 옳은 말 베옷에 쫓겨
寒食(한식) 한식 날-權韠
祭罷原頭日已斜(제파원두일이사) 제사 끝난 들머리 날 이미 기웃
紙錢飜處有鳴鴉(지전번처유명아) 종이 돈 펄럭인 곳 까마귀 울어
山蹊寂寂人歸去(산혜적적인귀거) 산 오솔길 고요해 사람 돌아가
雨打棠梨一樹花(우타당리일수화) 비 때려 팥배나무 나무 하나 꽃
夜雨雜詠(야우잡영) 밤비에 읊어-權韠
春宵小雨屋簷鳴(춘소소우옥첨명) 봄밤에 가랑비에 집 처마 울림
老子平生愛此聲(노자평생애차성) 노자는 삶을 살며 이 소리 아껴
擁褐桃燈因不寐(옹갈도등인불매) 털옷 끌어 등 돋워 잠 오지 않아
對妻連倒兩三觥(대처연도양삼굉) 아내 마주 기울여 두어 잔 술잔
十七字詩(십칠자시) 십칠자시-權韠
攜手上河梁(휴수상하량) 손을 잡고서 강다리 올라
見舅如見娘(견구여견낭) 외삼촌 보니 엄마 본 듯해
兩人齊下淚(양인제하루) 두 사람 모두 눈물 흘리네
…… 三行 ( …… 삼항) 말을 못 잇고 눈물이 세 줄
忠州石效白樂天(충주석효백락천) 충주석에서 백락천을 본받아-權韠
忠州美石如琉璃(충주미석여유리) 충주고을 고운 돌 유리와 같아
千人劚出萬牛移(천인촉출만우이) 모든 사람 쪼개내 모든 소 옮겨
爲問移石向何處(위문이석향하처) 물으니 돌 옮겨서 어디 갑니까
去作勢家神道碑(거작세가신도비) 가서 돼 힘쓰는 집 무덤신도비
神道之碑誰所銘(신도지비수소명) 신도비에 비석 글 누가 새기나
筆力倔强文法奇(필력굴강문법기) 붓 가는 힘 굳세고 글도 뛰어나
皆言此公在世日(개언차공재세일) 다 말해 이런 대감 세상 계신 날
天姿學業超等夷(천자학업초등이) 받은 바탕 배운 일 남달리 빼나
事君忠且直 (사군충차직) 임금을 섬겨 충성과 곧음
居家孝且慈 (거가효차자) 집에 머물러 효도와 사랑
門前絶賄賂 (문전절회뢰) 문 앞에 끊어 뇌물 받음을
庫裏無財資 (고리무재자) 고방 안에는 재물이 없어
言能爲世法 (언능위세법) 말할 수 있어 세상 위한 법
行足爲人師 (행족위인사) 행동 넉넉해 남 위한 스승
平生進退間 (평생진퇴간) 삶을 살면서 나가 물러나
無一不合宜 (무일불합의) 하나 없으니 옳지 않음이
所以垂顯刻 (소이수현각) 이러한 까닭 드리워 새겨
永永無磷緇 (영영무린치) 오래 오래를 새나감 없게
此語信不信 (차어신불신) 이러한 말을 믿든 못 믿든
他人知不知 (타인지부지) 다른 사람이 알든 모르든
遂令忠州山上石(수령충주산상석) 마침내 충주 고을 산위의 돌은
日銷月鑠今無遺(일소월삭금무유) 날로 달로 깎이어 남음이 없네
天生頑物幸無口(천생완물행무구) 날 때부터 무디어 입 없어 다행
使石有口應有辭(사석유구응유사) 돌에도 입 있다면 할 말 있겠지
동계 정온 鄭仁弘을 사사
1569 輝遠 桐溪 鄭蘊(1569∼1641)文簡 草溪 桐溪集 德辨錄
晴後卽事(청후즉사) 갠 뒤에-鄭蘊
欲晴晴未了(욕청청미료) 개려하는데 갬 아니 마쳐
朝靄在山阿(조애재산아) 아침 자욱 껴 산에 언덕에 아지랑이애
林間人跡罕(임간인적한) 숲 사이에는 사람 발 드문 그물한
庭畔鳥聲多(정반조성다) 뜰 두둑에는 새소리 꽤나
雨後吟(우후음) 비 내린 뒤에-鄭蘊
晩壑奔雲陣(만학분운진) 저녁 골짜기 구름 떼 달려
深林響石灘(심림향석탄) 깊은 숲에는 돌 여울 울려
幽人顧多事(유인고다사) 숨어사는 이 많은 일 돌봐
耳目不爲閑(이목불위한) 귀 둘 눈 둘을 아니 쉬게 해
夢見翼承(몽견익승) 꿈에 익승 오장을 보고-鄭蘊
夢見故人面(몽견고인면) 꿈에 보았네 오랜 벗 얼굴
相論文字疑(상론문자의) 서로 논하니 문자 글 물음
覺來樑月白(각래량월백) 깨어나 보니 들보 달 밝아
淸淚自漣洏(청루자련이) 말간 눈물이 절로 주루룩 물놀이련 삶을이
見新月(견신월) 초승달을 보며-鄭蘊
來從何處來(래종하처래) 좇아서 오니 어디서 왔나
落向何處落(락향하처락) 떨어지는데 어디 떨어져
姸姸細如眉(연연세여미) 곱게 가늘어 눈썹과 같이 고울연
遍照天地廓(편조천지곽) 두루 비추니 하늘땅 둘레
謝隣客持酒來訪(사린객지주래방) 이웃 객이 술 갖고 찾아옴에 고마워하며-鄭蘊
野客何從叩夜門(야객하종고야문) 들손님 어딜 좇아 밤 문 두드려
自言薄酒未盈樽(자언박주미영준) 혼자 말 막걸리는 술통 아니 차
欣然酌罷陶然醉(흔연작파도연취) 기쁘게 따름 다해 얼큰히 취해 질그릇도
脩竹無風月獨存(수죽무풍월독존) 뻗은 대 바람 없이 달만 홀로 떠
偶吟(우음) 뜻밖에 읊어-鄭蘊
瓦落垣頹見野蓬(와락원퇴견야봉) 기와 떨쳐 담 무너져 들 쑥이 보여
年來四友待桐翁(년래사우대동옹) 해 오면서 네 명의 벗 나를 기다려 ※桐溪 鄭蘊
一朝茅棟居然就(일조모동거연취) 어느 아침 띠 엮은 집 멎어 나아가 용마루동
方丈當前送晩風(방장당전송만풍) 한 길 반듯 앞에 맞아 저녁바람이
書堂卽事(서당즉사) 서당에서-鄭蘊
土床煙斷薪如桂(토상연단신여계) 구들에 연기 그쳐 섶이 계수며
中夜肩高不待吟(중야견고부대음) 밤 맞아 어깨 들썩 읊기 못 늦춰
賴有庭除後凋葉(뢰유정제후조엽) 힘을 입어 뜰 섬돌 늦게 시든 잎
小兒携帚取無禁(소아휴추취무금) 어린아이 비 들어 못 말려 쓸어
長風路上(장풍로상) 길 위에서 오랜 바람-鄭蘊
凍雨霏霏灑晩天(동우비비쇄만천) 언 비는 부슬부슬 늦 하늘 뿌려 뿌릴쇄
前山雲霧接村烟(전산운무접촌연) 앞산에 구름안개 마을엔 연기
漁翁不識蓑衣濕(어옹불식사의습) 늙은 어부 못 알아 젖은 도롱이
閑傍蘆花共鷺眠(한방로화공로면) 느긋 곁 한 갈대꽃 백로와 잠자
청음 김상헌 斥和論
1570 叔度 淸陰 金尙憲(1570∼1652)文正 安東 淸陰全集
路傍塚(노방총) 길가의 무덤-金尙憲
路傍一孤塚(노방일고총) 길가에 하나 외로운 무덤
子孫今何處(자손금하처) 아들손자는 이제 어느 곳
惟有雙石人(유유쌍석인) 오직 있으니 한 쌍 돌사람 ※文人石 武人石
長年守不去(장년수불거) 오랜 해 지켜 떠나지 않아
夜坐(야좌) 밤에 앉아서-金尙憲
高樹涼風動(고수량풍동) 높은 나무 썰렁해 바람 흔들어
危巢露鵲寒(위소로작한) 둥지 아슬 드러나 까치 추워서
月華當戶碎(월화당호쇄) 달은 훤해 마주친 문에 부서져 부술쇄
山氣入懷寬(산기입회관) 산 기운 들어 품어 너그러워져 너그러울관
落落生平志(낙락생평지) 떨쳐 흩여 살면서 한 삶 뜻함이
依依死別顔(의의사별안) 기대 붙어 죽음이 떼놓을 얼굴
一身兼百慮(일신겸백려) 이 몸 하나 아울러 온갖 시름에
孤坐到宵殘(고좌도소잔) 혼자 앉아 이르니 밤 다 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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