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타기
- 이 성 부 -
움직이지 않는 것은 소리가 없다.
소리가 없으므로
무겁고 깊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소리가 없으므로 우리 귀를 맑게 씻어준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잘못이다.
무겁고 깊은 것은 반듯이 소리를 낸다.
큰 바위 가슴팍에 매달려서
귀기울이거라.
한숨 돌려 땀 닦고
퍼런 하늘 서럽게 쳐다보고
고요히 그 살결에 머리를 묻어라.
그리고 들어라.
움직이지 않는 것에 소리가 있다.
무겁고 깊은 것에 소리가 있다.
소리 없는 소리, 소리를 죽이는 소리.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소리.
큰 바위 가슴 벅차게 울리는 그 소리.
나를 밀어올리고
나를 솟구치게 하는 그 소리.
꽃잎처럼 떨어져간 그대들 소리.
소리가 없으므로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것이 평화라고 하는 것은
더더욱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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