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가 에 게 / 김남조
1
아가의 머리맡에 햇빛이 앉아 놉니다
햇빛은 아가의 손님입니다
아가가 세상에 온 후론
비단결같은 매일이었습니다
아직 눈도 아니 뵈는 죄그만
우리 아가
아가는 진종일 고이 잡니다
잠은 아가의 요람
아가는 잠에 안겨 자라납니다
아가는 평화의 동산
지줄대는 기쁨의 시내입니다
아가는 엄마의 등불입니다
아가 함께 있으면
훤히 밝아오는 마음이 있습니다
2
아가는 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갓난 어여쁜 병아리며 강아지에게
이름이 없듯이
아가도 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새벽이라 밤이라
으스름 저녁이라
허구많은 글자 속에 찾고 또 찾았건만
아가를 부를
아가처럼 귀여운 글자
없었습니다
하늘의 별밭
바다 속 진주 더미
아가의 이름을
어디서 얻어올까
아가는 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머나먼 나라에서 처음으로 보내 온
파란 새 흰 꽃의 이름을 모르듯이
아직 우리 아가 이름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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