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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畔獨步㝷花(강반독보심화) - 杜甫

글모음(writings)/한시(漢詩)

by 굴재사람 2015. 8. 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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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畔獨步花(강반독보심화)  강가를 홀로 거닐다 꽃을 찾다

 

- 杜甫 -

 

江上被花惱不徹(강상피하뇌불철)  강변이 온통 꽃으로 뒤덮여 있으니 이를 어쩌나

無處告訴只顚狂(무처고소지전광)  어디에도 알릴 곳 없으니 참으로 미칠 지경이네

朱覓南隣愛酒伴(주멱남린애주반)  서둘러 남쪽 마을로 달려가 술친구 찾았더니만

經旬出飮獨空床(경순출음독공상)  그 마저 술마시러 나간 지 열흘지나 빈 침상만 덩그러이...

 

稠花亂蘂裏江濱(조화난예리강빈)   어지럽게 핀 꽃들로 빽빽이 덮인 강가를

行步欹危實怕春(행보의위실파춘)  이리저리 걸어가며 가는 봄 아쉬워하네

酒尙嵁驅使在(시주상감구사재)  시와 술을 아직은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未須料理白頭人(미수요리백두인)  백발의 늙은이라고 배려할 필요는 없다네

 

江深竹靜兩三家(강심죽정양삼가)  강 깊고 대숲 고요한 곳 두 서너 채의 집

多事紅花映白花(다사홍화영백화)  흐드러지게 핀 붉은 꽃이 흰 꽃에 비치네

報答春光知有處(보답춘광지유처)  봄 경치에 보답하는 방법을 알고 있나니

應須美酒送生涯(응수미주송생애)  마땅히 맛있는 술로 인생을 보내는 것이라

 

東望少城花滿煙(동망소성화만연)  동쪽으로 작은 성을 바라보니 꽃들이 가득한데

百花高樓更可憐(백화고루경가련)  온갖 꽃으로 물든 누각 더욱 아름답구나

誰能載酒開金盞(수능재주개금잔)  누가 능히 술자리를 열어 금으로 된 술잔을 들며

取佳人舞繡筵(환취가인무수연)  미인을 불러다 놓고 자리를 수놓아 춤추게 하리

 

黃師塔前江水東(황사탑전강수동)  황사 탑 앞 강물은 동쪽으로 흐르고

春光嫩困倚微風(춘광눈곤의미풍)  봄빛이 나른하여 산들바람에 기대네

桃花一簇開無主(도화일족개무주)  한 떨기 복사꽃은 주인 없이 피었는데

可愛深紅愛淺紅(가애심홍애천홍)  짙고 연한 붉은 색이 너무도 어여쁘네

 

黃四家花滿蹊(황사랑가화만혜)  황가네 넷째 딸네 집 좁은 길엔 꽃이 가득하고 

千朶萬朶壓枝低(천타만타압지저)  천 송이 만 송이 꽃에 눌려 가지는 휘늘어졌네

留連戱蝶時時舞(유련희접시시무)  아쉬워 떠날 줄 모르는 나비는 때때로 춤을 추고

自在嬌鶯恰恰啼(자재교앵흡흡제)  아리따운 꾀꼬리는 한가롭게 꾀꼴꾀꼴 울고 있네

 

不是愛花卽欲死(불시애화즉욕사)  꽃을 죽도록 쫗아하는 것이 아니라

只恐花盡老相催(지공화진노상최)  단지 꽃 지면 늙음을 재촉하는 것이 두렵네

繁枝容易紛紛落(번지용이분분락)  꽃 많은 가지는 쉬이 어지럽게 떨어지지만

嫩蘂商量細細開(눈예상량세세개)  어린 꽃봉오리는 마음을 헤아려 가늘게 피네

 

 

* 한 구절이 일곱 자식이고 네 구절로 되어 있다.

이처럼 한 구절 일곱 자로 구성되어 잇는 시를 칠언시라고 하며,

네 구절을 갖춘 형식은 절구(絶句)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 시는 칠언절구(七言絶句)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당시에 두보는 성도(成都)의 완화계 초당에 살고 있었다.

안사의 난리를 겪고 의지할 데 없이 떠돌던 두보는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사천성 초당에 기거하게 되면서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게 되었다.

 

이웃과 왕래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하면서 두보는 심신이 안정되었고

때론 자연이 주는 즐거움에 도취되어 위안을 얻으며 한 시절을 보냈다.

이 시기에 두보는 농촌을 소재로 한 시를 많이 썼는데 때로는 시의 심성전개가

다른 시기의 작품과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 주기도 한다.

 

이 시 역시 완전히 자연에 흠뻑 몰입하였을 때에 한가한 심정을 읊은 시이다.

따스한 봄날 꽃이 만개하여 거리가 온통 꽃으로 덮인 날

그는 홀로 강가를 따라 한적하게 거닐다가 경치를 시로 담았다.

 

* 제 6수 시의 구조를 보자.

1.2구는 봄의 모습을 정태(靜態)로 묘사했고 3.4구는 동태(動態)로 그려 대비시켰다.

소재로 등장한 꽃과 나비와, 꾀꼬리를 보면서 이들의 심상을 통하여 작가의 심성을 유추해 보자.

두보가 시를 구상하고 전개하는 방법은 매우 치밀하고 구조적이다.

 

蹊 : 좁은 길

留連 : 머물러 있으면서 너무 좋아 차마 떠나지 못하는 것을 형용

自在 : 한적한 모양. 자유자재

恰恰 : 새우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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