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선사
고봉은 술에 취해서 절에 돌아오면
어린 시자에게 발을 씻기게 했다.
이를 보던 짓궂은 승려들이
어린 시자에게 이렇게 묻도록 했다.
"더럽고 깨끗한 것은 둘이 아닌데 발은 씻어 무엇 합니까?"
발을 씻던 시자의 이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봉은 물 묻은 발가락을 시자의 입에 넣어버렸다.
놀란 시자가 침을 퉤퉤 하고 뱉으며,
"스님, 왜 이러십니까?" 하자
고봉이 껄껄 웃으며 답했다.
"더럽고 깨끗한 것이 둘이 아닌데
발가락이 입으로 들어간들 무슨 대수더냐."
- 조연현의 <은둔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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