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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이 두렵지 않은 세 가지 옷 입기 비법

라이프(life)/레져

by 굴재사람 2013. 1. 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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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 | 겨울 등산복장-홍옥선 한국등산학교 교감] 겨울 산이 두렵지 않은 세 가지 옷 입기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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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겨울 산행복장을 갖춘 홍옥선 한국등산학교 교감과 백혜정 노스케이프 상품기획팀 대리.

"한겨울 산에 갈 때 등산복을 어떻게 입어야 하나요?" 라고 물으면 산을 제법 다닌 사람도 쉽게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봄·여름·가을은 집티에 방수방풍 재킷만 있어도 충분하지만 겨울엔 어떤 옷을 어떻게 껴입어야 할지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정답은 세 가지에 담겨 있다.

겨울 산에 갈 땐 세 가지 종류의 옷을 기본으로 한다. 세 가지는 속옷, 보온옷, 겉옷이다. 속옷은 팬티 같은 속옷이 아니다. 피부에 닿는 첫 번째 옷이 속옷, 즉 속에 입는 옷을 말한다. 보통 등산복 중에서 집티가 대표적이다. 속옷은 피부에 닿는 만큼 촉감이 좋고, 땀을 빨리 흡수함과 동시에 잘 말라야 하고 기본 보온도 담당해야 한다.

겨울 산에선 체온이 35℃ 밑으로 떨어지는 저체온증을 겪을 수 있다. 면은 땀을 잘 흡수하지만 땀을 배출하지는 못해 젖은 상태에서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겨울 산에서 두꺼운 다운재킷만큼 중요한 것이 피부와 닿는 속옷이다. 땀을 배출하지 못하는 일반 면 소재 속옷은 겨울 추위에 몸을 노출시키는 것과 같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집티와 피부 사이에 면 종류의 옷을 껴입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면 100% 내복을 입고 등산복 집티를 입고 산행하면 집티는 속옷으로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피부에 닿는 속옷으로의 역할을 내복이 대신 하게 되면서 면 특유의 발수능력에 약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고 해도 산행 복장은 함부로 껴입으면 안 껴입느니만 못할 수 있다.

속옷 위에 입는 보온옷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우모복이다. 구스다운이나 덕다운 같은 보온력이 뛰어난 옷이다. 보온옷은 겉옷과 속옷의 중간에서 체온을 빼앗기지 않도록 층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땀 배출 목적이나 바람을 막는 목적이 아닌 오로지 공기층을 두텁게 해 보온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운재킷처럼 가볍고 보온력이 탁월한 것이 좋다.

보온옷에 다운 제품만 있는 건 아니다. 다른 보온의류로 파일재킷, 즉 플리스재킷을 들 수 있다. 플리스재킷은 플리스 원단으로 만든 재킷으로 종류에 따라 기능의 차이는 있다. 그러나 대체로 가격이 저렴하며 다운보다는 부족하지만 보온력이 뛰어나고 속옷보다 부족하지만 투습력이 있다. 다만 내피용으로 유용한 보온옷이라 바람에 취약해 겉옷으로 입으면 바람이 숭숭 파고든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보온옷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것이 겉옷이다.

겉옷은 바람과 비를 막는 방수방풍 재킷이다. 가장 마지막에 입는 바깥옷으로 바람과 눈·비 같은 악천후를 막는 역할을 한다. 방수방풍 재킷은 기능성 원단을 사용해 고어텍스나 이벤트, 하이벤트 원단 등을 사용한다. 과거에는 고어텍스가 방수투습 원단의 대명사로 불렸으나 최근에는 같은 기능의 저렴한 대체원단이 많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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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 겉옷 비바람을 막는 효과가 있다. 고어텍스나 이벤트 등의 방수투습 재킷이 일반적이다.

겨울 산을 극복하려면 속옷, 보온옷, 겉옷 조합이 중요하다. 세 가지 종류의 옷을 다 가지고 있어도 속옷을 피부에 닿도록 입지 않고, 보온옷을 겉옷과 속옷 사이에 입지 않고, 겉옷을 제일 바깥에 입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각 기능을 살려 속옷을 먼저 입고 다음에 보온옷, 마지막에 겉옷을 입어야 한다. 속옷, 보온옷, 겉옷 입는 것을 옷 세 개만 입으면 되는 걸로 오해해선 안 된다. 옷 세 개만으로 버틸 수 없는 강추위에선 껴입어야 한다. 속옷은 등산용 기능성 내의와 집티를 겹쳐 입을 수 있다. 보온옷도 겹쳐 입을 수 있는데 보통 다운류 위에 다시 다운류를 겹쳐 입지는 않는다. 다운류는 부피가 커서 겹쳐 입기도 힘들고 여기에 다시 겉옷을 입기 힘들기 때문이다. 파일재킷 같은 보온옷을 안에 입고 밖에 다운류를 겹쳐 입는 것이 효율적인 보온옷 겹쳐 입기다. 여기에 겉옷을 입어 비바람을 막으면 한겨울 산행에도 따뜻하다. 다만 겉옷은 겹쳐 입지 않는다. 한 벌만 입어도 충분히 비바람을 막을 수 있다.

속옷+보온옷+겉옷에서 생략해도 되는 것은 보온옷과 겉옷이다. 속옷은 피부에 닿아 땀을 배출해야 하는 역할을 하므로 사계절 내내 꼭 필요한 옷이다. 비나 바람이 불지만 덜 추울 때는 속옷+겉옷을 입고, 비바람은 없지만 추울 때는 속옷+보온옷을 입는다.
최근에는 보온력이 탁월한 부피가 크고 필파워가 센 다운제품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이런 다운 제품은 여간한 비바람에 겉옷을 입지 않아도 추위를 느끼지 않는다. 다만 방수성은 한계가 있어 지속적인 비나 눈에 취약하다. 여기서 필파워(fill-power)란 다운(오리털이나 거위털)이 눌렸다 부풀어 오르는 복원력을 의미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복원력이 높고 공기층이 두터워 보온성이 뛰어나다.

바지에도 세 가지 옷을 적용할 수 있다. 등산바지+다운 바지+방수투습바지를 적용할 수 있지만 보통은 이렇게 입지 않는다. 하체가 추위에 강하고, 상체에 비해 땀도 적게 흘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운 스타일의 바지와 방수투습바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드문 편이다. 하지만 깊은 눈을 헤치고 갈 때는 방수투습바지가 유용하다. 고가의 방수투습바지 구입이 일반적이지 않은 우리나라에선 스패츠로 대체해 사용한다.

다시 정리하면 땀 흡수 잘하고 빨리 말라야 하는 속옷, 보온성을 지녀야 하는 보온옷, 외부 악조건을 차단해 주는 겉옷의 조합이 중요하다. 세 가지 옷의 기능과 개념을 이해했다면 등산복을 구입할 때 이를 적용해야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등산복을 모두 꺼내서 방바닥에 펼쳐 놓고 속옷, 보온옷, 겉옷으로 분류하면 자신에게 부족한 옷이 어떤 옷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옷을 살 것인지 결정했다면 거기에 적합한 원단을 감안해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옷을 구입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같은 종류 등산복의 중복 구매를 막아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쉴 때 입고 걸을 때 벗어라

산행할 때는 땀이 나기에 옷을 벗고 쉴 때 입어야 한다. 주의할 것은 산행을 시작할 때 추워서 다운재킷까지 껴입고 산행하다가 옷이 땀에 젖어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일행과 산행 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땀이 흥건한데도 옷을 벗을 여유가 없어 계속 가는 경우가 있다. 이는 몸을 혹사시키는 행위로 몸과 마음, 옷까지 모두 불편하다. 산에서는 미리 해야 한다. 몸에서 땀이 줄줄 흐르기 전에 옷을 벗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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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속옷+보온옷+겉옷을 순서에 맞게 껴입었다. / 속옷+겉옷을 입었다. 방수방풍과 투습 능력이 뛰어난 조합 이라 겨울 산행 복장으로 유용하다. 보온옷은 쉴 때 입는다. / 파일(플리스)재킷. 다운에 비해 저렴하고 활동성이 뛰어난 보온옷이다.

쉴 때는 당장이 땀이 나더라도 멈추면 금방 추워지므로 미리 옷을 꺼내 입어야 한다. 즉 산행 중간 중간 자주 벗고 자주 입어야 한다. 항상 체온 36.5℃로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입고 벗고를 잘하면 어렵지 않다. 산행을 잘 하는 사람일수록 옷을 부지런히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한다.

방수투습 기능이 있는 겉옷, 고어텍스 재킷의 경우 땀을 배출하는 기능이 있다. 그러나 수증기 배출능력에 한계가 있어 가벼운 땀 정도는 괜찮지만, 경사진 오르막을 올라갈 때 흘리는 많은 양의 땀은 다 배출하지 못한다. 땀이 많이 날 때는 재킷을 벗는 것이 좋고, 벗고 산행하기에 쌀쌀한 날씨라면 겨드랑이의 지퍼와 호주머니의 지퍼를 모두 열어 습기를 배출해야 한다.

겨울 산행에서 등산복만큼 중요한 건 모자와 장갑, 스패츠 같은 보조 장비다. 체온 조절에 가장 중요한 부위는 머리다. 머리와 목 부위는 인체의 체온 조절 기능 중 30~50%를 차지한다. 추울 때 모자와 목도리만 해도 훨씬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겨울 산행을 위한 모자는 다양한 형태의 것들이 있다. 귀마개가 달려 있는 모자가 가장 일반적이며 머리와 얼굴, 목까지 다 뒤집어쓸 수 있는 발라클라바(Balaclava)도 유용하다. 산행 중 발라클라바를 쓰면 호흡이 불편할 수 있어 국내산에선 보통 버프나 넥게이터(목 토시)를 많이 쓴다. 버프와 넥게이터는 올리거나 내려 보온 부위를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비와 바람에는 취약한 편이므로 악천후에는 재킷에 달린 모자를 써 겉옷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반대로 더울 때는 일단 모자나 버프만 벗어 호주머니에 넣는 것이 옷을 벗는 것보다 편하다.

장갑은 두 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머리와 손과 발이 동상에 취약하고 온도에 민감한데 여기서 가장 노출된 부위가 머리와 손이다. 장갑이 젖었을 때를 대비해 여분 장갑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같은 스타일의 장갑을 두 개 준비하기보다는 면처럼 부드러운 장갑과 가죽이나 고어텍스류 소재의 빙벽용 장갑을 각각 준비하면 추울 때 장갑을 겹쳐 껴 겉옷+속옷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발의 보온에도 속옷+보온옷+겉옷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발에서 나는 땀을 흡수하고 빨리 마르게 하기 위해서는 쿨맥스나 드라이플러스 같은 흡습·속건성의 소재로 된 양말을 착용하고, 그 다음 두툼한 보온용 등산양말을 신고 등산화를 신는다. 면 소재의 일반양말은 땀 흡수는 뛰어난 반면 발산하지 못하므로 체온을 쉽게 빼앗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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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방수투습 재킷을 입고 산행할 때는 겨드랑이 지퍼와 호주머니 지퍼를 모두 열어 땀으로 인한 수증기를 배출해야 한다. / 장갑은 두 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부드러운 내피 역할을 하는 장갑과 방수투습 기능이 있는 외피용 장갑이 있으면 겹쳐 낄 수 있다. / 이벤트 원단. 과거에는 방수투습의 대명사로 고어텍스가 꼽혔지만 최근에는 같은 기능을 가진 저렴한 원단이 많이 나온다.

등산화는 방수기능이 있고 바닥창이 두꺼우며 발목이 높은 중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다. 여기에 스패츠와 아이젠까지 착용하면 설산을 오를 준비가 끝난다. 스패츠는 발목 틈으로 눈이 들어가지 않게 해 등산화가 젖는 것을 막아준다.

긴 것과 짧은 것이 있으므로 눈의 깊이나 어느 산으로 가느냐에 따라 선택해 사용한다. 젖은 양말 역시 동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여분을 준비해야 한다. 노련한 등산인은 장갑, 모자, 양말 여분을 항상 배낭에 휴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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