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서라야
- 이성부 -
산은 사람의 허물을 가려준다
아니다 사람의 영예까지 가려주므로 공평하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도 두루 편안하게 집을 가진다
나도 한없이 고요하고 너그러워진다
높게 올라갈수록 그만큼 나는 더 낮아져서
날뛰는 것들을 지그시 바라보거나
아무것도 아닌 나를 거듭 돌아보는 버릇에 잠긴다
산속에서라야 우리는 저마다 나를 숨긴다
결코 하늘에게도 들키는 법이 없다
은밀하면서도 넓게 트인 새로운 세상을
사뿐히 밟으며 내 긴 기쁨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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