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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앞에서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5. 4. 11.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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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앞에서

 

                 - 조태일-

 

 

이젠 그만 푸르러야겠다

이젠 그만 서 있어야겠다

마른풀들이 각각의 색깔로

눕고 사라지는 순간인데

나는 쓰러지는 법을 잊어버렸다

나는 사라지는 법을 잊어버렸다

 

높푸른 하늘 속으로 빨려가는 새

물가에 어른거리는 꿈

 

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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