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望嶽(망악) - 杜 甫

글모음(writings)/한시(漢詩)

by 굴재사람 2015. 8. 8. 21:25

본문

望嶽(망악) 태산을 바라보며

  

- 杜 甫 -

     

岱宗夫如何(대종부여하)  태산을 도대체 어떻게 그릴까?

劑魯靑未了(제노청미료)  제와 노에 펼쳐지는 푸르름 가이없어라

造化種神秀(조화종신수)  천지조화는 신묘한 정수를 다 모아 놓았으니

陰陽割昏曉(음양할혼효)  음양 따라 남북은 낮과 밤처럼 선명하게 갈린다

盪胸生層雲(탕흉생층운)  층층이 이는 뭉게구름에 가슴은 뛰어놀고

入歸鳥(결자입귀조)  눈을 크게 떠보니 집 찾는 산새들 날아든다

會當凌絶頂(회당능절정)  기어이 산꼭대기 정점에 우뚝 서리니

一覽衆山小(일람중산소)  단번에 뭇 산 작은 것을 굽어보리라

 

 

* 이 시는 개원 24년(736) 두보나이 24세 때에 쓰였다.

 

일 년 전인 735년에 두보는 낙양에서 거행하는 진사시험에 낙방한다.

그리고는 다음해부터 약 5년여 동안 제나라, 노나라가 있는 지금의 하북성, 산서성, 산동성 일대를 유랑한다.

이 시는 그가 산동에 있는 태산을 유람할 때에 지은 것이다.

 

두보는 <망악>의 시를 세 수 지었는데 이 편인 동악(태산)과 서악(화산)과 남악(항산)이 그것이다.

이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태산을 읊은 이 시이다.

두보 시 중에서 초기의 작품에 속한다.

 

작가는 태산인 '동악을 바라보며'라고 시제를 달고 있다.

악양루는 태산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은데도 <등악양루>이고

중양절에 기주산에 오를 때도 <등고>라고 하여 오른다는 시제를 달았었다.

 

그런데 이 태산은 높은 데에도 '망'이다.

다 오르지 않고 쳐다보면서 짓는다고 시제에서 밝히고 있다.

 

태산을 인생으로 바라보라.

젊은이의 나이는 정상에 오르려면 한참 밑에 있어서 정상을 바라보아야 하리라.

'망악'의 위치는 곧 시를 쓰던 시절에 작가가 위치한 인생의 높이이리라.

 

* 岱宗 : 대산. 즉 泰山의 별칭. 岱는 시작이란 뜻. 宗은 태산이 오악 중의 첫 번째 산임을 의미함.

대종은 오악 중에서 으뜸이라는 뜻인데 이는 태산이 오악 중에 가장 높은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제로 제일 높지도 않다. 그러나 태산이 으뜸으로 존중 받는 것은

옛 제왕들이 가장 동쪽의 산인 이 태산에 찾아와 왕왕 제사를 지냈기 때문이다.

未了 : 다함이 없다. 끝이 없다 

造化 : 조물주. 우주의 조화. 천지 

種 : 한데 모으다. 한 곳에 모임

神秀 : 신묘한 아름다움

昏曉 : 어두움과 밝음. 명암

盪胸 : 가슴 설렘

眥 : 눈을 크게 뜨다. 決은 찢어지다. 갈라지다의 뜻

會當 : 반드시. 기어코. 꼭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