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오행과 오장육부
한의학에서는 병을 진단하기 위해 몸속을 직접 들여다보는 게 아니고, 증상으로 유추하여 알아낸다. 그래서 겉에 나타나는 증세들을 종합적으로 자세하게 분석하게 된다.
그런데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분석하는 한의학의 이론은 음양론과 오행론이 뼈대를 이루고 있으며, 이 두 이론은 오랜 시간 동안 자연을 관찰하고 그 관찰 결과를 사람의 몸에 직접 적용해보면서 정리해 낸 철학 이론이다.
1. 음양(陰陽)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우주 만물에는 반드시 음과 양이 있다. 음이 있으면 양이 있고 양이 있으면 음이 있듯이 이 둘은 서로 균형을 이루기도 하며 부딪치거나 서로 결합하는 등 여러 형태를 유지하며 존재한다.
햇빛이 비치는 언덕을 보자. 이 해가 비치는 언덕은 따뜻하지만 반대쪽은 그늘졌기 때문에 어둡고 춥다. 따라서 세상은 언제나 이 두 가지 상황 즉, 상반되는 성질이 존재한다. 그것을 음양으로 나눈다고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 음양론을 통하여 인체를 관찰하게 된다. 모든 사물의 속성을 음(陰), 양(陽)의 두 가지로 나누고 있는데 대체로 활동적이고 동적인 특성을 가진 것을 '양', 반대로 조용하고 정적인 특성을 가진 것을 '음'이라고 한다.
남자와 하늘은 양으로, 여자와 땅은 음으로 구분되었다. 땅은 만물을 잉태하여 세상에 나오게 하고, 하늘은 해와 달이 있어 만물을 비추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이다.
옛사람들이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다"라고 한 것을 여성비하사상으로 생각한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양과 음 어느 하나가 우월하다거나 낮은 것이 아니라 음과 양은 항상 서로 대등하게 대립하고, 조화하는 관계이다.
2. 오행(五行)
오행을 한자로 쓰면 음양이 걸어가는 다섯 가지 걸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오행은 나무[木], 불[火], 흙[土], 쇠[金], 물[水] 이 다섯 가지의 관계와 변화[行]에 대한 이론을 체계화한 것을 말하며, 행(行)은 고정되지 않고 변화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또 목, 화, 토, 금, 수로 대표되는 오행론은 다섯 가지 실질적인 물질 자체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다섯 가지 기본 사물이 가지고 있는 여러 현상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목(木)은 봄에 나무의 새싹이 굳은 땅을 뚫고 나오는 형상으로 강하게 뻗어나가는 성질을 뜻하며,
화(火)는 타오르는 불의 모양으로 양의 기운이 극에 달한 상태인데 여름에 잎이 무성하고 꽃이 활짝 핀 모습이다.
토(土)는 후덕하고 묵묵한 흙의 형상으로 목과 화의 양기(陽氣)와 금과 수의 음기(陰氣)의 중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한다.
금(金)은 딱딱하고 서늘한 쇠의 모양인데 가을에는 봄, 여름에 이루었던 외형적 성장을 멈추고, 내부적으로 정리하여 열매를 이룬다.
수(水)는 차갑고 얼어붙은 물의 형상이다. 겨울에는 얼어붙은 물처럼 속에 모든 것을 간직하고 새봄을 준비한다.
세상의 모든 물질은 모두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다섯가지 기본 물질 사이에서의 운동변화에 의하여 형성되었으며, 모든 물질은 고립, 정지된 것이 아니라 부단히 상생(相生), 상극(相克)의 운동에 의하여 협조 평행을 유지한다.
3. 오행의 상생상극관계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다섯 기관 즉, 간장(肝臟), 심장(心臟 :염통), 비장(脾臟 :지라), 폐장(肺臟 :허파), 신장(腎臟 :콩팥)을 중요시하며, 이 오장(五臟)을 오행(五行)에 각각 대응시킨다. 그것은 각 장부의 기능이 각각의 오행이 가지는 속성과 비슷하기 때문으로 본다.
예를 들면 간(肝)은 봄에 새싹이 땅을 뚫고 나오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목(木)의 특성이 있어서 간이 나무와 같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간의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오행론의 상생, 상극관계를 응용하여 질병을 설명하고 치료한다.
상생(相生)관계[서로를 만들어내는 관계] : 목 → 화 → 토 → 금 → 수 → 목
상극(相剋)관계[서로를 이기는 관계] : 목 → 토 → 수 → 화 → 금 → 목
이러한 상생, 상극관계가 있어야 오행 중의 어떤 하나만 강하거나 약한 것을 막고, 균형을 유지한다고 본다.
상극은 서로를 죽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자연계에서는 정상적인 모습이다. 자연에서는 강한 동물이 약한 동물을 적당히 잡아먹어야 생태계가 유지되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즉 오행 중 어느 하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왕성하게 되면, 그것을 다스려주는 기운이 일어나야지만 사물의 정상적인 성장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4. 오장육부(五臟六腑)
사람의 내장을 맡은 일에 따라서 장(臟)과 부(腑)로 분류했으니 장은 사람의 목숨이 붙어 있는 동안에는 잠시도 쉬지 않고 일하는데 반해서 부는 필요에 따라서 때때로 일한다.
장은 간(肝)·심(心)·비(脾)·폐(肺)·신(腎)의 오장(五臟)이 있고, 부는 담(膽)·위(胃)·대장(大腸)·소장(小腸)·방광(膀胱)·삼초(三焦)의 육부(六腑)가 있다. 오장육부는 인체의 중요한 장기이지만 형태와 기능면에서 서로 구별되며 생리활동이나 병리변화의 측면에서는 상호 밀접한 관련이 있다.
(1) 장부의 표리관계
오장과 육부는 각각 짝을 이룬다. 부가 표(表)가 되고 장이 이(裏)가 된다. 담이 표가 되고 간이 이가 되며 소장과 심, 삼초와 심포, 대장과 폐, 위와 비, 방광과 신이 각각 표리관계를 이룬다. 표리의 관계란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고, 그 작용력이 시소와 같아서 이를테면 폐의 이상은 곧 대장의 이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다른 장부의 관계 역시 이와 같다.
장부는 음(陰)과 양(陽)으로 나뉜다. 오장인 간, 심, 비, 폐, 신이 음(-)이고, 육부인 담, 소장, 위, 대장, 방광, 삼초가 양(+)이다. 또 오장육부를 오행(五行)으로 구분하면, 간·담은 목(木)이고, 심·소장은 화(火)이고, 비·위장은 토(土)이고, 폐·대장은 금(金)이고, 신·방광은 수(水)이다. 여기에 심포와 삼초를 상화(相火)로 보고 모두 합해 오장육부(실제로는 육장육부)가 된다.
(2) 장기의 상생상극관계
오장육부 상호간은 오행의 상생상극(相生相剋) 관계에 따라 서로 기능을 돕는 상생(相生)의 관계, 서로 기능을 억제(抑制)하는 상극(相剋)의 관계를 맺는다.
상생관계는 간은 심을 생(生)하고(木生火), 심은 비(脾)를 생하며(火生土), 비는 폐를 생하고(土生金), 폐는 신을 생하며(金生水), 신은 간을 생함(水生木)을 말한다. 상극관계는 신은 심을 제약하고(水克火), 심은 폐를 제약하며(火克金), 폐는 간을 제약하고(金克木), 간은 비를 제약하며(木克土), 비는 신을 제약함(土克水)을 말한다. 상생상극의 개념은 서로간에 협조하고 제약함으로써 평형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개념화한 것이다.
(3) 장부(臟腑)의 기능(機能)
일반적으로 오장은 정기(精氣), 신기(神氣), 혈기(血氣), 혼백(魂魄)을 간직한다. 반면에 육부는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진액을 돌게 하는 기능을 한다.
사람은 음(陰)(-)과 양(陽)(+)의 두 가지 기운과 영양소를 받으며 생명활동을 유지한다. 양(陽)의 기운과 영양소는 천(天)의 기(氣)라고 하며 폐(肺)의 호흡(呼吸)을 통해 흡수(吸收)되고, 음(陰)의 기운과 영양소는 지(地)의 기(氣)라고 하며 음식물을 통해 흡수된다. 지(地)의 기(-)인 음식물은 위(胃)로 보내진다.
여기에서 음식물이 소화(消化)되어 소장(小腸)으로 보내진다. 위(胃)와 소장(小腸)은 음식물을 소화(消化)하여 영양소의 엑기스인 정미(精米)한 물질인 정(精)을 추출해낸다. 가스와 변(便)은 대장(大腸)으로, 수분(水分)은 방광(膀胱)으로 보내지고, 정(精)은 비(脾)에 보내며, 그 통제(統制)를 받으며 전신(全身)에 보급된다.
정(精)의 일부가 영(榮)이 되어 맥 속에 들어가 혈(血)이 되는데 간(肝)이 혈(血)을 저장하고 심(心)은 혈(血)을 인체(人體) 각처에 순환(循環)시켜 영양소를 공급한다.
천(天)의 기(氣)는 폐(肺)의 호흡(呼吸)을 통해 체내에 들어와 신(腎)에 저장된 정(精)과 단전(丹田)에서 합체하여(天氣 + 地氣 : 음양(陰陽) 합일(合一)) 생명활동(生明活動)의 원천(源泉)인 진기(眞氣)가 된다. 단전(丹田)에서 생성 축적된 진기(眞氣)는 경락(經絡)을 따라 오장육부와 전신(全身)에 흘러 생명활동(生明活動)의 근원(根源)이 된다.
5. 경락
인체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떤 기운이 흐른다고 한다. 해부학적으론 존재할 수 없지만 분명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인 기(氣)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의 흐름은 일정한 계통을 따라 흐르는데 경(經)은 곧게 수직으로 흐르는 큰 줄기를 말하고, 락(絡)은 옆으로 흐르는 가지를 말한다.
즉, 경락이란 기가 흐르면서 피부와 피하조직에 나타나는 반응점이 연결된 선이다. 한의학에서는 이 경락에 침과 뜸치료를 하여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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